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가 되는 스마트폰들을 보며 늘 궁금했던 점이 있다. 어떻게 방수가 되는 걸까? 틈새와 구멍으로 스며드는 물이 반도체를 다 적셔버리지는 않을까?
나의 우려대로 방수에 가장 취약한 것은 틈새와 구멍이고, 스마트폰은 틈새와 구멍 투성이다. 화면과 기기 사이나 버튼 주변의 틈새, 하단부의 충전단자와 이어폰 구멍, 소리가 나오는 스피커까지. 물이 스며들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보인다.
물에 젖어도 괜찮은 부품을 쓰는 걸까 싶었지만, 스마트폰의 방수는 모두 물리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핵심부품에 습기가 들어서면 녹슬기 때문에, 아예 바깥에서 차단해야 한다.
1. 화면과 기기 사이의 미세한 틈새는 강력한 고무 접착제로 막는다. 기기 테두리에 접착제를 쫙 깔아놓고 화면을 부착해 틈새를 메운다.
2. 잠금/볼륨 버튼 주위에 생기는 틈새는 고리 모양의 고무로 막는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안 쪽에는 버튼 외부를 감싸는 고무가 씌워져 있고, 이 고무가 물을 튕겨낸다.
3. 가장 걱정되는 충전단자와 이어폰 잭은 니켈이나 백금 같은 소재로 되어있어 물에 부식되지 않는다. 또한 안쪽에서 고무 처리가 되어 있어 습기가 부품 쪽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는다.
4. 스피커 구멍에는 등산복에 흔히 적용되는 고어텍스 기술이 사용된다. 공기는 통하지만 물은 통과하지 못하는 특수소재를 사용해 소리는 내보내되 습기는 들어오지 못한다.
남들처럼 스마트폰을 변기에 빠트린 적은 없지만, 젖어있는 싱크대에 떨어트리거나 화면에 물을 쏟은 적은 몇 번 있었다. 그때마다 방수가 되는 모델을 사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음에 물을 쏟게 될 일이 있으면 그때는 기기 내부의 고무와 고어텍스 소재가 열심히 물을 튕겨내는 모습을 그리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