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시작하며...
Proloque
돌아보니 나는 늘 ‘동경’하는 것이 있었다. 그 동경은 나를 성장하게 했고 동경이 현실이 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다분히 노력하는 삶을 살아왔다.
말만 하면 다 아는 멋진 직장의 ‘커리어 우먼’의 모습 높은 힐에 정장을 입고 바쁜 아침을 달리는 여성
여자로 삶을 살면서 그 삶의 주기에 맞는 노력을 다분히 해왔고 내가 겪는 시기에 따라 목표하는 모습과 계획은 다소 변화했지만 많은 나의 도전들은 그 동경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
서울, 다이어트, 3년 계획, 대기업 입사
그 동경의 시작점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미래의 모습을 그려가며 그런 나를 만들어 가는데 필요한 단어들은 떠올렸다. 그리고 그 단어들은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대학 졸업반 서울에 있는 광고대행사로 실습을 나왔을 때 나의 미래 계획 앞에 미약하고 초라한 현실의 나를 발견했다. 내가 그리는 미래에 부합하는 나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았고 나의 동경이 현실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이 필요해 보였다. 동경은 동경일 뿐 나의 막연한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삶을 그리고 목표를 구체적으로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 것!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던 것 같다.
스물네살, 지방에 있는 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인지도 있는 기업이 낸 공고를 찾아가며 아르바이트를 하기 시작했다. 나의 목표에 가까이 가기 위해 필요한 곳, 확실한 회사들을 찾아 일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여러 기업에 아르바이트 경력을 이력서에 한 줄 한 줄 넣어가며 취업을 준비했다.
스물넷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즈음, 나는 서울에 본사를 둔 지방 호텔의 취업을 했다. 나의 목표치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일이었고 현실 생활에 만족하는 것처럼 느끼며 살았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직장, 부모님이 계신 집, 따뜻한 밥과 가족들,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내게 필요한 만큼의 돈을 벌었다. 지금의 단어로 ‘소확행’이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의미에서 그곳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시간이 지나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이던 만족할만한 삶이 아닌 나의 행복을 위한 답을 찾이 위해 나는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지방대, 삼십, 결혼
스물일곱이었던 그때, 새로운 직장생활을 하기에 무언가 유리하지 않은 단어들이 떠올랐다. 나의 현재를 연상되는 단어들을 뒤로하고 나는 무슨 용기였는지 모르겠다. 머물 공간도 취업의 기회, 아무것도 확정된 것 없는 그때 나는 무작정 서울행을 택했다. 다행히 서울에 자리 잡은 선배의 방에 끼어 살기 시작했고 서울 생활을 시작하면서 원하던 직장에서 일할 기회를 잡게 되었다. 상경 후 16년이라는 오랜 기간 원하는 일과 삶을 만들었다. 그 긴 시간 속에 여자라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삶의 주기의 사건과 노력들이 있었다.
결혼 전, 직장은 나의 도전의 일터이고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 있는 곳이었다. 아니 늘 그런 곳일 줄 알았다.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그곳은 나에게 다른 얼굴을 보이기 시작했다. 취업, 일, 결혼, 출산, 육아 서울 생활을 시작하면서 이십 대를 지나고 삼십 대를 지나 한 사람의 여자가 살아가야 하는 주기들을 거쳐 한 사람의 여성으로 삶은 생각보다 더 녹녹치 않았다.
잠깐 멈추면 도태되는 곳 노하지 않는 ‘예스 우먼’이 살아남은 곳, 어느 순간부터 행복은 오기로 변했고 그 오기는 나를 다른 도전이 있는 곳으로 눈을 돌리게 했다.
나를 잃지 않고 살기
잠시 멈춰있던 시간 문득 든 생각!
‘나는 이런 삶을 꿈꾸며 살았던 것인가?’
답은 아니었다.
내가 동경했던 것은 사회 속에서 만들어놓은 완벽한 여성의 모습이 아니라 온전한 내 삶이었다. 깨달음의 순간부터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패턴을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 그 탈출구를 찾은 다음 나를 잃지 않고 살기 위한 나만의 로드맵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천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내 삶을 지키며 살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만들고, 도전하며 살아왔고 그리고 앞으로도 내 앞에 다가올 삶을 위해 늘 다른 도전과 고민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나는 이런 여성이다
현재 나는 직장 경력 18년 1인 기업 3년 차 2개의 직업 또는 더 많은 직업으로 살아가는 여성 대표이다. 대기업, 공기업을 거쳐 그리고 창업까지 직무 경력 20년을 쌓았다. 그리고 현재는 내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른 아침 출근하는 남편의 밥을 차리고 등교하는 아이를 깨우고 그리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낸다. 오후 4시 이후는 하교하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저녁을 준비하고 일상적인 가정생활을 위한 일들을 한다. 이런 시간은 내 아이와 남편을 위해 그리고 나의 행복을 위한 시간이고 그리고 내 삶 속에 자리 잡은 안정감을 주는 중요한 시간이다. 나를 위해 남겨놓은 가운데 토막은 일을 하고, 소통을 위한 만남을 가지고, 클라이언트를 만나고, 여유가 허락되는 시간은 혼자 데이트를 하기도 한다.
나의 커리어와 경험들을 돌아보며 내가 걸어온 가정, 일, 삶, 도전에 대한 이야기들을 시작하면서 직장과 창업, 그 삶의 주기를 겪으며 고궁분투하며 몸으로 느끼고 겪었던 사회생활과 나의 가정과 삶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순간의 지혜와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한다.
회사에 소속되어 살 때 보다 조금은 더 바쁘고 더 많은 생각과 결정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의 삶은 온전히 내가 주도하는 삶이고 그 삶 속에 내가 있음을 알고 있기에 바쁨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많은 여성들이 겪을 삶의 주기에 일어날 사건들과 갈등들 앞에 나로 살기 위해 사는 삶의 노력이 얼마나 의미 있고 귀한 것인지 공감하고 나의 방황이 그녀들의 방황의 시간에 힘이 되는 이야기가 되길 바라며 글을 시작한다.
당당한 나로 살아가길
우리가 사는 사회,
여자로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
얼마나 고되고 힘든 일인지
여자라는 이유로 포기해야 하는 것들
엄마라는 이름으로 희생해야 하는 것들
나라는 이름을 잃고 누군가의 엄마로 아내로 살아가는 것
우리에게 당연한 것이 아님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잠자는 나를 깨우고
나를 발견하고 나를 다시 세우길 바라며 …
by 박마담의 슬기로운 여성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