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잠이 오지 않는 밤

by 사막나비

나는 3년째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며칠쯤 잠을 설칠 수도 있는 일이라고.

하지만 며칠은 몇 주가 되었고

몇 주는 몇 달이 되었고

어느새 3년이 지나 있었다.

밤이 되면

나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본다.

불을 끄면 방은 조용해진다.

하지만 머릿속은 좀처럼 조용해지지 않는다.

시계를 보면

새벽 두 시다.

잠을 자야 한다고 생각할수록

눈은 더 또렷해진다.

나는 몸을 뒤척인다.

이쪽으로 돌아누웠다가

다시 저쪽으로 돌아눕는다.

베개를 고쳐 보고

이불을 걷어 보기도 한다.

그래도 잠은 오지 않는다.

어떤 밤에는 창문을 연다.

차가운 공기가 방 안으로 들어온다.

멀리서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간다.

그 소리마저 사라지면

도시는 아주 깊이 잠든 것처럼 보인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잠들어 있는 것 같다.

나만 깨어 있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사람은

얼마나 오래 잠을 자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처음 불면이 시작된 날이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어느 날 이후로

밤이 조금 달라졌다는 것만 기억난다.

그날 이후

어떤 생각들은

밤이 되면 더 또렷해졌다.

낮에는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어둠 속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그 생각들을

끝까지 따라가지 않는다.

어디까지 가게 될지

알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거기서 멈춘다.

대신

천장을 바라본다.

그리고 기다린다.

언젠가는

잠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잠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