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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Feb 20. 2021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윤영주 교수님-1부

한양방협진, 의료일원화 그리고 한의학 교육이 궁금하신가요?

  한의대를 꿈꾸는 학생이나 한의대에 다니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한 번쯤 들어본 책이 있죠! 
바로 『한의학 탐사여행』이라는 책인데요. 대만드의 참새와 꽃사슴도 이 책을 읽으면서 한의대 면접을 준비했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의 저자이신 윤영주 교수님을 만나 뵈러 갔습니다. 
 윤영주 교수님과 나눈 한양방협진, 의료일원화, 그리고 한의학 교육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윤영주 교수님 약력>

동의대 한의대 졸업

서울대 의대 졸업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한의학 박사

해마한의원 진료원장

한의학연구원 침구경락연구센터 선임연구원

(현)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의학 교육과 한양방의 소통에 힘쓰고 계신 윤영주 교수님입니다!


Q. 어린 시절에 어떤 직업이나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 궁금합니다.

A. 어린 시절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저는 국사와 세계사를 좋아하는, 소위 이과보다는 문과 성향의 학생이었지만 어머니가 많이 아프셨고 집안 형편도 어려웠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는 진로를 의사로 결심하고 의대에 진학하게 되었죠. 당시에는 ‘문과는 주로 말과 글로써 이론적인 영역에서 활동한다면, 내 손으로 직접 행동을 해서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의사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Q.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을 한 후에 다시 한의사로 진로를 바꾸셨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이전 인터뷰들에서도 많이 언급을 했지만 저는 8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닌 소위 386세대예요. 당시 학생운동을 하다가 의대는 그만두게 되었고, 이후에 다시 복학할 수도 있었지만 의대 복학보다 한의대 입학을 먼저 선택한 것은 한의학을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개인적으로 어려운 일을 겪고 운동권이 되며 불교를 접하게 되었고, 불교 공부를 하다 보니 동양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이 관심이 한의학까지 연결되었죠. 한의학을 접하게 된 후 1992-1993년경에는 의대에 복학해도 좋겠지만 한의학을 좀 더 공부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해졌습니다. 의대를 졸업하고 나서도 한의사가 될 수 있지만 왠지 의대에 복학하면 한의대에 다시 오기 힘들 것 같아서 ’다시 수능을 보고 한의대부터 다니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한양방 협진

Q. 한양방 협진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한방과 양방은 서로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보완을 해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응급의학, 수술 및 검사는 서양의학이 강하지만 실제로 서양의학을 공부하고 임상을 해보면 “우리는 고치는 것이 없다.”라는 얘기를 의사들끼리 많이 하는 편이에요. 갓 졸업하거나 수련을 시작한 친구들의 경우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간과 질병이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병을 진단하고 약을 처방할 수 있지만 그것이 완벽하게 치료하는 것과는 달라요. 예를 들어 고혈압, 당뇨 등도 치료보다는 평생 관리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고, 그런 식으로 완치한다는 개념이 없어진 병들이 많습니다.

 반면 한방의 경우 치료를 하면 100% 성공하느냐라고 묻는다면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혈압약 당뇨약으로 증상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병에서 벗어나도록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요. 그런 면에서 한의학에서 말하는 양생의 개념이 이에 부합되기도 하고 한의학과 양의학이 서로 보완이 되면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해요. 인류의 건강을 증진하는 차원에서 두 의학을 모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Q. 한양방 협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이전에는 의사나 의대생들이 한의학을 잘 모르기 때문에 협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어요. 따라서 한의학을 잘 가르치고 이해를 시킨다면 협진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의대에서 강의를 하고 책을 써왔어요. 하지만 한방병원에서 근무를 하고 협진을 시도해오면서 요즘은 단지 교육만으로는 상황을 해결하기 부족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기존에는 한의학을 오해해서 갈등이 생긴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현실은 그런 점을 다 이해하고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고 제도적인 부분에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협진이 잘 안될 수밖에 없어요. 즉 교육의 문제로 절대 해결이 쉽지가 않고 이원화된 제도 때문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Q. 협진을 했던 사례 중, 잘된 경우 안된 경우가 있다면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개인적으로 병원에서 공동연구 진행을 많이 한 편이에요. 그간 뇌성마비 등 임상 쪽 공동연구를 다수 진행하였는데, 임상연구를 하면서 양방에서 보낸 환자가 한방치료를 받았을 때 더 좋아지는 경험을 많이 해요. 부산대병원과 협진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점도 전체적인 시스템으로 보았을 때 그런 것이지 개인적으로는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5-10% 정도의 교수님들과는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편이에요. 

