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은 어떻게 극우에 먹혔을까. 태거트 머피가 [일본의 굴레]에서 술술 풀어나가는 이야기의 핵심은 검찰과 언론이다. 맘에 안드는 이를 검찰이 때리면 언론이 물어뜯는 공조 시스템이 모든 걸 망쳤다. 올곧은 이는 밀려났고 저항하는 이는 망가졌다. 검찰과 언론은 뭔 짓을 하는가.
그런데 왜 주역이 검찰과 언론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자민당이 극우가 된 사연일까. 정치권이, 정부가 파시스트가 되는 게 시민들에게 가장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심하게 지나가는 압도적 해로움이 정치판에 있기 때문이다.
뉴스타파필름의 다큐 [압수수색 : 내란의 시작]이 6월3일 자정까지 한시적으로 무료 공개됐다. 28일 공개 이후 이미 100만 가까이 봤다는 건 작품성 흥행성 이미 검증됐다는 이야기. 내게 가장 인상적인 것 세가지만 꼽아보면..
첫째. 정치인의 그 해로운 입들.
뉴스타파를 허위뉴스로 몰아가는 국힘 정치인들의 국회 발언은, 입법부 심장에서 하는 이야기로 면책되기에 더 사악하다. 하늘을 두려워않는 뻔뻔한 말들을 왜 주목해줘야 하나. 저걸 따옴표로 전하는건 언론 아니다. 저게 얼토당토 않다는 걸 따져야지.
둘째. 언론인의 끈질긴 취재근성.
뉴스타파 취재기자들이 끈질기게 질문하는 모습이 반갑고 고맙다. 방통심 유희림 후안무치한 행태를 묻는 기자가 그렇게 적었다는 게 더 황망하지만, 그래서 뉴스타파 기자들의 취재 모습이 아름답다. 부디 저 모습을 보고 누군가는 언론인을 꿈꾸기를. 바닥 친 언론판에도 패기 넘치는 이들이 새로 들어와야지. 권력에 저항하는게 언론이다.
셋째. 검찰의 시커먼 수법들.
뉴스타파 기자들을 겨냥한 공소장이 얼마나 황당했으면 재판장이 다시 쓰라고 명해 세차례 수정 끝에 71쪽이 37쪽으로 줄었다. 그 37쪽도 한심한 얘기지만, 원래는 얼마나 끔찍했을까. 그게 윤석열씨 명예훼손이랍시고 호위무사 검찰이 휘두른 칼날은 불의와 부정의 핵심이다. 검찰과 언론이 작당하고 해로운 정치인 편에 서면, 최대 정당이 극우화되는게 한순간이라는 거, 일본에서 반면교사로 배울만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이미...
권력에 맞선 언론의 저항이 어떤 과정에서 이뤄지는지 보여준 수작. 여기서 아쉬운 한마디를 덧붙일 수 밖에 없다니 유감이다.
김용진, 한상진 등 이 영화 영웅들이 훌륭한 언론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부디 그 올곧은 자세 그대로, 잘잘못을 뭉개지 말자. 최승호 선배에게 아직도 사과하지 않은 뉴스타파 핵심들이 훌륭한 언론인이라는 점에서 곱으로 아쉽다. 최승호 선배는 [공범자들](2017), [자백](2016) 등으로 뉴스타파 다큐영화을 이끌었다. 뉴스타파가 새로운 시대정신의 중심 언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과 등 결자해지 간절히 바란다.
#마냐뷰 #압수수색_내란의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