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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광 Jan 06. 2023

‘GUCCI’가 아닌 ‘구찌’에 관한 생각

한글 패션 그래픽의 좋지 않은 예.

-구찌의 설날 기념 한국 한정 컬렉션에 등장한 ‘구찌’ 그래픽은 우유에 밥을 말아 먹고 김치를 물에 씻어 먹는 것과 같은 생경함을 유발한다. 

-구찌에서 한글 그래픽을 당당히 사용한 건 구글과 어도비에서 개발한 Noto Sans 덕분이다. 제법 괜찮게 생긴 전 세계 다양한 문자를 라이센스 걱정 없이 쓸 수 있기 때문. 

-한글은 영문과 다르다. 문자가 아닌 그래픽’으로 사용되기 위해선 따로 가공을 하거나 레이아웃에 스며들게 해야 한다. 다시 말해 문자로 읽히는 게 아니라 그래픽으로 먼저 보여야 한다.

-그런데 이번 구찌의 디자인은 글자로 먼저 읽힌다. 외국인들에게는 그래픽으로 보이겠지만, 한국 한정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럼 당연히 그래픽으로 가공 되어야 하고, 전체적인 레이아웃과 무게감을 고려하여 디자인되어야만 했다. 


-같은 Noto Sans를 사용한 라프시몬스의 아메리카 티셔츠는 그래도 좀 낫다. 전체적인 레이아웃 구성이 조화롭게 디자인되어 하나의 완성된 그래픽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른 글로벌 브랜드에서 한국과 관련한 디자인 레퍼런스로 무드보드의 한자리를 차지할까 걱정된다. 구찌가 했으니 우리도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며 이것을 참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즘 한글도 하입 있는 그래픽으로 많이 사용 되고 있다.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의 모자가 대표적이다. 이 브랜드의 이름이 주는 왠지 모르게 멋들어진 어감, 적당한 크기와 길이 그리고 담담한 모노톤. 이러한 요소들이 한글로서 튀지 않고 모자에 프린트된 그래픽으로 보여지게 해준다.

-잘 된 한글 패션 그래픽의 레퍼런스가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 그래야 해외 브랜드에서 그것을 참고할 테니. 우리가 미국의 College Font를 모방한 그래픽 후드를 만드는 것처럼 그들도 우리의 한글 그래픽을 모방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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