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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Jun 20. 2020

<래디컬 마켓> 리뷰할 깜냥이 안되어..


 다섯 가지 엄청난 제안. 이게 논픽션이 아니라 SF소설 아니냐고  정도로 믿기지 않는 제안. 그런데 제안한 두 사람은 시카고대 로스쿨 교수와 프린스턴을 수석 졸업해 1년 만에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천재라고요. 그리고 말끝마다 노벨상 받았던 누구누구 아이디어라고 근거를 제시합니다. '어이없어 보이지? 그런데 아니야, 이거 진지한 얘기야'. 그리고 이례적으로 길고  '찬사'  앞에 나옵니다.

"자본주의는 불평등 심화와 경기 침체의 원흉이라는 비난을 받아왔으나 이에 대한 대안은 없다. 자유민주주의는 부패와 무능함으로 비난받아 왔으나 그렇다고 권위주의가 대안이 될 수는 없다." (41쪽)


저는 실용주의적 인간입니다. 날카로운 비판과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토론을 존중하지만 대안을 만들줄 모르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합니다. 실행 단계의 구체성까지 고려한 대안이라면 훨씬 좋겠지만 때로 그게 어렵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이 책을 호평한 이유는 어떤 형태로든 대안을 내놓기 위해 법학자와 경제학자가 의기투합해 머리를 쥐어짠 대목입니다. 얼토당토 않다는 반응을 예상했을텐데 일단 내놓았습니다. 무모한 도전이지만, 세상은 이런 담대한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까지 나온 어떠한 제도로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세계가 '기생충'에 열광하는 것은 그 근본적 문제에 모두 공감하기 때문이 아니던가요.

책은 작년 #디지털시대읽기 클럽에서 봤어요. 토론이 즐거웠습니다. 다 내려놓고 열린 마음으로 떠들어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의 발제문으로 독후감을 대신합니다.

1. 래디컬마켓 아이디어에 대해
- 공동소유 자기평가세, 제곱투표, 개인간비자, 분산투자규제, 데이터'노동'.. 이 중에 솔깃한 주장은 어떤 것인가요? 정부 자산이나 경제 특구 비자 등 시범테스트는 불가능할까요?
- 래디컬 마켓에서 만들어 낼 연 수조 달러의 사회적 부는 결국 기득권층 세금 성격일까요? 전체 부가 증가하는 것일까요?
- 자산 가격 하락을 원하긴 하세요? 노동자에게 더 많은 권한이 갈지, 21세기 노예제가 될지 짐작해볼 수 있을까요?
- 디지털 이상주의에 끌리세요?

2. 래디컬마켓 외 다른 해법에 대해
- 문제해결 방식으로서, 이런 방법이 아니라면 집값과 불공정 자산시장, 민주주의 쇠락, 이민문제 등은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현재의 정치경제국제노동 시스템이 지속가능할까요? 어떤게 가장 우려되나요?
결- 국 불평등 심화가 핵심일까요? 자본수익을 임금보다 더 공평하게 분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선진국들의 저성장을 해결할 다른 방법은요?
- 기술이 달라지면 우리도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지 않나요? 21세기 혁명은 어떤 얼굴로 찾아올까요?




#트레바리 #디지털시대읽기 2019년 11월 책이자, #국경 클럽 2020년 2월 책입니다. 19년에 읽고 너무 맘에 들어 동네방네 추천했던 책입니다. 그런데, 정말 11월에도, 2월에도 바빴다는 핑계로 리뷰를 제대로 못했어요.. 작심하고 정말 잘하고 싶었던 책인데. 그래서 메모만 저장해놓고 오래 지났네요. 더이상 묻어둘 수는 없어 메모 상태로 마무리합니다. 뭣이 중헌디. 싶습니다. 이런 책 리뷰 잘해보고 싶었는데ㅠ 어쩌면 리뷰할 깜냥이 안되는 그런 대단한 책이기도 합니다..



제곱투표, 일않는 의회 대신 해법이 될까요? 사안별 직접민주주의로 갈까요? 소수의 적극적 이해관계자의 위력은?

