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환이란 무엇인가

여는 이야기

by 유영준

기업은 태어나면서 성장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관성과 비효율, 내부 정치, 시장 둔감성이 축적된다.

겉으로는 매출이 유지되고 조직이 그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내부에서는 질서가 조금씩 무너진다.


이 상태를 ‘엔트로피’라 가정하자.


기업의 기본 상태는 성장도 위기도 아니다. ‘엔트로피 유지 상태’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이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매출이 조금 줄어들면 경기 탓을 하고 경쟁이 심해지면 시장을 탓한다.


그러나 실제 문제는 시장보다 내부 구조에 있다.

사람과 조직이 관성에 묶이고 영업과 운영이 과거 방식에 의존하며 재무는 점점 경직되고 제품과 서비스는 시장보다 늦게 변화한다.


기업을 구성하는 네 축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은 네 가지 기둥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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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조직을 의미하는 人, 세일즈와 운영을 의미하는 營, 재무와 자산을 의미하는 財, 제품과 서비스, 아이템을 의미하는 産.


기업은 이 네 축이 균형을 이룰 때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 균형은 자연스럽게 어긋난다.


경영전환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경영전환은 단순한 혁신이나 일시적인 변화가 아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경영전환은 기업을 구성하는 네 축, 人·營·財·産의 구조를 다시 정렬하는 일이다.


조직과 리더십을 재정립하고 영업과 운영 구조를 다시 설계하며 재무의 균형을 회복하고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다시 세우는 것.


이 네 축이 동시에 재정렬될 때 기업은 다시 성장한다. 경영전환은 한 번으로 끝나는 사건이 아니다.

기업은 항상 엔트로피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갖는다. 그래서 경영전환은 하나의 순환 구조로 이해해야 한다.


image.png 경영전환 단계의 간단한 도식화


엔트로피 상태(E)에서 시작해 현실을 자각하는 단계(A)가 나타나고 비즈니스 구조를 재설계하는 단계(B)가 이어진다.


그 결과 전환이 성공하면 새로운 구조(C)가 만들어지고 실패하면 쇠퇴(D)로 이어진다.

그러나 성공도 실패도 영원하지 않다. 결국 기업은 다시 엔트로피 상태로 돌아간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전환의 성공도 실패도 아니다. 단 하나, ‘자각의 속도’다.

장수 기업은 문제를 늦게 발견하지 않는다. 엔트로피가 커지기 전에 스스로 구조를 바꾼다. 그래서 경영전환의 목적은 변화 자체가 아니다. 목적은 지속가능한 기업성장이다.


매출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 수익 구조가 만들어지고 재무가 안정되며 조직이 학습하고 시장 신뢰가 축적되는 상태.


경영전환은 이 성장을 ‘우연’에서 ‘구조’로 바꾸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언제나 하나다.


지금 우리 앞에 닥친 현실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순간이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