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
이주 전쯤, 고향집을 찾았다. 개천가에는 포크레인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이십여 년 전, 백년 만에 처음 난 물난리 이후로 세워진 옹벽. 이제는 뿌리가 앙상하다.
시청에서는 장마가 오기 전에 굴삭기로 개천 바닥을 긁어내고 토사와 수초를 모두 들어올렸다.
‘물이 잘 빠지도록 해야 한다’는, 익숙한 논리.
허나, 그 익숙함이 오히려 불안을 부른다. 하도 파재껴서 뿌리가 드러난 옹벽은 힘겹게 버티며 또 한 해의 폭우를 견딜 준비를 한다.
보여주기가 아니라 진짜 행정을 한다면 옹벽마다 포크레인만 들이밀 것이 아니라 앙상하게 드러난 그 뿌리 옆에 모래주머니 하나라도 덧대고 쇄석과 골재로 임시 보강이라도 해야 하지 않았을까.
강바닥을 긁어낸다 한들 근본이 무너지면 모든 대비가 허사다.
나라가 AI를 어떻게 만들어야하느니 장관 자격이 있느니 없느니 시끄럽다.
저출산과 초고령화는 그저 방안의 코끼리가 된 지 오래고 구치소에 에어컨이 있느냐 없느냐를 가지고 옥신각신이다.
그러나 이 시각에도 광명에서는 불이 나고, 충청과 전라에는 하천이 넘친다.
부울경에는 삼백 미리의 비가 더 내린단다. 언제부턴가 국영방송에서도 지방의 재해는 뒷전이 된 지 오래다.
국회의사당에 앉아있는 이들 중에 과연 십 년, 아니 단 일 년 뒤 우리 산업 구조가 어떻게 바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가 몇이나 있을까.
포크레인으로 강바닥 긁는 일에만 몰두하는 이들이 너무 많지는 않을까.
장마는 매년 어김없이 찾아온다.
강을 긁는 굴삭기의 힘만으로 이 땅을 지키기 어렵다.
진짜 필요한 건 보이지 않는 갈대뿌리의 움켜쥠과 흙 속에 스며드는 작은 물길 하나까지 헤아리는, 그런 일꾼이다.
하필 답답해서 옥상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게 국회의사당이라 더 답답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