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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Sep 22. 2024

PS5 프로의 문제는 가격이 아니다

얼마 전 PS5의 프로 버전이 공개되었다. PS5가 발매된 지도 벌써 4년 가까이 된다. 기대감 가득한 상태로 쿠팡에서 주문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완전 현역 기기가 되었다. 그런 와중에 프로 버전이 공개되었으나 여러 가지로 논란이 많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가격이다. 미국에서는 699.99 달러, 국내에서는 111만 8천 원으로 절대 저렴하지 않다. 거기에 디스크 드라이브를 장착하려면 추가로 15만 원 정도로 더 써야 한다. PS5 순정 디스크 버전이 57만 9천 원, 닌텐도 스위치가 33만 원인 것을 생각하면 만만한 가격이 아니다. 게임만 할 수 있는 기기에 100만 원 이상 투자할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 생각에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가격 이전에 'PS5 프로를 사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소니의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프로 모델의 향상된 해상도, 프레임 레이트, 레이 트레이싱 등 주로 그래픽적인 부분을 홍보하고 있다. "더욱 멋진 그래픽으로 게임하세요!" 정도로 한 줄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PS5 게임이 더 사실적으로, 더 부드럽게 돌아가는 것은 좋다. 그러나 PS5 순정도 이미 상당한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다. 조금 더 부드럽게, 조금 더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즐기고 싶은 층이 있기야 하겠지만 그를 위해 2배 가격을 지불한 유저는 과연 얼마나 될까. 물론 PS4와 PS4 프로의 차이도 결국 그래픽이었지만, 당시에는 HD 해상도에서 4K로 올라가면서 시각적으로 큰 차이를 보여주었다.


반대로 PS5와 PS5 프로의 차이는 (현시점에서는) 미세하다. "우와!" 할만한 요소가 없다. 자세히 보면 차이가 있지만 그렇게 자세히 비교해 가며 게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프로로 즐겼을 때 훨씬 재밌다는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는데 홍보 영상에서 사용된 게임들은 모두 발매된 지 몇 년 된 작품들이었다. '프로에서 큰 그래픽 향상을 보여주는 신작 게임'이 풍부했다면 가격이 200만 원이라도 괜찮았을 것 같다.


PS5 프로는 11월 출시 예정인데, 나는 PS5 순정으로도 한참 동안 넉넉할 것 같다. 지금은 노후된 기기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아니라, 소니의 손익계산서를 맞추기 위해 출시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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