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 -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인간은 모두가 섬이다”라고 말하였던 주제 사무라구의 소설이 생각난다. 인간은 바다에 둘러싸인 섬과 같아서 누군가가 먼저 다가오기 전까지는 외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주제 사마라구는 소설 속 화자를 통해 이야기한다.
소설 '어린 왕자'의 사막 여우가 외로운 까닭은 그가 바로 사막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막이란 것이 과연 사막에만 있는 것일까? 나는 도시에도 역시 사막이 존재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관계가 사라진, 그래서 서로가 외로운 공간인 사막은 도시의 여기저기에 널려 있다.
요즘 내가 생활하는 곳은 섬과 사막의 공간이다. 이 곳의 사람들은 한층 격앙된 소리로 자신들의 이야기들을 내뱉는다. 그들의 말이 진심이 담긴 속내인지, 위선 뿐인 허세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 말에 따르면 그들은 도시의 한가운데에 있는 섬과 사막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나 역시 이 도시의 어느 섬, 또는 어느 사막에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누군가는 섬들을 가리켜 이 섬은 쓸모 있는 섬, 저 섬은 쓸모없는 섬이라 가리킨다. 그러나 과연 이 세상에 쓸모없는 섬이 있을까?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거늘, 오로지 자신의 잣대에 맞추어 좋다 나쁘다로 섣부른 판단을 하는 행동에 대해 폭력적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섬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섬이 섬이기 때문이다. 섬은 섬이기 때문에 섬만의 아름다움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사막에도 섬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도, 그제도, 그그제도 수많은 섬들을 보았다. 그 섬들은 누군가가 자신을 찾아주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 가까이에 다다르지 못하게 더 거센 파도를 일으킨다. 그래서 각각의 섬들은 서로에게 다가서지도, 물러서지도 못하고 얼마 간의 거리를 두며 사막에 떠 있다.
인간은 섬이다, 도시는 사막이다. 그리고 우리는 사막 위의 섬들이다. 우리는 대체 이 사막에서 무엇을 잃어버렸고, 무엇을 찾으려고 그렇게 노력하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애초부터 잃어버린 것 자체가 없는 게 아니었을까? 상실감마저도 상실한, '상실의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