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신만나드립니다 Mar 21. 2022

피부 치료의 대가, 정윤봉 원장님

독학에서 강연까지 : 정윤봉 원장님의 피부 공부 일대기

 


지난겨울 방학, 대만드의 참새와 펭귄, 용은 경상남도 김해로 떠났습니다. 바로 김해 신세계 한의원에 계시는 정윤봉 원장님을 뵙고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는데요. 한의임상피부과학회장을 맡고 계시는 피부 치료의 대가, 정윤봉 원장님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김해 신세계 한의원의 정윤봉 원장님
[정윤봉 원장님 약력]
-대전대 한의대 졸업
-현 한의임상피부과학 학회
-미국 한의사협회 교육 자문
-미국 AAAMA 초청강사
-전 한의 정보협동조합 홍보이사
-전 하늘체 한의원 교육이사
-전 하늘체한의원 대표원장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이런저런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 한의사 정윤봉이예요. 신세계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고, 한의임상피부과학회를 맡아서 하고 있어요.  


Q. 요즘 원장님의 일주일 일정과 하루 일과를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A. 다른 원장님들과 크게 다를 것 없어요. 아침 11시부터 5시까지 한의원에서 업무를 봐요. 저는 공부가 취미라, 퇴근하면 집에서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요즘은 양방 약리학을 심도 있게 공부하려고 대학교 유기 화학 강의를 찾아서 들어보고 있어요. 또 한의정보협동조합 스터디에서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강의를 하고 있어요.


Q. 학부 시절에 어떤 학생이셨는지 궁금합니다. 학생 때도 공부를 열심히 하셨나요?

A. 그렇지는 않았고요, 그냥 평범하고 뺀질뺀질한 학생이었어요. 게임하고, 당구 치고, 미팅도 많이 하는. 왜 학교에 공부 안 하고 노는 친구들 있잖아요. 대만드에서 지금까지 인터뷰한 원장님들은 대부분 학생 때부터 열심히 사신 분들일 거예요. 학창 시절 때부터 외부 스터디도 하고, 열심히 공부하면 더 좋은 한의사가 될 수 있겠죠. 다만 저 같은 케이스도 있으니, 졸업하고 더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학생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저는 학교 다닐 때 학점은 잘 유지했지만 공부를 안 했어서 아는 게 없었어요. 졸업하고 로컬에 나와서야 포텐을 터뜨릴 기회를 찾은 셈이죠.


Q. 다년간 한방피부특화한의원을 운영하셨는데, 혹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사실 길을 잘못 선택한 것 같아서 후회하고 있어요. (웃음) 졸업하고 어쩌다 보니 피부 질환을 보게 되었는데, 15년 동안 하다 보니 잘하게 되었어요. 제가 자발적으로 이 길을 선택한 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성장의 기회가 되었죠.

  저는 여드름 진료를 2006-7년도에 시작했는데, 그때는 한의원에서 여드름을 본다는 것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이었어요. 저는 대학교 때 공부도 안 했고, 학회나 스터디도 하지 않아서, 남들이 어떤 진료를 하는지 몰랐어요. 아는 게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여드름에 대해서 천천히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진료 영역을 확장해서 다른 피부 질환들을 보게 되었어요. 이를테면 치료가 쉽지 않은 건선 환자도 보게 되었는데, 여드름 치료와 건선 치료는 또 다른 영역이에요. 이번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공부하고 치료했죠. 그렇게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다 보니, 다른 원장님들이나 환자들이 모르는 걸 제가 알고 있더라고요. 제가 치료를 잘한다는 걸 깨닫게 된 거죠. (웃음) 다른 분들이 모르는 걸 제가 알게 되는 것이 재밌어서, 그때부터 공부가 취미가 되었어요.


 


피부 공부하는 한의사

Q. 원장님께서 피부 질환을 공부해오신 과정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A. 저는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어서 독학했어요. 세균학자처럼 세균, 진균, 바이러스, 곰팡이에 대해서 공부했어요. 또 피부 질환에 쓰는 항생제와 항생제 역할을 하는 한약재들에 대해서도 공부하고요.

실제 사례를 통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무좀 치료를 하면서 진균에 대해 공부했어요. 무좀은 보통 발에만 생기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공부하다 보니 전신의 피부 질환 중에도 무좀과 같은 방식으로 치료할 수 있는 케이스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생각대로 치료를 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제가 생각한 대로 해보니 실제로 치료 효과가 있었고요.