  양방에서는 수술 후에 다시 문제가 발생을 하면 치료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환자에게 회복을 맡겨 두지요. 이때 한의학에서는 침과 한약 등 다른 무기가 있으니까 수술 이후의 환자들이 훨씬 더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어요. 또 다른 예로 가정의학과의 어떤 교수님은 환자가 혈압약, 당뇨약으로 잘 조절이 안되고 계속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경우 한방병원에 환자를 보내시기도 해요. 한의학적인 치료를 같이 하면서 혈압약을 완전히 끊지는 못해도 약을 줄이고, 환자가 호소하는 여러 가지 증상, 피곤하고 여기저기 아픈 증상이 치료가 되는 경험도 많이 하곤 했어요. 또 저도 양방병원에서 추가로 검사가 필요한 경우 의뢰를 해서 검사를 받게 하기도 하고 또 지역의 개원의 선생님과도 협력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아직 병원 대 병원 관계로 조금 더 체계적, 대규모적, 공식적으로 협진이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개인적 채널에서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는 많아요. 이는 한양방 선생님 양쪽에서 환자의 협진 결과에 만족을 하기 때문에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양방 협진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국민건강에 더욱 이바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협진을 하면 한의학과 양의학의 효과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거 같은데, 양의학과 비교했을 때 한의학의 우세 병종은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만성질환, 자가면역질환, 수술 후 회복, 난치성 질환 분야에서 한의학의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요즘은 효과만을 얘기하지 않고 비용 대비 효과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의학이 치료효과가 뛰어난 경우가 많이 있지만 치료비용의 측면에서 보면 한약과 약침이 보험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환자들에게 권하기 힘든 경우가 자주 생깁니다. 본인의 의지, 경제적 형편이 되면 치료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한방을 권유하기 힘든 점이 다소 아쉬운 점입니다.


<의료일원화와 한의학 교육>

Q. 다음으로 의료일원화에 대한 질문을 드리려고 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의료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네. 사실 이런 얘기는 처음 해보는데, 한의대 졸업하고 의대에 다시 복학해서 졸업한 것도 협진과 의사나 의대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더 잘하기 위해서였는데, 막상 해보니 현실의 벽을 느끼게 되었어요. 이원화된 상태에서의 협진, 일원화 중 하나를 선택하라 한다면 일원화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한의계를 위해서도, 한의학 자체로도 연구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 너무 많은데, 양방과의 갈등에서 스스로를 변명하고 공격에 대해 반박하는 것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떤 모형의 일원화인지에 대해서는 한의계 내부, 의사 내부, 양자 간의 토론이 충분히 되어야 하겠죠. 이 중 가장 필요한 것은 ‘나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나는 좀 손해 보더라도 전체적인 모습이 이렇게 가야 한다’고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지금은 그런 생각들을 하지 않아서, 이루어지기 어려워 보여요. 예를 들어서 한의사가 없어지고 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들이 한의치료도 한다거나, 아니면 한의사에게도 의사 면허 또는 일부 양의 치료를 허가한다는 식으로 일원화를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기존 개원의들의 반발 문제도 있고, 상대도 받아들일 수 없을 거예요. ‘우리는 이런 것을 포기할 테니, 앞으로 졸업하는 사람들만 해달라’고 서로 요구해도 될까 말까인데, 리더십의 문제인지 비전의 문제인지, 의사 한의사 모두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자신의 이익을 내려놓고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가장 바람직한 방향을 고민하면서, 생길 수 있는 손해를 보상해주는 방안을 찾아봐야 해요. 내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그걸 일원화를 위한 방향이라고 하면 절대로 안 될 것 같아요. 

 

Q. 의료일원화에 대해 여쭤보았는데, 복수면허자로 보실 때 한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의대와 비교했을 때 교육 커리큘럼에서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말해주세요. 

A. 사실 저도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 중 하나라서 말하기 조심스럽기는 한데, 한의대에서 의학교육의 양은 늘어나고 있는 것 같지만 질을 높이는 것은 각 학교와 교수님들이 더 많이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의학 지식이나 기술, 검사는 계속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그런 것들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게 기본적인 능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요. 3학년 때쯤 임상 교과서를 받아보면 서양의학 내용이 50% 이상 교과서에 들어있는데 한의학 부분이 오히려 도외시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한의학의 정수를 이해하고 체득할 수 있는 교육이 줄어들고, 서양의학의 양을 늘렸지만, 만약 그 양에 비해서 질이 낮다면 전체적으로 안 좋은 쪽으로 가게 될 텐데, 이런 위험성이 항상 있는 것 같아요.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한의학 이론들이 교통정리가 아직 잘 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해요.



Q. 교수님이 처음 서울대학교에서 강의를 하셨을 때에도,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여전히 한양방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직역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앞서 한번 언급하였듯이 가장 먼저 제도적인 부분에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협진 시범사업 등 협진을 제도화하려는 노력들이 결실을 거두었으면 좋겠어요. 공식적으로는 잘 이루어지지 않지만 개인적인 커넥션으로 협진을 하는 것이 남아있는 것은 서로 간의 신뢰 덕분이라고 생각하는데, 한양방간의 신뢰가 쌓이기 위해서 소통이 필요합니다. 본인의 환자에게서 한의학의 치료 효과를 경험하게 해주면 이론적으로 한의학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극적으로 생각을 바꿀 수 있습니다. 한양방 간에 긍정적 경험 사례가 많아짐을 통해 상호 간의 소통과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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