데이터 ‘노동’? 데이터 노동조합? 크리에이터 등 차별적 대우가 가능? 일상포스팅은 가치 없나? 데이터가 공정하게 평가받는 사회라면 게임도?

우파는 시장이 번성하는데 필요한 사회 변화에 적극적이지 않았으며 상상력의 빈곤을 드러내 왔다.. 좌파는 사회 병폐를 고치는 일에서 정부 엘리트 관료의 재량에 의존해 왔다는 결함을 안고 있다. 자애롭고 이념에서 중립적이며 공공선에 충실한 엘리트 관료들을 상정해왔지만, 이들은 때때로 자의적이고 부패하고 무능하며, 또는 (실제 그런지와는 관계없이) 대중에게 그렇다고 인식되면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29쪽)


경매를 통해 중요한 사회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음을 밝힌 비크리의 논문. 여러나라가 비크리 연구에 근거한 경매 제도를 이용해 라디오 주파수 면허를 팔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 빙은 비크리가 주창한 경매 제도를 이용해 온라인상에서 광고 공간을 할당하고 있다. (34쪽)

자본주의는 불평등 심화와 경기 침체의 원흉이라는 비난을 받아왔으나 이에 대한 대안은 없다. 자유민주주의는 부패와 무능함으로 비난받아 왔으나 그렇다고 권위주의가 대안이 될 수는 없다. (41쪽)


불평등 심화는 임금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근로소득의 비중이 감소하면서 발생한다. 미국 노동소득분배율은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10% 가까이 감소했는데 그 결과 통상적으로 노동소득분배율이 훨씬 낮은 개발도상국 수치에 가까워졌다. 노동자들 몫이었던 돈은 어디로 갔을까? .. 이런 이윤 대부분은 초부유층에게 돌아갔다. (44쪽)


미국에서는 핵심 생산 가능 인구 중 남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감소하고 있다. 70년 96%에서 15년 88%로... 1940년대에 태어난 미국인 중 90%는 부모 세대보다 더 높은 생활 수준을 누렸지만 1980년에 태어난 세대의 경우 이 확률은 50%에 불과하다..  불평등은 경제적 활력을 위한 대가. 실상은 불평등이 확대되면서 경제적 활력 역시 감소. 불평등이 확대되면서 동시에 경제도 저성장하는 '스태그인이퀄러티'..  (50쪽)

역사적으로 볼 때 공동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파시스트나 국수주의자가 정권을 잡곤 했다. 대중에게 재분배를 약속한다고 선동하면서 부유층의 부를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외세나 '내부의 적'. 저항 수단이 별로 없는 소수 집단을 대상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반동적 움직임이 있어왔고, 이는 국제 질서이 안정을 위협 (51쪽)


우파 포퓰리즘 세력은 현 체제의 문제점을 폭로한다. 이들은 정치 양극화를 반영하는 동시에 심화하면서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적 안정을 위협한다. 이들은 일반 대중뿐 아니라 자기네 구성원에게조차 도움을 주는 어떤 실질적인 정치적 제안도 사실상 못 하고 있다. 상황을 개선하는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현 정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데 대해 불평만 터뜨리는 것이다. 아울러 이런 세력의 부상은 현 민주주의 제도가 대중의 이익을 실현하고 사회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는데 실패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54쪽)


투표권 확대는 토지 귀족의 영향을 약화시켰지만 새로 권력을 잡은 다수는 모든 종류의 소수 집단을 억압했으며 자본가들은 자본을 이용해 정치인들을 매수하고 언론을 농단했다.. (63쪽)

일부 평론가들은 스태그인이퀄러티는 인력을 통제 불가능한 전반적 경제 환경과 인구 변화 때문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우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사상의 빈곤 때문이라 믿는다. 좌파와 우파의 경제학적 통찰 모두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기본 구조에서 연유한 긴장 관계의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있다... 1인1표제는 다수가 소수를 지배하게 만들었다. 경제와 균형, 사법적 개입은 그런 지배를 제약하곤 했지만 그 대가로 엘리트와 특수 이익 집단에 권력을 넘겨주어야 했다. (65쪽)


