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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날, 조국> 비정치적 인간에서 정치인으로

by 마냐 정혜승

정당으로서 대선에 후보를 낼 것인가. 조국혁신당은 고뇌가 깊었겠지만 결단도 빨랐다. 하지만 민주당 후보를 밀면서 어찌 아쉬움이 없었을까. 대선을 앞두고 개봉된 [다시 만날, 조국]은 "3년은 너무 길다"며 빛의 혁명에 앞장섰던 조국 대표를 기억해달라는 다큐 같다.


사전투표를 하고 이재명의 시대를 기다리면서, 조국의 시간을 돌아보는 것은 조금 담담하면서도 조금 애틋한 느낌. 여러가지 여운까지 마음이 술렁거릴거라 보기전엔 나도 몰랐다.


[그대가 조국](2022)이 '사냥'당하는 그의 고통과 시련을 담았다면 [다시 만날, 조국]은 그 운명을 피하지 못한 한 사람이 어떤 의지로 싸우며 성장하는지, 국민과 함께 무엇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준다. 대통령도 아닌, 살아있는 정치인 다큐로 두편이나 나왔으면 비범한 거 맞다.


조정래 작가의 말대로 "거의 무결점의 인간"이었던 그는 정치와 거리를 뒀다. 법무부 장관 임명을 받아들인 것도 출마를 피하기 위한 나름의 고육지책. 그게 운명을 바꿨다. 2019년 검찰은 조국 사냥을 위해 70곳을 압수수색했다. 정경심 교수는 딸 입시와 엮여 4년형을 받아 3년4개월 형기를 채웠고, 조국 대표는 아들 문제로 현재 복역중이다. 심각하다던 온갖 혐의는 거의 무죄였지만 그에게 총질했던 국힘, 검찰, 언론 중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 국회에서 그를 몰아붙이는 주역이 하필 김진태, 그리고 고 장제원이다. 대체 누가 누구를.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니체의 말을 곱씹으며 그는 운명에 끝없이 저항한다. 정경심 교수의 저항, 그녀의 속내도 다큐에서 보다가 함께 울었다. 솔직히 이 다큐 내내 계속 눈물이 흐를지 나도 예상못했다.


포르투나(운명), 비르투(의지), 네체시타(시대의 요구), 프루덴차(통찰력),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가져온 키워드는 비정치적 인물이 정치인이 되는 시간에 겹쳐진다. 그는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정치에 뛰어들었고 12석의 의석을 확보했다. 윤석열 탄핵 소추안이 204표로 가결된 걸 생각하면 이순신의 마지막 12척 마냥 큰일을 해냈다는게 과한 평가가 아니다.

검찰독재 종식이라는 어려운 말 대신 "3년은 너무 길다"고 싸우던 이의 휴먼다큐는 후반부 포커스를 국민에게 돌린다. 우리의 겨울이 봄으로 이어지면서 우리의 승리를 돌아보는데 고비마다 새삼 울컥했다. 울고웃은반년이었다. 우리가 혁명의 주역이고, 처음 우리 옆에 조국이 있었다.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새삼 남긴다.

그가 돌아오면 또다른 도전이 시작되겠지. 아무래도 이 다큐는 그의 다음 행보를 담아 3부작으로 완결되지 않을까? 혹시 더?


오티움 금요일 매니저 관두고 본업인 영화 제작에 표표히 나섰던 우리 최아람 장하다!

#마냐뷰 #다시만날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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