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지원하고, 면접을 보고 있다. 지원 과정에서 경험한 재밌는 시스템이 하나 있어 소개해보겠다.
나는 주로 외국계 회사에 지원 중이다. 외국계 회사는 당연히 모든 프로세스를 영어로 진행하며 소통은 이메일로 진행된다. 내가 지원한 곳은 미국 회사의 한국 지사였는데 면접 일정은 이메일이 아닌 그린하우스(Greenhouse)라는 플랫폼을 통해 조율했다.
플랫폼의 기능은 간단하다. 나의 간단한 인적사항과 이력서 파일이 첨부되어 있고 캘린더 부분에 "이 시간대에 면접 가능합니다"라며 표시하면 된다. 캘린더는 내 현재의 시간대를 기준으로 일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시차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보통은 다음 주와 다다음 주의 가능 시간대를 표시한다.
그런데 이 회사만의 독특한 기능이 있었다. 메뉴에는 지원자의 이름을 녹음하는 기능이 보였다. 존(John)이나 제인(Jane) 같은 영어 이름을 쓰는 경우야 별 문제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영어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냥 내 한국어 본명을 그대로 사용한다. 이 경우 면접관이 한국 이름에 익숙하지 않아 발음을 잘못할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한다. 따라서 면접 전에 내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미리 녹음하는 것이다.
녹음하기 버튼을 누르면 "웹 사이트가 당신의 마이크에 접근하려 합니다" 팝업이 뜨고, 승인하면 녹음이 시작된다. 'RECORDING' 표시가 뜨면 자기 이름을 말하면 된다. 말한 뒤 종료를 누르면 내 목소리가 담긴 mp3 파일이 자동으로 생성된다. 생성된 파일을 들어볼 수도 있고, 원한다면 다시 녹음해도 된다.
사실 내 이름을 잘못 발음하는 건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그 자리에서 정정하면 되니까. 하지만 이것이 꽤 실례라고 여겨지는, 그래서 시스템을 통해 사전 방지하려는 것이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