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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Dec 05. 2023

<사무실의 도른자들> 성공만 하면 된다며?

사무실의 소시오패스에 대한 책을 읽은 건 십수년 전이다. 마침 스티브 잡스와 손정의 책도 읽었는데 모든 설명에 부합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후 만난 어떤 이들에 대해서는 ’아마도 소시오패스‘라며 혼자 진단하곤 했다. 그런 경험, 다들 있지 않은가? 저 인간하고 계속 일하는게 몹시 괴로운? 꼭 소시오패스까지 안가더라도 온갖 인간들이 다 있지 않던가?


#사무실의_도른자들


흥미로운 제목만으로 펼친 건 아니고, 내 손에서 떠나보내게 되어 휘리릭 조금 봤다. 선물받은 책인데, 관심있다는 B에게 선뜻 넘기기 전에 살짝. 궁금하긴 하니까ㅋ


뉴욕대 사회심리학 교수가 썼는데, 생생한 사례 중심으로 풀었다. 도른자(Jerk)라는 요즘 유행어가 동원됐지만, 사실 드물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라 웃음이 나온다. 저런 이들 때문에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는게 원래 직장생활이다. 어디에나 또라이가 있기 마련이고, 주변에 또라이가 안 보인다면 바로 내가 또라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솔깃한 얘기다.


저자는 ’사무실의 도른자‘들을 유형별로 분류했는데, 강약약강형, 성과 도둑, 불도저, 무임승차자, 통제광, 불성실한 상사, 가스라이팅형 등 모든 유형에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니, 사회생활 오래한 덕분일까? 나만 그런거 아니겠지? 일터의 스트레스란게 결국 언제나 사람 아니던가? 사무실 밖의 갑님도 힘들지만 같이 일하는 이들 덕에 술 땡기는 법. 원래 직장생활이 이런거 아녔나?


1장 강약약강형 | 툭하면 선 넘는 사람들과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법


- 그들의 목표는 오직 하나, 성공이다

- 대체 왜 그런 짓을 하는 걸까?

- 그들은 순식간에 권력을 쟁취한다, 하지만 시야가 좁다

- 그들은 상사를 등에 업고, 소문을 퍼뜨린다

-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다섯 가지 방법


각 챕터별로 목차만 봐도 웃음이 나온다. 이건 내가 사무실 생활을 졸업했기 때문에 여유있게 보는 것일 수도 있다. 저런 사람들 때문에 괴로운 분이라면, 유형별 대책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사무실에서 위아래 내 편 늘리는 소통이 대체로 답. 현실세계에서는 가이드대로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혼자 지하실 파고 들어가는 것보다는 낫겠지.  단짝과 술마시며 그 인간 함께 씹는 것도 직장생활의 묘미이지만 마음에 방탄조끼 입는 셈 치고 참고할 수 있다. 저런 인간은 어디에나 있고, It’s not your fault. 당신 문제가 아니니까, 현명하게 대처하시라.


혹시 나도? 그럴수도. 그런데 그렇게 스스로 성찰하는 인간이면 아마 괜찮을듯. 책을 급하게 넘기느라 뒤에 자가테스트 부분을 못봤다ㅎ


어떤 유형이든 과도한 성공 압박이 만들어낸 이들이다. 양심, 염치 없어도 성공만 하면, 부와명예를 차지하고, 성공과 평범에 대한 보상이 엄청 달라지는 양극화를 공정하다고 하는 사무실, 아니 이 사회의 공기부터 바꾸지 않고서야, 도른자들은 더 늘어날 것이다. 원칙과 기준에 따라 동료를 존중하는 팀 플레이어들이 점점 귀해지는 거, 정상 아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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