  더 나아가서, 진물 증상이 있는 환자를 보다가 세균증에 대해서도 깊이 공부하게 되었어요. 곰팡이들은 피부 표층의 각질 케라틴만 먹고살지, 피부 안으로 뚫고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진물이 생기지 않아요. 그런데 환자들 중에 피부에 진물이 나오고 거기에 누르스름한 딱지가 생기는 경우가 있는 거예요. 곰팡이는 아니고 이건 뭐지? 다른 게 있겠다 싶어서 찾아보는 과정에서 세균에 의한 감염을 공부했고, 치료하는 패턴을 정립했어요.

  저는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혼자 공부했어요. 스테로이드 처방을 받던 환자가 스테로이드를 끊으면 무조건 상태가 나빠지는 거예요. 그 이유가 무엇일지 찾아보니 바이러스의 특성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았어요. 바이러스는 세포에 감염을 일으키고, 스테로이드는 바이러스에 걸린 세포들을 다 죽이면서 면역 반응을 억제해요. 그래서 스테로이드 약을 끊으면 스테로이드 반동 현상이 일어나면서 2-3주간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거예요. 이런 현상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식견을 쌓았어요.

  또, 한의원 부원장님이 옴 환자를 치료하다가 옴에 걸린 적이 있었어요. 옴 환자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되고, 아기들이 많이 감염되는 이와 벼룩에도 관심이 생겨서 흔히 한의학에서 교상이라고 얘기하는 기생충에 대해서 또 공부했어요.

피부 질환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정윤봉 원장님

  진료를 보다 보면, 한의학적 혹은 응급의학적인 치료 패턴에서 벗어나는 환자들이 있었어요. 그런 케이스에 대해서 공부하고 또 공부하는 과정에서 피부 질환의 90% 이상을 찾아냈죠. 그런데 제가 공부한 것들과 치험례들을 비포&애프터가 이렇게 나왔다 하고 제 치험례들을 그냥 보여주는 것에 그친다면, 그냥 영웅담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한의사 커뮤니티에 오늘 어떤 피부 질환 환자가 왔고 어떤 진단을 내리고 어떻게 치료했는지를 일기 형식으로 올리기 시작했어요.


Q. 스터디와 학회 활동도 하시고,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많이 하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한의정협동조합 정다운 선생님을 인터뷰하러 갔을 때, 원장님의 제안이 계기가 되어 <한의학 콘서트>가 열렸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A. 제가 여드름 치료를 오래 했으니까 부산에 있을 때, 원장님들을 200분 정도 모셔놓고 여드름에 대한 무료 강의를 했어요. 사비로 대강연장을 하나 빌리고 점심도 시켜놓고, 원장님들께 와서 들으시라고 했어요. 제 생각보다 많이 와주셔서, 강연이 성황리에 끝났어요. 그러고 나니 제가 뭔가 된 것 같았어요. 강의 뽕을 맞은 거죠.(웃음) 그래서 그때 강의를 하시는 30대 원장님들께 연락했죠. 정다운 원장님, 주성완 원장님, 김지용 원장님, 이기성 원장님께 연락해서 무료로 강연을 하자고 해서 오인오색 한의학 콘서트를 열었죠. 이 콘서트가 계기가 되어서 한정협도 만들고, 지금까지도 강의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서 계속 스터디도 하고 강연도 열고 학회도 만들면서 살고 있어요.


Q. 공부하실 때 특히 흥미로웠던 분야가 있나요?

A. 저는 감염학과 면역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피부 질환 중에서 제가 제일 많이 공부했던 게 감염이었고,  개인적으로 면역학에도 관심이 있어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기생충… 이런 것들을 공부해도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인체 면역과 관련된 부분이에요. 똑같이 감기에 걸려도 어떤 사람은 증상이 없고, 어떤 사람은 중증을 앓잖아요. 사람마다 면역 체계가 다르니 면역 반응이나 알레르기 패턴이 다르게 나타나요. 기본적으로 면역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면 피부 질환을 보지 못해요. 선생님들이 가장 싫어하시는 면역학, 조직학, 생화학 같은 과목들을 공부하면 참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보여요.

