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UX Writing Lab Jan 23. 2023

매출을 올리는 글쓰기

글로 서비스의 사용성을 최적화시키는 것이 UX Writer의 핵심 역할이지만, 역할 구분이 명료하지 않거나, 글에 종사하는 인력이 많지 않은 기업에서는 분명히 UX Writer가 글을 기획하고 쓰기도 할 것입니다.  


콘텐츠의 상태를 진단하는 컨설팅을 수행한 적이 있습니다. 기업의 비전, 구성원의 목표 의식과 열정, 핵심 서비스의 가치, 사용자의 가치 모두 확실하고 잠재력이 큰 서비스였습니다. 다만 사용자가 이런 가치를 접하는  글에서는 이렇게 훌륭한 가치와 비전이 설득력있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기업이나 서비스가 가진 방대한 정보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떻게 전개시켜야 할 지는 모든 서비스와 작가의 핵심 과제입니다. 


촉망받는 행동 경제학자 댄 애리얼리의 부의 감각을 읽던 중 예상치 않게 몰입도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인사이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서비스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것같아 공유합니다. 






언어와 제의가 만드는 마법


p. 259~ .

셰릴은 메뉴판을 읽으면서 감탄한다. 

"오오, 이거 봐. 전통 소스를 사용했으며 장인의 솜씨로 빚어낸 늙은 염소 치즈와 풀만 먹고 자란 소를 재료로 한 수제 패티에 텃밭에서 갓딴 신선한 채소에 명가의 비전 요리법인 와인 속성 '토마테'와 수천 개 중에서 일일이 손으로 골라낸 양파... "

"내 귀에는 비싼 치즈버거라는 말로 들리는데?"


풀만 먹고 자란 소고기와 유기농 목초 우유로 만든 치즈가 들어간 치즈버거(출처: unsplash, 왼쪽: Jacob Cotton, 오른쪽: Amirali mirhashemian)




p. 261.

"'2010년 샤또 뱅드 윰 피노누아'가 특별히 생산한 귀한 포도로 제작된 와인입니다. 그해 남프랑스에 내린 비로 지하수가 얼마나 넘쳐났던지 대부분 포도밭의 저지대가 잠겼지요. 그래서 그해 수확된 포도는 특히 알갱이가 굵고 단단합니다. 그리고 이 포도는 통상적인 경우보다 정확하게 144시간 뒤에 수확했으며 산에서 불어오는 미풍과 신선한 물을 사용해서 숙성시켰습니다..." 

"네. 좋아 보이네요. 일단 그걸로 시작합시다." 


나중에 계산서가 나온다. 와인과 롤과 치즈버거, 그리고 웃음 속에서 이야기꽃을 피운 저녁 시간을 모두 합한 가격은 부부 한 쌍당 150 달러다. 사람들은 비싼 음식을 매우 싸게 잘 먹었다고 생각한다. 


스토리가 있는 와인(이미지 출처: unsplah, 첫 번째: Marcus Ganahl, 두 번째: Tamara Malaniy, 세 번쨰: Des Recits)



p.262. 

이 두 장면은 언어가 상품 가치의 수준을 바꿔놓는 마술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언어는 경험을 어떤 틀로 묶을지 결정할 수 있다. 언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소비에 추가로 관심을 더 갖게 만들고 그 경험 중에서도 특정 부분에 초점을 맞추게 할 수 있다. 


똑같은 음식과 와인을 자기 사무실에서 먹고 마실 때는 그 음식이 특별하다는 사실을 거의 알아차리지 못했다. 똑같은 음식이었음에도 그녀는 음식을 묘사하는 언어에 푹 빠져들었을 때 훨씬 더 맛있게 먹었다. 



p.264. 

음식이 색다르게 묘사될 때 즐거움을 더 많이 누릴 수 있다. 언어에는 음식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놓는 힘, 즉 그 음식이 묘사하는 방식에 딱 들어맞도록 그 음식의 가격을 올려놓는 마법의 힘이 있다. 




사람들은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들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들을 묘사한 것 중에서 선택한다. 바로 이 지점에 가치의 수준을 바꿔놓는 언어의 마법이 존재한다. 


p. 266~ .

와인의 '타닌', '복잡성,' '산도'같은 단어, 

와인을 조심스럽게 잔에 따르고, 잔을 빙빙 돌리고, 빛에 비춰보고 하는 의식... 

-> 언어는 와인 병에 든 와인이라는 액체의 물리적인 특성을 전혀 바꾸지 않고서도 사람들이 와인을 경험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바꾼다. 


p.267. 

