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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묵작가 Sep 01. 2020

제14화. 아이고 종강이야

예전에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그런 글을 봤다. 교수님의 정강이를 때려서 "아이고 종강이야" 하는 소리가 나오게 하는 사람들을 모집한다고. 대신 너무 세게 때리면 안 된다고 한다. "으윽 개강해"라는 말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웃자고 하는 이야기인 만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만큼 대학생들이 종강을 바란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종강은 대학생들의 방학 시작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고등학생 때까지 정해진 학사일정을 모두 마쳐야 끝났지만 대학생들은 본인이 듣는 수업이 기말고사나 마지막 과제를 내는 시점부터 학기가 종료된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 별로 종강의 시기는 모두 다르다. 그래서 먼저 끝난 학생이 아직 안 끝난 학생들을 놀리기도 하는데 이 모습은 대학생들만이 할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생들은 1학기를 3월에 개강해서 11주에서 12주 정도 학사기간을 갖는데 빠르면 6월 중순부터 6월 말에 종강을 한다. 초, 중, 고등학생들이 7월은 되어야 방학을 하는 걸 감안할 때 그 사이 기간은 다른 학생들에게 치이지 않으면서 놀러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해외여행을 출발하기에도, 국내 여행을 잠시 떠나기에도 안성맞춤인 특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종강을 한다고 해서 엄청 좋다거나 하지는 않을 수 있다. 지방에 사는 학생들은 본가로 내려가게 되고 그렇게 동기들을 보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개강이 다가올수록 학생들은 빨리 개강했으면 좋겠다는 소리를 하고는 한다.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종강이었는데 막상 빨리 개강했으면 좋겠다니. 부모님이 하시는 말마따나 학생 때가 제일 좋은가보다. 


나는 종강하고 뭐 했더라. 잠깐 생각해보니 뭐 별로 중요해 보이지는 않는다. 1학기를 마치고 나서는 여름방학 때 계절학기를 들었다. 동생이 당시 고3이라 기말고사를 아직 안 봐서 밖에 있는 게 나아 보였다. 그런데 늦잠 자느라 수강신청 시간을 놓쳐서 결국 남아 있던 강의 하나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평이 그다지 좋지는 않아서 걱정도 하고 고학번과 같이 듣는 첫 교양수업이었기에 더욱 걱정했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생각 보자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자연과학 캠퍼스에서 온 선배가 본인은 여기를 잘 모른다며 내게 같이 다니자고 제안했고 지금까지도 연락을 주고받을 만큼 친해졌다. 또한 잘 모르는 부분을 다른 선배들께 물어보며 공부를 할 수 있었는데 다양한 경험을 가진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나름대로 만족했다. 


그 이후에는 거의 놀면서 지냈다. 겨울에도 딱히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휴식이라는 이름으로 시간을 보냈다. 지금 와서 보면 조금 아깝기도 하지만 이때가 아니면 또 언제 놀겠냐는 마음으로 하루 종일 늘어져있었다. 간혹 가다 영어시험도 보고 친구들도 만나면서. 때로는 여행도 다니고 하루 종일 잠도 자고, 오랜만에 공부도 진하게 해 보고. 다양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은 학생 때나 가질 수 있는 특권인 것 같다.

친구들끼리 계곡에 놀러가기도 좋고 때론 돈을 모아 해외로 나가기에도 좋은 방학이다.

[내가 생각하는 방학 때 할만한 일]

1. 대학생 하/동계 인턴 : 방학 기간만 일을 하기 때문에 인기가 굉장히 많다. 이번 여름에 몇 군데 써봤는데 확실히 입사하는 마음으로 준비를 해야 하나 보다.

2. 여행 가기 : 모아둔 돈으로 국내를 돌아다녀도 좋고 친구들과 해외에 나가보면 좋다. 저가항공사가 많아져 기간을 잘 맞춰 예약한다면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3. 자격증 취득하기 : 오래 걸리는 시험은 힘들겠지만 간단하게 취득할 수 있는 시험이라면 준비해봐도 좋다.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이나, 컴퓨터 활용능력시험 등 취업을 위해서도 혹은 단순히 자기 계발 차원에서도 공부를 해서 취득하면 보람 있다. 혹은 운전면허가 없는 학생은 이 기회에 도전해보면 좋다. 

4. 다양한 책 보기 : 학기 중에는 전공수업 듣는다, 과제한다 등의 이유로 다른 책을 보기가 힘들다. 그렇기에 시간이 남을 때 본인이 좋아하는 소설책이나 필요한 서적을 읽기에 좋다.

5. 아르바이트 : 학기 중부터 지속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방학 때만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여름/겨울은 단기로 계절에 맞춰 아르바이트를 운영하고는 하는데 관심 있다면 참여해볼 수 있다. 나도 겨울에는 스키장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싶다. 

6. 그런 거 다 모르겠고 놀자 : 아무리 그래도 노는 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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