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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Apr 30. 2020

부산대학교 한방병원장 신병철 교수님

추나의학의 A to Z

코로나의 마수로 꽁꽁 얼어붙은 지난 3월 중순, 대만드 일동은 대한민국 유일의 한의학 전문대학원인 부산대학교 한의전이 위치한 경남 양산을 찾아갔습니다.

바로 얼마 전까지 부산대학교 한방병원장을 역임하셨던 신병철 교수님을 찾아뵙기 위해서였는데요, 코로나도 꺾지 못한 그날의 뜨거운 대담,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Q.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십니까? 올해 3월 10일까지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7대 병원장을 역임한 신병철입니다. 

저는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88학번)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과정을 밟았습니다. 이후 원광대학교 익산 한방병원에서 수련의 생활(한방재활의학)을 한 후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근무하던 중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위한 기획연구에 2006년도 참여하게 된 계기로, 2008년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부산대학교 한방병원에서 척추관절센터에 근무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 5,6,7대 한방병원장을 역임하였으며, 제11,12,13,14대 척추신경 추나 의학회장을 역임하여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진입을 이끌었습니다.

  

Q. 언제부터 추나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A. 본과 4학년(1994년) 때 1차 한약분쟁이 일어나면서 단체 유급으로 시간이 남던 본과 4학년 2학기 때 우연히 배웠던 추나요법은 제 인생의 방향이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힘들었던 시기 덕분에 가장 좋았던 점이 생긴 거네요.(웃음)

수련의 시절 ‘추나(推拿)’라는 말의 의미와 어원에 대해서 보다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박스 2개 분량의 중의학 서적을 하나하나 직접 찾고 분석하여 추나의 역사와 기원에 대해서 논문을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추나의 역사적 고찰). 또한 이를 추나학회에 보낸 것을 계기로 레지던트 시절에 추나학회에서 학술위원으로 활동하며 추나에 대해 계속적으로 연구해 나갔었고요.     


Q. 도수치료(카이로프랙틱)와 한국형 추나의 차별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우선 이론적 배경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추나는 한방 이론 즉 경락•경혈•경근 이론이 바탕이 되어 한국 사람들의 체형과 체질에 맞게 변형되며 발전을 거듭해왔고, 도수치료는 서양에서 카이로프랙틱이 도입되면서 형성된 것으로 서양의 이론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또한 시술자가 다르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추나요법은 이론과 기술을 익힌 한의사가 직접 치료를 하며 도수치료의 경우에는 의사의 지도 하에 물리치료사가 처치를 한다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끝으로 최근 추나요법이 건강보험 급여화되어 환자의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장점으로 들 수 있겠습니다.

추나 급여화의 선두에 서서 지휘해오신 신병철 교수님입니다!


Q. 이번에 대만드에서 처음으로 대학 한방 병원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병원장의 역할 및 업무에 대해 여쭤볼 수 있을까요?

A. (부산대학교 한방병원의) 병원장 역할은 크게 진료와 간호, 약무행정, 영양, 보건, 보건의료정보, 각 8개 진료 과의 전문적 진료 수준 제고 등 많은 분야의 컨트롤 업무를 총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의 업무는 교육업무로 크게 학생 임상교육을 최상위로 받게 하기 위한 노력과 수련의 교육을 통한 임상전문가 양성이 해당됩니다. 

또한 임상연구가 있는데 한의약임상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한의약 임상연구의 핵심역량 발휘를 위하여 임상교수님들의 지원과 유관기관과의 관계 구축, 연구지원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며 늘 챙겨야 되는 업무라면 기획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끊임없이 정책개발을 통하여 새로운 사업의 발굴과 아이디어를 도출해야 하며, 국립대 한방병원의 위상에 걸맞은 어젠다를 개발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 한방병원장의 업무이자 의무이며, 역할입니다.     