  저는 기본적으로 현대 피부 질환의 분류 체계와 치료 방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미생물에 대해서만 잘 알고 있거나, 면역 체계에 대해서만 잘 알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세균, 바이러스, 진균을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지, 미생물에 의해 어떤 형태로 병이 진행되는지, 이에 대한 우리 면역 체계는 어떠한지를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피부 질환을 치료한다는 것

Q. 원장님께서는 피부 질환을 잘 치료하려면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피부는 결국 외부와 내부를 잇는 공간, 경계에 해당해요. 내 몸 안의 독소가 빠져나가기보다는 바깥에서 사기(邪氣)가 들어올 확률이 높죠. 표리한열음양허실(表裏寒熱陰陽虛實)보다는 외부 감염, 즉 세균, 진균, 바이러스 문제가 더 많아요. 그런데 이러한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사기를 치는 게 아니라 정기를 누르는 쪽으로 치료하게 돼요. 그러면 몸이 망가지게 되는 거죠. 피부 질환을 잘 치료하려면 세균에 대해서 면밀히 알아야 하고 세균을 치료하는데 쓰이는 항생제와 한약재 성분의 항미생물 작용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해요.

  또, 피부 질환을 치료할 때는 더 좋아지게 만드는 요인이 아니라, 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끊어내는데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빠지지 않으면 좋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거든요. 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나서 아스팔트에 팔을 갈면 피가 나고 진물이 나게 되죠. 이럴 때 술을 마시거나 상처 부위를 긁으면, 상처 부위가 오염되고 조직이 썩게 되죠. 세균에 감염되어서 패혈증에 걸리기도 하고요. 반면, 드레싱하고 가만히 두면 상처가 잘 아물죠. 피부질환이 그런 거예요. 나쁜 습관들이 질환을 악화되게 만들어요.

  그래서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 치료 현장에는) 대조군이 없으니, 환자의 생활 습관이나 식단 같은 변수를 조절해서 모든 요인을 제로베이스로 만드는 것이 필요해요. 가령, 할머니 환자가 무릎 치료를 받으러 오셨는데, 매일 밭에 앉아서 호미질을 하신다면, 이건 마이너스 변수에 해당하죠. 마이너스 변수를 없애 제로베이스로 만들려면 할머니께 밭일을 하지 말고 앉아서 쉬셔야 한다고 말씀드려야겠죠.


Q. 환자분들께 잘 티칭하는 것도 중요하겠네요.

A. 중요하죠. 사실 환자분들이 말을 잘 안 들으실 때도 있거든요. 하지만 듣든 안 듣든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얘기해 주는 것이 한의사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환자에게 맞는 기본적인 티칭을 해서 아까 얘기한 것처럼 제로베이스를 만들고, 그런 후에 변수가 통제되지 않을 때에도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으로 치료하는 거죠.

  저는 특히 약물에 대한 티칭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한약을 잘 처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가 복용하는 혈압약이나 당뇨약의 약리작용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올바른 접근법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어요. 양방 약리를 잘 이해하고 양약의 사이드 이펙트를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공부하고, 다른 원장님들과도 공유하고 있어요.

Q. 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한의치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이 강점을 살리려면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A. 한의치료의 장점은 모든 한의사의 실력이 다르다는 거예요. 양방 치료는 치료 방법이 대체로 매뉴얼화되어 있지만, 한의 치료는 매뉴얼화하는 것이 쉽지 않죠. 치료를 잘하는 한의사와 못하는 한의사가 있다는 것이 한의 치료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상향 평준화하는 것이 중요해요. 한의사들이 실력을 쌓고 이해 영역을 점점 확장해간다면 우리가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양한방 치료의 역할이 서로 다른 만큼, 각각이 할 수 있는 것을 잘 구분해서 알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원장님께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기뻤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궁금합니다.

A. 한의원 운영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기고 힘든 순간들이 찾아오기는 해요. 직원들도 잘 관리해야 하고, 매출에 변동이 생기거나 환자들에게 컴플레인을 받을 때도 있죠. 하지만 힘들어하기보다는 그냥 상황을 받아들이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내가 어떤 부분을 더 공부했어야 하는데, 환자를 볼 때 이런 부분을 더 체크했어야 하는데 하는 식으로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보면 힘들다는 생각은 잘 안 드는 것 같아요.

