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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Apr 09. 2016

<선거를 해킹하는 법> 탐욕의 시대, 세풀베다의 증언

상대 후보를 감청하거나 해킹, 주요 선거전략을 손에 넣고. 지지자에겐 스팸을 보내고. SNS 통해 허위정보를 흘리거나 댓글로 여론 조작. "온갖 지저분한 일이 주특기"라고. 남미 각국을 뒤흔든 세풀베다 얘기

 

이 시리즈는 정말 대단하다. 세풀베다는 31살. 8년 간 아메리카 대륙 곳곳을 다니며 선거에 개입하거나 주요 정치 의제가 있을 때마다 배후에서 영향력을 미쳤다고 증언한다. 세풀베다가 이끄는 해커 군단이 대선에 개입해 무언가 일을 한 적이 있는 나라는 니카라과, 파나마,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멕시코,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베네수엘라까지 라틴아메리카의 거의 모든 나라라고 


1편을 보고, 충격을 받아.. 기다렸다. 총 5회를 예고했고. 이제야 찬찬히 본다.  


원문은 블룸버그 보도. 영어가 편하신 분은 이걸 보시라.

나는 고마운 뉴스페퍼민트의 한글 번역본으로.. ^^

2편의 이야기.. 세풀베다는 15살에 학교를 중퇴. 친구를 통해 코딩을 배웠다고. 우연히 뛰어든 선거판. 첫 임무는 상대 후보 웹사이트를 해킹, 후원자들 이메일 주소를 확보한 뒤, 허위 정보를 무차별 살포하는 일. 돈도 벌 수 있었고, 자신이 지지하는 우파 정치인을 도울 수 있다는 소명과 보람. 흥미로운 건, 사실상 그의 롤모델이자 멘토였던 선거전문가 렌돈. 네거티브 선거, 소문 퍼뜨리기의 달인이었고, 고급 승용차와 명품 등 호사를 누리고 있었다고. (2부를 읽다보면.. 장강명의 <댓글부대>가 떠오르고..)


언제나 현찰. 다른 나라에 갈 때는 위조여권.  사람 만날 때는 스마트폰을 들고 오지도 못하게 하는 철두철미함.. “listen to music”은 전화를 도청하라는 지시... 스파이 영화를 찍으셨군. 팀웍도 끝내주는게, 바이러스나 스파이웨어 잘 만드는 친구,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 약점을 귀신 같이 찾아내는 친구, 휴대전화 감청의 귀재..


대낮 길거리에서 총격전이 일어나고, 상대편 조직원을 살해한 뒤 목을 베 거리에 걸어놓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등 기본적인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나라.. 멕시코. 이쯤 되면, 세풀베다의 멘토 렌돈은 그를 안전하게 빼오기 위해 전용기도 보내고.. 호텔 방 대신 방탄 차량에 숨기도 하고... (아무리 봐도 영화다, 영화... '시카리오'는 그냥 귀여운 픽션..)


아예 상대방 후보 선거사무소 인터넷 라우터에 스파이웨어를 설치, 캠프 전체의 모든 통화, 이메일을 들여다 봤다거나.. 상대방 후보의 주요 연설문 등은 실시간 받아보고...  안드로이드 전화기 해킹에 효과가 좋다는, 5만 달러 짜리 러시아산 소프트웨어도 척척 구입.. A급 트위터 계정 수천 개를 사들이는데도 돈 펑펑 쓰고.. 3만 여개의 트윗 봇도 써보고..  상대방 후보를 가장해 ARS 전화를 새벽 3시에 뿌려 유권자를 화나게 하고...

물의를 빚게 만들고.. 가짜 사이트로 가짜 해명글을 올려 파문을 더 키우고...



그가 이런 일을 폭로하게 된 배경??? 이것도 드라마. 


자신은 도와줄 후보를 고를 때 첫째는 언제나 이념이고 돈은 둘째였습니다. 만약 떼돈을 벌 생각이었으면, 선거판에 뛰어들어 정치권에 머무를 게 아니라 금융 시스템을 해킹했으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멘토와 결별. 어쩔 수 없이 반정부 쪽에 서자마자.. 특공대원 40명이 들이 닥쳐 그를 체포하고. 10년 형을 받았는데 감옥에서도 습격받고, 암살 위협이 이어지고.. 잠잘 때도 방탄복을 벗지 못하는 신세.. 그가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갈 때는 오토바이 여섯 대가 엄호하고... 폭탄을 막기 위해 신호 교란 벌이고...


“저는 대통령, 고위 공직자들과 일해 왔습니다. 모두 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독재 정권, 좌파 정부를 물리치겠다는 흔들림 없는 목표 아래 했던 일이에요. 제가 지금껏 한 일에 조금도 후회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떳떳해요.”

그는 현대 사회의 선거를 얼마든지 쥐락펴락할 수 있는 해커들을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을지도 일반 대중들은 전혀 모르기 때문에 그 점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두 가지 다른 차원의 정치가 있어요. 사람들 눈에 보이는 정치와 그리고 실제로 그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 물밑에서 일어나는 정치가 있습니다. 저는 지금껏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겁니다.”


그의 멘토는 세풀베다가 그저 웹개발을 맡은 말단 직원이었을 뿐이라고 해명.....


정말.. 끝내주는 스토리다. 어쨌거나 이것은 뜨거운 심장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 돈과 권력, 사명감이 얽혀 있다. 실제 총격을 퍼붓는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사이버 전쟁이 벌어진다. 옳고 그른 진영의 문제도 아니고, 정부와 반정부 어느 쪽도 자유롭지 않은. 그저 권력에 대한 탐욕만 이글거리는 세계. 그게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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