Q. (한의계 유일 국립대로서) 부산대 한방병원의 특징&차별화되는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말씀해 주신 대로, 부산대학교 한방병원은 국내 유일의 국립대 한방병원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부산대학교 한방병원(2차)-양산부산대학교 병원(3차)의 의·한협 진체계 속에서 병원급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8개 전문과목의 차별화된 전문 진료를 3 센터(내과질환센터, 중풍뇌질환센터, 척추관절센터), 14 클리닉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립대 한방병원이 있다는 것은 국가정책 어젠다에 한의 임상, 임상교육 그리고 임상연구를 포함하여 발전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며, 부산대학교 한방병원이 한의계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Q. 부산대병원이랑도 협진을 많이 하고 계신 것 같은데협진을 해보신 입장에서 한양방의 협진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우리 병원의 비전 중 하나가, “의학과 한의학의 만남을 통한 신의학 창출”이에요. 의학과 한의학의 만남을 크게 보면 협진을 통해서 신의학을 창출한다는 의미인데,  아쉽게도 현실적으로는 많은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조심스럽지만, 저는 의료 일원화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러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의사와 한의사가 서로를 같은 의료인으로서 인정해줘야 하는 것이고요.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데 해결해야 할 것들이 있는데,

첫 번째, 규모의 경제 문제가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라는 건, 의과대학도 정원 80명 이하의 학교들이 교수 숫자, 트레이닝, 병원 이런 기준을 못 맞추는 거예요. 한의대끼리 합쳐서 규모를 만들고 질을 올리거나. 혹은 한의대와 근처 의대를 합치는 등 특색을 잃어버리지 않는 형태에서 규모를 키워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의과대학도 최소 규모를 학생정원 80명 정도로 보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입니다.

두 번째로는, 의사나 국민들에 있어서 한의사의 인식의 개선입니다. 한의사에게 ‘의학이 사라져야 합니까?’라고 물으면 그건 다들 아니라고 할 거예요. 반대로 의사에게 ‘한의학이 사라지면 안 됩니까?’라고 물었을 때, 의학 전공자들도 절대 사라지면 안 된다라고 대답하고, 우리는 국민보건에 기여하고 있다고 국민들이 인식할 수 있게 되어야 하겠죠. 그래서 과연 '한의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 이걸 고민을 해봐야 해요.   

화창한 날에 찍은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전경입니다!


Q. 졸업 이후 전문의 과정을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혹시 교수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전문의를 하게 되셨는지그리고 재활의학과를 고르게 되셨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A. 제 경험으로 한방재활의학을 전문의 과정에서 선택하게 된 계기는 향후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고, 정확한 진단을 도출해 내고 정확한 치료와 예후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분야라 생각되어 과정을 밟게 되었어요. 

재활(再活)이란 ‘다시 살게 한다’란 한자적 의미도 있지만 능의 완전 회복을 목표로 저하된 기능을 최대한 회복토록 하는데 그 목표가 있어, 당시 저는 '삶의 질'이란 면에서 재활의학과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전문의 과정을 생각하시는 학생들에게 제가 드리고 싶은 부분은 최소한도 입원환자를 보면서 임상을 하실 계획이시라면 가능한 한 전문의 과정을 밟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임상전문가가 되기 위하여 필요하고, 또한 자신을 위하여, 그리고 환자를 위하여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병원급 진료를 경험해보고 의과와의 협진을 이해하고자 처음 수련의 지원할 당시 의대병원과 한의대병원이 함께 있는 곳을 선택하여 수련의를 지원했고 그 속에서 한의의료뿐만이 아닌 의과+한의과+치과의 의료 모형과 진료패턴을 경험하였습니다.     


Q. 입학 이후 회의감을 느끼는 후배들이 많은데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A. 한의대 입학 후 회의감은 아마도 임상에서 한의학의 위축과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한의학은 분명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의 보건의료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의학이 임상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한의계가 안고 있는 많은 제도적 허들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는 남아 있지만, 가치가 있다면 그 가치를 찾아내고 정리하고,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의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누군가는 묵묵히 걸어가야 합니다. 학생들도 이러한 역할에서 자기 자신을 분명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역할을 수행하여 나간다면 길도 있고 보람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 다음 인터뷰어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A. 세분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분은 한국 한의약 진흥원장으로 계시는 이응세 원장님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소개, 한의약 진흥을 위한 진흥원의 노력, 원장님의 한의에 대한 비전을 인터뷰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또 한분은 자생한방병원의 병원장을 맡고 계시는 이진호 원장님 로컬 한방병원의 운영과 척추전문병원으로써의 한방병원이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인터뷰를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다른 한분은 청연 한방병원 이상영 원장님 청연 한방병원과 더한 탕전원 등의 운영과 한방병원의 성공전략에 대하여 인터뷰를 해 볼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열심히 인터뷰 중인 알파카와 꽃사슴입니다!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흥미진진한 말씀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주셔서 사전 질답지에 상세한 답변은 물론, 열정적인 자세로 인터뷰에 임해주신 신병철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드립니다 :)



Interviewer 알파카 꽃사슴

Editer&Writer 알파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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