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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May 09. 2021

일론 머스크의 인터넷, 스타링크 근황

2015년에 처음 발표된 스타링크(Starlink).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가 대표를 맡고 있는 스페이스X에서 만든 위성군(群) 프로젝트로,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약 1,300여 개의 스타링크 위성이 띄워져 있다. 떠 있는 위성들은 서로 레이저로 연결되어 거대한 네트워크를 만들어내고, 이 그물망에 연결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스타링크의 최대 장점은 인프라 작업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전체 가구의 약 99%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대한민국과는 달리, 해외에는 인프라 문제로 아직까지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지역이 많다. 내가 5년 간 살았던 베를린도 지하철은 물론이요 조금이라도 교외로 나가면 통신이 끊기기 일쑤였다. 그런 지역에 인터넷을 깔아주려면 많은 예산과 공사가 필요한데, 스타링크가 우주에서 쏴주는 네트워크를 받으면 그 모든 복잡함이 사라진다.


현재 스타링크는 미국에서 베타 테스트 중이다. 초기 설치 비용은 499 달러에 매달 99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제공되는 속도는 50~150Mb/s 사이이며, 지연속도는 20~40ms 수준. 서비스에 가입하면 집으로 설치 키트가 배송된다. 키트에는 스타링크 수신기(접시)와 와이파이 라우터, 전원 아답터, 케이블, 삼각대가 포함되어 있다. 스타링크 앱을 받아 속도 테스트를 해가면서 스스로 설치하면 된다.


현재 사용자 수는 약 1만 명으로, 주로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외곽 지역이나 캠핑카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한다. 나무나 건물 같이 위성과 수신기 사이를 가로막는 물체가 있다면 신호가 끊길 수 있어 설치 위치를 잘 잡아야 한다고. 획기적으로 빠르지도 않고 안정성도 훌륭하다고 할 수 없지만, 인터넷이 없는 것보다는 나으므로 사용자 만족도가 괜찮은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이후에 위성을 42,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물론 스타링크뿐만 아니라 경쟁사들도(주로 미국과 중국 회사들) 위성을 속속 발사하면서 지구는 엄청나게 많은 위성으로 뒤덮일 예정이다.


학창 시절에 '플라네테스'라는 일본 만화책을 읽은 적이 있다. 쓰레기로 뒤덮인 대기권을 청소하는 우주 청소부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다. 만화에서의 모습이 10~20년 내로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내 안에서 스타링크의 기술이 멋지다고 느끼는 마음과, 하늘이 위성으로 뒤덮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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