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
업무를 넘길 때 우리는 늘 ‘인수인계’라는 말을 쓴다.
하지만 가만히 따져보면 ‘인계(넘겨줌)’가 먼저이고 ‘인수(받음)’가 그다음이다. 논리적으로는 ‘인계인수’가 더 자연스러운 말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인수인계’라고 부를까.
이 말은 원래 일본 행정·군사 용어인 受引・引継ぎ 에서 유입되어 ‘받아 맡는다’는 행위를 먼저 강조하는 구조로 정착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로부터 해방 후에도 공공기관·기업·학교의 서식과 공문을 통해 수십 년 동안 반복되며 ‘표준어’가 되었다. 이런식으로 자리잡은 말이 삼국지를 좋아하면 아는 단어인 '일기토'이다. 일기토는 본래 一騎討ち 라는, 말 한필을 타고 적과 싸운다 라는 의미의 일본어인데 한국에서 번역하며 동사는 빼먹고 한자인 일기토만 번역했다. 그 탓에 말을 탄 기사 한명 토벌이라는 이상한 말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요즘엔 게임에서도 단기접전, 결전 등으로 순화하여 표현한다.
언어는 때로 논리보다 관습이 먼저다. 논리적으로는 인계인수가 맞지만 공문서·제도·규정에서는 여전히 ‘인수인계’가 정석이다.
작은 말 하나에도 역사와 제도가 얽혀 있고 굳어진 말을 풀어내기가 힘들다.
‘인수인계’라는 익숙한 표현도 그저 절차의 용어가 아니라 책임의 승계, 연속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남긴 흔적일지 모르겠다.
아니 그런데 왜 닭도리탕은 닭볶음탕이라고 하라고 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