정부가 토지의 소유권에 대해 세금을 매긴다면, 해당 토지를 생산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은 토지를 개발하면서 세금을 낼 것이고, 토지를 빈 땅으로 놀릴 사람들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해당 토지를 팔 것이다.  헨리 조지의 제안은 대중의 상상력을 재빨리 사로잡았다. 가장 인기 있는 보드 게임 중 하나인 모노폴리의 원래 이름은 '지주의 게임'이었다. (89쪽)


투자 효율성이 배분 효율성보다 더 중요한 영역에서는 사유 재산제를 사용하고, 반대의 경우(토지) 경매 제도를 통해 자산을 할당하는 공동 소유제를 사용하는 것.. (99쪽)


재산의 가치에 세금을 부과하려면, 경제적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과정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매우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 각자 재산을 평가하고 평가액을 공표한 뒤 해당 금액에 누구나 살 수 있게 만드는 것.. 하버거가 이런 제도를 제안한 이유는 세수를 늘리기 위해서였지만, 그가 제안한 세제는 우리가 앞서 강조한 독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혜안을 제공한다.. 훗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모리스 알레 역시 제안했던 하버거의 세제는 높은 가격을 요구함으로써 거래가 잘 일어나지 않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제도는 자산에 대해 독점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소유자가 높은 가격을 부를수록 더 높은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106쪽)


공동소유 자기평가세는 높은 가격을 부를 경우 세금 부담이 커지기 떄문에 신호와 관련된 부작용을 감소시킨다. (116쪽)


사법적으로 집행되는 권리는 존경받는 엘리트의 자비심, 혜안, 정당성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연방법원 판사는 선거로 선출되지 않으며 대중에 대한 책임도 없다. 이 덕분에 소수 집단의 권리를 신장시킬 수 있었으나 바로 이 점 때문에 민주주의 규범이 강한 나라에서는 오히려 소수 집단의 위치가 불안정하기도 하다. 게다가 법원은 선거권, 동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 등에서 흑인에 대해 명백하게 차별적인 법을 용인했던 전력이 있었다. (143쪽)


케네스 애로.. 개인들이 선호도 순서로 후보자를 줄 세우는 방식의 투표로는 위에서 말한 상황을 해결할 수 없음.. 을 입증했다. 다수결 기반 유권자들이 어떻게든 "자신의 표가 결과에 반영되기를" 바라는 욕심을 가지고 표를 행사하는 경향. 미국은 양당 정치여서 두 당의 예비선거에서 선출된 사람들 모두를 싫어한다고 해도 그중 한 사람을 지지해야 한다..(147쪽)


존 스튜어트 밀.. 무지한 다수가 과도한 정치적 영향력을 현명하지 않게 사용하는 상황을 우려.. 교육을 더 받았거나 더 큰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에게 더 많은 표를 주는 방안을 한때 옹호했으나 금세 철회.. (151쪽)

공공재 공급을 위해 개인이 지불해야 할 가격은 개인의 영향력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영향력의 '제곱'에 비례..


사람이 아닌 자본의 이동에 초점을 맞춰 세계화를 촉진한 탓에 세계화로 인한 편익은 널리 공유되지 못했다. ... 자본시장 국제 간 투자 장벽 모두 없앨 경우 전세계 소득은 1.7% 증가할 따름. (203쪽)


이주 노동자와 고용주가 가장 큰 혜택.. 이민으로 인한 혜택의 만은 부분을 일반 대중으로... 정치적 반대를 완화시키고.. .

개인간 비자 제도.. 선진국의 소외된 사람들, 뒤처진 사람들, 노동자 계층에 도움이 될 것. .. 종속 관계.. 평등과 거리가 멀지만 .. 일부 후원자가 가부장적으로 이주 노동자를 챙기는 자세? (231쪽)

2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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