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신만나드립니다 Jan 28. 2020

제4회 침구경락융합센터 1-Day 연구체험 후기

한 번 제대로 논문 읽어봅시다!

프로그램 소개

아침 9시, 붐비는 경의 중앙선을 타고 고양이와 알파카는 경희대에 도착했습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침구경락융합센터(AMSRC) 1-Day 연구체험 “연구논문 제대로 이해하기”를 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전국 한의대생 16명이 모였답니다. 한의대 건물에 있을 줄 알았는데 의대 건물에 센터가 있어서 아침부터 헤맸다는 후문이ㅎㅎ


도착하니 벌써 강의실은 학생들의 열의로 후끈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그 넘치는 열기가 강의실 전기를 나가게 할 정도였답니다.


강의 시작에 앞서, 박히준 AMSRC 센터장님, 이향숙 KMCRIC 교수님, 그리고 이번 연구캠프에서 저희를 도와주시는 교수님과 박사님의 소개를 듣고 캠프에 참여하는 학생들과 서로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고양이, 알파카, 그리고 다른 학우까지 해서 오직 3명만이 유일한 본3 멤버였답니다. 제가 본1 때는 논문을 읽고, 연구에 대해 배운다는 것에 부담을 느껴 쉽게 지원하지 못했는데 오늘 캠프에 오신 분들 대부분이 본1, 2 학생들이었습니다.


더 대단한 건 다들 어디서 한가락하고 오신 분들이셨다는 겁니다! 이미 논문을 써본 친구, 어느 랩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이 태반이었어요. 캠프 시작 전부터 벌써 자극을 받기 시작한 고양이알파카였습니다!    

다행히 정전은 강의 시작 직전에 고칠 수 있었습니다 ㅎㅎ..

캠프 첫 번째 순서는 이향숙 교수님<증거기반 의학 소개> 강의였습니다.      


증거기반 의학(EBM)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되새겨본 내용은 바로 근거의 수준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임상에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근거 서열을 만들어 논 것일 뿐이라 RCT와 Meta 분석 연구가 아니라고 해서 의미 없는 연구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또한 임상에서는 Patient values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교수님께서 짚어주셨습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는 말이 있듯이 임상현장에서는 더더욱 환자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되는 것이겠죠.

    

EBM에 대해 개략적인 설명을 들은 후에는 연구할 때 밟는 스텝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먼저 임상 질문을 만드는 것입니다.


1. Patient/Problem/Population

2. Intervention

3. Comparison/Control intervention

4. Outcome


이를 줄여서 PICO라고 하는데요. 논문을 볼 때 PICO에 맞춰져 짜져 있는지 확인해보는 스킬을 터득했습니다.      


고양이알파카는 논문의 제목-> Abstract->Conclusion 순으로 읽고 끝내는 적이 많아서 강의를 들으며 자기반성을 하게 되었는데요..

 conclusion을 보는 것보다 design(method)와 같은 방법론적 부분을 먼저 보는 게 계속 읽을 논문인지 아닌지, 내게 도움이 되는 논문인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연구 설계를 할 때입니다. 임상 연구를 할 때 비뚤림을 감소시키고 결과에 영향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의 다양성을 감안했을 때 대조군 설정이 정말 중요하죠.


저희가 어떤 것의 치료 효과를 알기 위해서는 치료군과 대조군 사이의 결과값의 차이를 알아야 하는 거지 각 군의 전후 비교값이 정확한 치료 효과라고 말하기 힘든 것입니다.

따라서 비뚤림 위험을 평가하는 게 정말 중요한데요. 교수님께서는 RAMMbo 툴을 가르쳐주셨습니다.


1. Representativeness  - 연구 참여자의 대표성

2. Allocation - 연구 참여자들(환자, 의사, 평가자 등)의 (무작위)배정, / 시험군과 대조군의 baseline 맞추기

3. Maintenance - 시험에 참여한 모든 환자들을 보고했는지(중도 탈락의 문제) 혹은 동일 치료의 여부

4. Measurement – blind, objective - 객관적, 표준화된 측정

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강의에서 교수님께서 제가 다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들을 다시 짚어주셔서, 이번 기회에 다시 어떻게 하면 체계적으로 논문을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연구를 스스로 설계할 때 이 점을 주의해야겠다고 다짐해보았습니다.      


이향숙 교수님의 첫 번째 강의가 끝난 후에 점심을 먹고 학생들은 각각 침구, 경락, 융합팀으로 흩어져 <임상연구 비판적으로 이해하기><기초연구 비판적으로 이해하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원지윤 선생님, 이인선 교수님, 채윤병 교수님, 김승남 교수님, 염미정 박사님, 장재환 박사님께서 도와주셨답니다. 미리 팀별로 부여된 논문을 읽고 이 시간에는 팀원들끼리 앞서 배운 PICO, RAMMbo 등을 활용해서 논문을 분석해보았습니다.  

논문 발표에 주어진 두 시간은 정말 순식간에;;

순식간에 어언 두 시간이 흐르고 마지막 순서인 조별 발표를 위해 각 팀에서는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이 논문을 처음 접해보는 다른 팀 친구들에게 쉽게 설명해줄지, 이 완전 무결해보이는 논문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해보려고 애를 써봤습니다.


1시간 반 정도에 걸쳐서 준비를 하고 대망의 발표시간이 찾아왔는데요, 연구캠프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답니다.      


