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을 보여주는 '천재'들은 언제든 있어 왔다. 이를테면, 이런 사람들 말이다.
15세기 인물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같은 그림으로 유명하지만, 그의 천재성은 미술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당시 그가 그린 인체 해부도는 오늘날의 의학 교재와 견주어도 될 만큼 정확도가 높다. 새의 날개짓을 연구해 스케치한 '오르니톱터'(Ornithopter)는 '인간도 날 수 있다'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데 지대한 영감을 주었다.
이 밖에도 광학·지질학·토목·기계공학 등 다 빈치의 연구 분야는 바다처럼 넓었다. 지금으로 치면 융합형 인재의 '끝판왕' 격이다. 인간의 이성과 호기심이 닿을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그의 이른바 '오지라퍼 정신'은 그 시대의 '르네상스 정신'을 대변한다.
19세기로 건너가 보자. '찰스 다윈'은 진화론을 통해 세상의 작동 원리를 제시했다. 인간은 신의 피조물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일 뿐이며, 이 자연은 '진화'의 관점에서 설명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그는 과학적 합리주의와 진보주의라는 19세기 시대정신을 압축해 보여주었다.
19세기를 대표하는 또 다른 얼굴은 토머스 에디슨(보다는 '니콜라 테슬라'가 더 천재 과학자 상에 가깝지만,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측면에선 역시나 '에디슨'이 우위에 있다)이다. 인간의 합리성과 과학의 힘을 돈으로 바꿔내는 '산업화' 혹은 '자본주의'의 상징적 인물이 바로 '에디슨'이다.
초기 자본주의와 산업화가 낳은 인간 소외, 양차 세계대전의 참상 등 근대화의 격동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했던 20세기 초반의 노력은 그 시대 불세출의 천재 '파블로 피카소'가 잘 그려내었다.
그렇다. 이처럼 인류 역사에는 그 시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천재적 인물이 매번 존재해 왔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지금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들은 누굴까. 현재의 시대정신에 맞춰 AI에 문의해 보았다. 챗GPT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괄호까지가 챗GPT의 답이다.
- 일론 머스크(우주·전기차·AI 혁신)
- 래리 페이지 & 세르게이 브린(구글 창립, 정보혁명)
- 마크 저커버그(메타, SNS 혁명)
- 제프 베이조스(전자상거래·우주산업)
- 데미스 허사비스(딥마인드, AI연구) [챗 GPT 이놈. 자기를 낳아준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만' 오픈AI CEO 대신, 그의 라이벌을 이 시대의 천재로 꼽았다. 부자 관계로 보면 패륜이며, 사회생활로 본다면 눈치 못 챙기는 부하직원 같은 대답이다. AI에 바짝 뒤쫓기는 우리 인간에게 약간의 희망이 보인다.]
그렇다. 2025년 9월 2일 현재,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은 모두 '컴퓨터 오타쿠'들이다. 인간의 언어가 아닌, 컴퓨터 언어에 능한 자들이 시대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을 그저 무언가를 발명한 사람, 혹은 그 발명으로 떼돈을 번 사람 정도로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이들은 사회의 핵심 구조물을 만들고, 인간의 인식과 행동 양식을 통제하며, 이를 통해 '기술만능주의' 체제를 전 세계에 걸쳐 공고화한다. 이들은 그저 '발명가'이거나 '자본가', '사업가'에 그치지 않는다. 기술만능주의 체제를 만드는 사람들, 즉 '테크노크라트'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테크노크라트'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우리 인류는 괜찮은 것일까. 컴퓨터 언어를 쥐뿔도 모르는 나는 조금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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