커피 산업도 제품과 관련된 언어를 보다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제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창의적인 작가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단일원두 커피,' '공정무역 커피,' 고양이 배설물에서 커피 원두를 채취해 만든 커피,' '1,000세대 동안 커피 잎을 만져온 원주민들이 눈물로써 햇볕에 말린 커피'...


대충 만든 커피가 아니라 장인이 한 알 한 알 엄선한 커피라고요(이미지 출처: unsplah,왼쪽: Milo Miloezger, 오른쪽: Delightin Dee)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고 받아들이는 이야기에 구체적이고 세밀한 묘사가 하나씩 보태질 때마다 우리가 기꺼이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은 조금 더 높아진다. 



p.269. 

언어는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모든 종류와 경험이 지닌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을 바꿔놓는다. 






서비스나 기업에 활력을 가져오는 글을 어떻게 쓸까요? 


몇 가지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적어보자면 

창업자, 제작자, 작가 또는 누구든지 기업의 구성원 이야기 들려주기:  제품 뒤에 사람이 보이면 제품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제품에 스토리 입히기: 제품을 탄생시킨 배경, 비전, 고난 극복 과정, 탄생의 감동기 등.. 

사용자 입장에서 스토리텔링하기: 복잡하거나 어려운 제품의 특징을 '쉽게' 쓰는 것도 좋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어떻게 쓰는지 스토리로 만들면 훨씬 더 쉬워진다. 

제품과 관련된 지식 제공하기: 와이너리, 샤또, 타닌, 등급 등과 같이 제품을 둘러싼 산업군에 대한 지식, 생산년도, 경작 환경, 제조업자,  해의 사건 등과 같이 제품 자체에 대한 지식을 제공한다. 유용한 지식은 소비자를 우쭐한다.  

제품과 관련된 의식 만들기: 와인을 마시기  잔을 흔들고 향을 맡는다. 잔을 흔들면서 벽에 흘러 내리는 막을 관찰한다. 와인의 눈물이라는 서정적인 이름도 붙여보자. 와인을 혀에 호로록 감아서 맛과 감도를 느껴보자.... 이런 절차를 거치는 나는 와인을 마시는  아니다. 와인이라는 고급 컬쳐를 경험 중이다. 



최근 한 쇼핑몰의 상세 페이지의 글을 컨설팅하던 중 몰입도 높은 상세 페이지 하나를 읽었습니다. 



달빛담은 냉압착 생들기름



몇 가지 꼭지를 뽑아볼까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건강한 기름집이 되자고 부부가 기름집을 시작했다. 

첫 아이 낳기 전에 시작했는데 이제는 초등학생이 되어 일을 도와주기도 한다. (아이의 성장 사진)

달빛이 어스름한 시간부터 착유해서 이름이 달빛담은이다. 

우리는 당일 착유해서 당일 발송한다.  원칙은 시간이 지나서도 깨지 않는다.

 냉압착인가? 그래야 영양 파괴가 없다. 

다른 업체들은  냉압착을 하지 않는가? 뜨거운 불에 볶아야 기름이 꼬소하다. 그리고 냉압착은 기계가 파손되기 쉽다. 생산량도 적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어려움을 돌파했나? 냉압착 세계 최고 기술 보유국인 독일 냉압착 기술자와 협력한다. 그래서 씨앗별로 적합한 부품을 제조했다. (부품 사진, 부품 관리 모습.. 

.....


이미지 출처. 달빛담은 생기름, 냉압착이라 착유중 손을 대도 데지 않아요



이야기를 따라 가다 제조자와 제조 과정을 투명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들기름과 냉압착에 대한 지식까지 얻었어요. 이제 들기름을 고를 때 꼭 세워야 할 한 가지 기준을 알게 된 거에요. 들기름에 대해서 이 글을 읽기 전보다 나는 똑똑해졌습니다. 다른 들기름보다 비싸지만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중한 나,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면 들기름에 좋은 투자를 해야겠다고 결심도 하게 되요. 


이야기의 힘은 강력합니다. '게으름 피지마'라고 말하면 잔소리지만,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하나면  아이들 스스로 '게으름 피지 않겠다'고 결심합니다. 효과만 강력한 것이 아니에요. 재미있어요. 또 들려달라고 난리에요. 그리고, 그 무엇보다...  이야기를 들려 준 사람에게 애정을 갖게 됩니다. 


이야기가 어린이에게만 효과있다고요? 막강한 브랜드 기반없이 처음 진입하는 사업자들에게만 통한다고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댄 애리얼리의 '부의 감각'에서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활용해 전환율, 애정도를 향상시킨 사례도 많이 보았습니다. 다양한 제품, 산업군, 생활의 현장에서 상품을 매력적으로 묘사하는 언어의 힘을 활용해 보시죠!  










매거진의 이전글 에러 메시지 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