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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을 부탁해 티처스2 6화 - 찍기의 심리학

시험을 찍는 이유.

by 맨티스

다경이는 평소 제대로 된 공부 방법과 많은 노력을 하는 학생입니다. 하지만, 국영수 모의고사 등급은 5~8등급, 중간고사는 20~30점대를 맞았죠. 노력에 비해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는 풀지 않고 찍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시험에서 정답을 알면서도 ‘일부러 찍는’ 선택을 하는 심리는 단순한 포기나 게으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심리적 자기 방어 전략의 일종이죠. 이와 관련된 3가지 심리학 개념을 소개합니다.



1. 자기 불구화(Self-handicapping)

시험을 찍는 가장 핵심적인 심리학적 이유는 자기 불구화 현상 때문입니다. 자기 불구화란, 자신이 실패했을 때 그것이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다른 외적 요인 때문이라고 정당화할 수 있도록 미리 ‘핑곗거리’를 만드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시험에서 고의로 찍거나 대충 푸는 행동을 통해 ‘내가 진짜 못해서가 아니라, 그냥 안 해서 그런 거야’라는 식의 명분을 미리 만드는 것이죠.


로체스터 대학 심리학과 미론 주커만 Miron Zuckerman 교수의 과거 연구에 따르면, 자존감이 낮거나 불안이 높은 사람들이 자기 불구화 전략을 더 자주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존감이 낮고 불안이 높은 아이들은 종종 ’ 실력이 들킬까 봐 무서워서 ‘ 이런 방어 전략을 사용합니다. 겉으로 봤을 땐 단순한 ‘게으름’으로 보이지만, 평가 상황에서의 자아를 보호하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된 심리적 방어 기제입니다. 이런 전략이 반복될 경우, 성적뿐만 아니라, 학습 능력 자체가 저하되고, 자기 효능감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될 수 있습니다.


유타 대학교 심리학과 프레드릭 로드월트 Frederick Rhodewalt 교수도 비슷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자기 불구화 전략이 즉각적인 자존감 보호에는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기 효능감 저하를 초래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 불구화 전략은 실패에 대한 일회성 대응 수단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방어 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번 찍기 시작한 학생은 다른 시험에서도 이런 행동을 반복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로드월트 교수는 자기 불구화가 일어나는 원인으로 평가 중심, 통제적 환경을 지적했습니다. 이런 환경에 자주 노출된 아이는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자기 불구화 전략을 발달시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 자기 가치 이론(Self-worth Theory)

이 이론은 특히 성취 중심 사회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우리는 실패를 능력 부족으로 여겨지는것을 가장 두려워합니다. 따라서 시험과 같이 능력을 평가받는 상황에서 아예 시도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평가받지 않으려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죠.


다경이처럼 ‘대치동 출신’이라는 외부의 기대가 강한 경우, 시험 결과가 자기 능력 그 자체로 해석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집니다. “안 해서 망했다”는 프레임을 만드는 것은, “해도 안 되더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위한 심리적 회피이자 방어 기제입니다. 이런 전략들은 단기적으로 자존감을 보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학습 동기와 성취를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이 됩니다.



3.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반복된 실패 경험이 축적될 때 생기는 심리 현상입니다. 시도해도 실패한다는 경험이 반복되면, 우리는 시도 자체를 더 이상 하지 않게 됩니다. 시험에서 아예 포기하거나 대충 푸는 식으로 행동이 바뀌게 되죠.


특히 부모의 비난이나 통제가 강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실패에 대한 정서적 내성이 약하고, 실패를 인간 실격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이로 인해 평가 상황에서 노력 자체를 피하는 형태로 심리가 작동하는 것이죠.



부모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정답 줄 세우기, 의도적 찍기 현상은 평가 중심적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입시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에게서 주로 타나 나는 현상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자존감이 낮아지고 불안이 높아지면서 현재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시험을 찍게 됩니다. 결과에 대한 강요나 압박을 줄여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학교 생활이나 시험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준다면 아이는 시험에서 찍는 상황을 맞닥뜨리지 않게 됩니다.



공부는 아이 혼자 하지만,
공부하는 환경은
온 가족이 만들어 줘야 합니다.


공부는 성향,

다면적 학습 성향 분석가

맨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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