교수님 및 박사님의 종합 평가를 듣고 수료식을 마쳤습니다. 끝나고 교수님들께서도 자리를 함께 해주신 뒤풀이에 서 처음 만난 다른 학교 분들과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습니다. 모두 연구에 대한 열의 하나로 뭉쳐서 아침부터 막차 직전까지 생각을 공유하고 웃고 즐긴 게 지금도 너무나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AMSRC 원데이 캠프 4기 분들과 함께 해주신 교수님 및 박사님, 그리고 센터 직원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내년 5회에 또 만나요!!
         고양이와 알파카의 생생 후일담     

1. 올해 참여한 이유를 말씀해주세요!     


고양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논문의 초록과 결론만 읽고 넘겨버리기 일쑤였는데 이제는 연구 설계를 어떻게 했는지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본과 2학년 돼서부터 꾸준히 교내 동아리에서 매주 논문 한 편씩 리뷰하고 있는데요, 논문을 읽을수록 임상연구에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특히 침 치료 관련한 연구들을 중점적으로 읽는 편인데요 침 치료 관련 RCT 논문들 중에 아쉬움이 남지 않는 연구를 찾기 쉽지 않았습니다. 연구대상이 다양하지 않거나 대조군과 실험군 설정이 모호하거나 결론에 끼워 맞춰 진행된 건 아닌가 싶은 연구들도 간혹 있었어요.


최근에 한방 난임 연구 논문 리뷰어 이슈가 불거지면서 어떤 논문을 써야 학계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한의계 내, 외부적으로 모두 인정받는 논문을 쓰고 싶고, 또 써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대로 된 논문을 어떻게 쓸지, 그 기반을 침구경락융합연구센터의 연구체험 워크숍에서 배우고자 이번에 신청했습니다.

      

알파카:

예전부터 EBM 등에 관심이 많아서, 작년 여름에 열렸던 일본 동양의학회에 직접 참관하는 등의 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EBM 연구에서 대부분 ‘약’이 중심이 되고, 침의 경우는 비교적 많이 다루지 않았기에, 마음 한 켠에 아쉬움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연구의 기초가 되는, 논문 읽는 법을 제대로 한 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사실 작년에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 참여하려 했으나 참가기간을 놓치게 되어 참여하지 못했던 것과, 작년 3회 때 참여했던 쿼카 선배의 강력한 추천으로 인해 올해는 꼭 참여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2. 가장 좋았던 프로그램/시간은 무엇이었나요?      


고양이:

 가장 좋았던 프로그램은 이향숙 교수님<증거기반 의학 소개> 강의였습니다! 물론 뒤에 진행된 조별 토론도 빼놓을 수 없지만요ㅎㅎ. 조별 토론이 캠프의 꽃이라면 그 꽃의 색과 향은 교수님 강의가 만들어주는 거죠~


조원이었던 세명대 엄서현 학우조별 토론이 가장 특별하다고 했는데 이는 엄선된 논문으로 진행이 됐고, 두 논문을 읽고 나니 성취감이 느껴져서라고 합니다.


 2019년에 제게 가장 깊은 울림을 줬던 책을 하나 꼽자면 ’침의 과학적 접근과 임상활용‘인데요 읽고 나서 북토크를 다녀올 정도로 감명을 받았답니다. 북토크에서 저자 직강을 듣고 침 연구에 대한 여러 식견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향숙 교수님 강의를 통해 연구 설계에 대해 확실하게 알게 돼 언제든 제 연구 아이디어를 계획서에 써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한 손에 PICO, 다른 한 손에는 RAMMbo를 쥐고 있으니 이제는 연구 설계는 두렵지 않아요 ㅎㅎㅎ!



알파카:

 저 역시 EBM 및 논문을 읽는 법을 다루었던 오전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논문을 읽을 때, 저는 대다수가 하는 것처럼, 초록(abstract)을 읽고, 후다닥 결론을 읽는, 그런 수박 겉 핥기 식의 방식이었는데, 강의에서는, 먼저 방법(method)이 괜찮은지로 ‘읽을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고’ 이후 결론으로 넘어간다는 새로운 방식이 매우 신선하였습니다.


또한 오후 타임의 조별 활동 역시 인상 깊었는데,

우선, 기초 실험 논문의 경우에는, 제1 저자였던 장재환 박사님께서 직접 논문을 설명해주셔서 좋았고, 무엇보다도 초 연구와 임상 연구의 차이 및 둘의 장단점 비교 및 필요성과 둘의 관계에 대해서 팀 멤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임상 실험 논문의 경우에는, 채윤병 교수님과 함께, 논문을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오전에 배웠던 논문을 읽는 툴인 ‘PICO’ 등을 직접 활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오전 시간의 강의만으로는 100퍼센트까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는데, 배운 것을 바로 써보며 이해를 깊게 할 수 있었기에 더욱 인상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선배의 추천으로 '한 번 가봐야지'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하였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더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음 5회 캠프에 더 많은 분들이 관심 가지고 지원해보셨으면 합니다. 지금 하고 싶은 연구가 없더라도 상관없으니까 부담 안 느끼셔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친구들과 교수님들과의 인연이 쭉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ㅎㅎㅎ


Writer 고양이 알파카

editor 고양이 알파카




              

작가의 이전글 [진로인터뷰]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상훈 박사님 2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