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에게 맞추는 소통의 품격
나를 아는 사람들이 들으면 깜짝 놀라겠지만
나는 어릴 적 저체중이었다.
또래보다 눈물이 많았고 로봇보다 소꿉놀이를 좋아했다.
그때 내가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덩치 좋은 친구를 보며 말했던 게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준혁이는 든든해서 좋아~영준이는 맨날 울기만 하고~"
불과 6살의 나이였지만 그 말이 서러웠다.
그래서 밥도 억지로 우겨넣고 눈물은 매말랐다.
물론 지금의 내 모습이 그때 밥을 많이 먹어서 그런건 아니다.
그냥 술을 많이 먹어서지.
다만 유약하고 눈물이 많다는 말은 그 때 이후로 알게 모르게 정리된 것 같다.
누군가에게 내뱉은 말이 어떤 결과를 불러 일으킬 지는 모르겠다.
특히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주니어나
창업을 하고 세상에 발돋움하는 스타트업에게는 같은 말이라도 의미가 다르게 전해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공자의 소통은 귀감이 될 만하다.
하루는 공자가 아끼는 제자인 자로가 묻기를 "좋은 말을 듣거든 곧 행하는 게 맞습니까?" 라고 묻자 공자는 "부형께서 계시는데 어찌 네가 판단하여 행하겠느냐." 라고 답했다. 다른 제자인 염유가 똑같은 질문을 하자 공자는 "좋은 말을 듣거든 곧 행해야 한다." 라고 답했다.
그 모습을 본 어린 제자 공서화는 "같은 질문에 답이 다르니 저는 어느쪽이 옳은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말하자 공자는 "염유는 성격이 소극적이니 적극적으로 나서게 한 것이요, 자로는 그 과단이 남보다 몇 배이므로 뒤로 물러서게 함이다." 라고 답하였다.
어느 한 질문에 따라 답변이 오락가락한다고 누군가는 손가락질 하겠지만 공자는 제자들의 성향에 맞추어 그 답을 달리하였다. 일평생 중용의 도를 설파한 공자다운 답변이었다.
누군가에게, 특히 그 누군가가 나에게 영향을 받을 존재라면
무심히 툭 던지기보다 한 번 더, 두 번 더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모습이
어쩌면 보여주기식 소통보다 훨씬 본질에 닿아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