  가장 기뻤을 때는, 솔직히 이야기해서 뇌과학 공부할 때였어요. 개인적으로 아주 힘든 일이 있었는데, 그 스트레스를 공부로 해소했거든요. 3개월 정도는 진료하는 시간을 빼고는 거의 뇌과학 공부만 했던 것 같아요. 그때 혼잣말을 많이 했어요. 이거 대박인데? 너무 재밌는데? 야, 이걸 내가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어! 하면서요. (웃음) 혼자 공부하면서 얻는 즐거움이 커요. 게임을 클리어했을 때 얻는 성취감 같은 게 있어요. 저는 공부를 게임하듯이 했어요. 그래서 (공부가) 취미생활이에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

Q. 원장님의 Next step은 무엇인가요?

A. 나는 자연인이다. (웃음) 그냥 시골에 들어가서 죽을 때까지 유튜브 보고 게임하고 만화책 읽고 살고 싶어요. 그리고 조금 여력이 되면 학생분들이나 한의사 선생님들 초대해서 스터디를 하고 싶어요. 지금도 스터디를 계속하고 있지만 시골에서 고기 구워 먹으면서 하면 더 좋잖아요.

저는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같은 것을 공부하고 소통하면서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도반(道伴)이 필요해요. 혼자서 세균 얘기를 수백 번 해야 하니까 많이 외로워요. (웃음)


Q. 공통 질문입니다. 원장님께서 하시는 일이 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요?

A. 제가 하는 일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세상은 이미 바뀌고 있고 제가 이 바뀌는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와 같이 공부했던 분들이나 제 강의를 들은 분들에게 영감을 드리거나, 생각을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어드릴 수는 있겠죠.

  세상이 바뀌니까, 한의학도 계속해서 바뀌어가는 것 같아요. 한의학이 5000년 된 학문이라고 하지만, 사실 제도권에 들어온 지는 50년 정도밖에 안된 학문이에요. 지금은 인터넷에서 모르는 걸 찾아볼 수 있지만, 80년대에는 직접 책을 사서 줄 그으면서 공부하고, 통계도 본인이 직접 내야 했어요. IMF를 겪으면서 침부의들이 등장했고, 2000년대 초반에는 피부, 비만, 소화, 성장 등의 특화 한의원들이 성장했죠. 2010년대에는 양한방 이권 다툼이 발생하고요. 계속해서 흐름이 바뀌니까 10년, 20년 후의 한의계에는 또 새로운 사고방식이 유입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도 이 큰 흐름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Q. 진로를 고민하는 한의대 학생들에게 어떤 말씀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A. 제발 의학과 의업을 혼동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식품 공학자는 빵의 성분과 화학 구성을 잘 알고 있지만, 빵을 잘 만들지는 못해요. 한편 빵을 아주 맛있게 만드는데 빵을 잘 팔지 못하는 사람도 있죠. 학생들은 빵의 분자 구조와 영양소에 대해 잘 알면 빵을 잘 만들고 잘 팔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혹은 빵만 잘 만들면 빵집이 잘 될 거라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다 분리된 거예요. 결국 의학과 의업을 얼마나 균형 있게 발전시키느냐가 아주 중요한 거죠.

  또,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불안해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깥을 보지 못했다는 점인 것 같아요.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제 진료, 제 공부에만 충실했던 거죠. 갓 졸업한 한의사와 10년 차 원장님은 수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요. 따라갈 수가 없거든. 그렇다고 해서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결국엔 내 진료에 얼마나 집중하는지가 중요하거든요. 다른 원장님들이 잘하는데 나는 못한다고 해서 불안해하지 말고, 지금 수준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에 최대한 집중해서 환자를 보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요.


Q. 대만드에서 다음에 만나 뵐 분을 추천해 주신다면 어떤 분이 계실까요?

A. 노의준 원장님과 박철진 원장님을 추천해요. 노의준 원장님은 한의계의 살아있는 스승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죠. 박철진 원장님은 제가 30대 한의사 중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분이에요. 아까 말한 빵에 대한 연구, 빵 만들기, 빵 팔기 세 가지를 모두 잘하는 완성형 한의사라고 생각해요. 또 추나 치료의 대가인 강영성 원장님과 캄포 의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신 지현우 원장님을 찾아가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원장님의 임상 경험과 치료 철학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특히 공부에 대한 원장님의 열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응해주신 정윤봉 원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Interviewer : 참새, 펭귄, 용

Writer, Editor : 참새


작가의 이전글 제 77회 한의사 국가고시 수석합격, 이주엽 한의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