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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마라 Jan 06. 2019

대기업 출신이 말하는 스타트업으로의 이직 (2)

대기업출신 스타트업종사자 4명과 스타트업출신 대기업종사자 1명의 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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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 소개-
A. 커플앱 [비트윈] HR 조**님
   : LG전자 인사팀 4년 근무

B. 서베이 서비스 [오픈서베이] CEO 황**님
   : 맥킨지 컨설팅 12년, 식음료 기업 3년 근무

C. 업무 협업 툴 JANDI [토스랩] COO 양**님
  : 바클레이즈 증권회사 M&A 애널리스트 출신

D. 포토북 [스냅스] COO 김**님
  : 미국 반도체 회사, 삼성전자 신사업부 7년 근무

E. 김마라 (저자)
  : 두 스타트업을 지나, 현재 IT 대기업 근무





Q. 연봉에 대해서, 연봉협상이 불리할 것만 같은데?


B. 오픈서베이 CEO :

나에게 연봉이 얼마나 중요한 우선순위인지를 알아야 한다. 연봉 = 회사가 나를 어느 정도의 인재로 보고 있는가 라는 지표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오퍼를 받았을 때 회사에서 맡아줬으면 하는 책임감의 크기와 제시한 연봉이 맞다고 판단하는지 역으로 물어봤다.

총액으로 볼 때 이전 연봉보다는 적다. 그러나 그 외 베네핏이 되는 요소들을 함께 고려했을 때 리즈너블 한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D. 스냅스 COO :

현재의 회사가 생각했을 때 나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연봉 오퍼를 달라, 그리고 성과를 냈을 때 다시 협상하자 라고 했었다.

목표를 달성하고 다시 시기가 도래했을 때 조금 더 적절한 보상을 요구했다.

스타트업에서 고연봉을 처음부터 맞춰주기는 힘들다. 거의 그런 케이스는 없다고 가정해도 될 것 같다.

본인이 연봉 외에 어떤 요소를 우선순위로 삼는지 생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 김마라 (저자) :

위 패널분들은 연차도, 경력도 높기 때문에 초고액의 연봉이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내가 2번째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땐 5년 차로, 높은 연봉이 아니었기 때문에 충분히 협상 가능한 수준이었다.

다니는 회사에 큰 불만이 있어 당장 때려치워야만 하는 상태도 아니었다. '기존의 곳과 새로운 곳의 비교를 한 뒤 더 나은 선택을 해야지'의 마음으로 협상했다. 


(정확히 이런 말을 한 건 아니지만 뉘앙스만 말하자면) 연차 대비 많은 일을 해봤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 가성비(!)가 좋을 것이다. 스타트업은 시작 시점에 할 일이 정말 많을 테니, 맡길 업무만큼의 합당한 연봉을 제안해달라고 했다. 그리곤 납득할 수준의 연봉으로 이직했다.



Q.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문화 차이는 크다고 생각하는가?


A. 비트윈 HR :

매우 다르다. 스타트업의 기업문화는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유롭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분위기이지만 간혹 비즈니스 매너가 없는 분도 많다. 많은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자율이 많은 대신 책임이 많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C. 토스랩 COO :

COO를 하면서 직원들의 상담을 많이 하고 회사의 엄마 같은 역할을 많이 한다.

너무 수평적이라 별 것 가지고 다 찾아온다.(웃음) 회사에 상비약이 없어서 못 다니겠다고도 하고, 아이들 데려다줘야 해서 정시 출근 못하겠다고도 한다.

문화 차이를 가장 확실히 말하자면 대기업은 임원-사원 순으로 퇴근한다면, 스타트업은 직원-임원 순으로 퇴근한다.


E. 김마라 (저자) :

지금 다니는 대기업도 수평문화이기 때문에 다행히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의사결정 참여도다.

대기업에서는 조직 트리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번복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미 결정된 사항을 탑다운으로 내려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타트업에서는 말단 직원이라 하더라도 의견을 내고 반문을 해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물론 최종 결정은 상위자가 하겠으나 그 과정 안의 참여도가 확연히 다르다.



Q.  대기업 VS 스타트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


A. 비트윈 HR :

에너지 넘치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이 가장 좋다. 주도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을 보면서 자극받을 수 있다.

다만, 너무 꿈같은 기대를 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 엄연한 회사다 

HR로 있으면서 퇴사자 면담을 하면 늘 듣는 말은 ‘나는 스타트업 들어오면 내가 다 할 줄 알았다’라고 말을 한다.

매우 수평적으로 토론하는 건 맞다. 하지만 의사결정은 한 명이 하는 것이다. 자율성 역시 본인이 일을 충분히 해야 느낄 수 있는 것 임을 기억해달라.


B. 오픈서베이 CEO :

스타트업에서는 머릿속에 생각만 하고 그렸던 것들을 팀과 함께 실제로 만들어가는 기쁨이 가장 크다.

체력, 지력, 심력이 필요하다. 그중 제일은 심력인 거 같다.

큰 회사는 일만 하면 된다. 작은 회사는 마음을 써야 한다.


C. 토스랩 COO :

예전에는 오피스를 나가는 순간 모든 걸 다 잊었고, 워라벨을 챙겼다. 지금은 워커홀릭이 되어 일과 하나가 되었다. 퇴근 후에도 계속 고민하게 된다.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업계에서 잘하고 있는 스타트업에 조인을 해보면 좋겠다.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충분히 고민하고 조인하고 싶은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D. 스냅스 COO :

행복하게 일하려고 온 건 아니다. 오히려 안정적으로 돈 받고 칼퇴하던 시즌이 더 행복할 수도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meaning을 준다는 것이 다르다. 임직원, 서비스가 변화한다는 것이 뿌듯한 점이다.

단, 아무나 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하나라도 잘 못되면 회사에 영향이 미친다.

스타트업으로 인해 행복해질 거라고는 생각을 가졌다면 다시 재고하라는 것이 현실적인 조언이다.


E. 김마라 (저자) :

스타트업은 한 번쯤 가봐야 하는 코스도 아니고 주식이나 연봉 상승으로 로또가 되어줄 돌파구도 절대 아니다.

이직을 하기 전에 "나는 어떤 성향의 직장인인가"를 잘 알아야 한다.


이미 잘 구축된 회사에 들어가 유지되도록 조력하는 역할이 직장인으로서의 안정과 만족감을 가져온다면 대기업에 그대로 있는 것이 현명하다.

하지만 고생할 것을 감수하더라도 내 목소리가 서비스에 더 반영되는 경험을 해보고 싶고, '내가 없어도 아무 이상 없겠지'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없으면 큰일 나겠지'라는 자존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 직장인으로서의 만족을 가져오는 타입이라고 생각된다면, 열대우림의 스타트업 정글로 모험을 떠나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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