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에필로그
“야아! 내 아들 온다. 할머니한테 얼른 내 아들 붙잡으라고 생각을 넣어!”
“어휴~ 귀찮아. 알았어. 알았어. 누가 자기 아들 아니랄까 봐. 자! ‘할머니는 저 기자 같은 청년을 잡고 싶어 한다’”
하얗고 빛이 나는 존재 둘이서 하나는 대문 앞에, 하나는 마당에 있는 할머니 옆에 서 있다. 이들은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영적인 존재로써 사람들에게 선한 마음을 가지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천사 중 하나는 주인공의 아빠라는 사실!
“너나 잘해! 네 아들한테 탁자로 시선을 쏠리게 해야지. 나만 잘하면 뭐 하니!”
“왔어! 왔어! 내 아드으을~”
“왜? 가려고?”
“할머니들, 이 탁자 누가 만들었어요?”
“아~ 이거! 호호호~ 이거 우리 장 씨가 만든 거야. 장 씨 손재주가 아주 뛰어나! 친절하지, 성품도 좋지, 우리 집 앞도 쓸어주지, 또 가끔은 망치를 들고 와서 못도 박아주고 다 고쳐준다고~”
주인공이 할머니의 말에 장자철의 집으로 향하자 천사 둘은 금세 따라붙는다.
“우리 인공이 봤어? 아주 체격이 다부지고 영혼도 맑지? 헤헤헤.”
“이거 아들바보 아냐? 아니, 아까도 고속버스에서 같이 타고 왔잖아. 정신 좀 차려, 친구!”
“저저저, 장자철 살인자 놈이다! 쟤도 그렇고 쟤 주위 장난 아냐! 우리가 얼른 정리하자!”
“하아~ 일을 만들어요. 가만있어봐~”
인공의 아빠천사는 66세 장자철 주위에 득실득실한 까만 영들을 향해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빛의 광선을 쏘아 없애는데, 장자철의 까만 영의 에너지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아저씨~ 저 다 알고 있어요. 하얀 레이스 원피스 입은 여성분 망치로 때려죽이셨죠? 헤헤. 여기 그 여성분 피가 튀었잖아요.”
“으악! 너 뭐야. 정체가 뭐야? 경찰이야?”
아저씨는 놀라 뒤로 나자빠지며 뒷걸음질 쳤다.
“아녜요! 절대 아녜요. 저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거 아무한테도 말 안 했어요. 제 부탁 들어주시면 끝까지 비밀로 할게요! 헤헤헤.”
나도 모르게 자꾸 웃음이 나왔다. 드디어 찾다니, 나의 살인자.
“꺽! 꺽! 뭐… 뭔데! 꺽!”
살인자를 되레 사색이 되어서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다.
“아저씨! 나 좀 죽여주실래요? 헤헤헤.”
“이게 미쳤나! 꺽! 꺽!”
“인공아버님, 네 아들이 더 악마 같다. 어떻게 웃으면서 저런 얘길 해.”
“음…. 내 귀한 자식 보고 악마 같다니!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쟤가 날 닮아서 범인 잡는 스킬인 거지, 일부러 협박하는 그런 애 아냐!”
“그럼 죽여 달라는 말은 뭐겠니? 지금까지 네 아들 살린다고 우리가 얼마나 과로하면서까지 야근하고 잠복하고 난리도 아니었잖아. 너는 쟤가 네 아들이니까 그렇다 치고, 나는 뭐니! 나는 네 아들이랑 무슨 상관인데!!!”
“에이~~ 내 친구잖아! 네가 있어서 참 든든하다 친구야! 엇! 지금이야!”
둘은 티격태격하다가 또 장자철 주위로 까만 연기가 보이면 바로바로 처리했다. 그 덕분인 건지 장자철은 주인공을 대할 때 살인에 대한 욕구보다는 기력이 빠졌고 몸까지 금세 쇠약해졌다. 아무래도 어둠의 에너지가 빠지다 보니 심신에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
“저 스텝 있지?”
“스텝이 뭐야? 스탑이야?”
“친구야! 기본 영어는 알자! 무대에서 공지하는 사람이야!”
“대게 아는 척하네. 그래서 뭐!”
“저 사람을 우리 아들이 있는 곳으로 이끌어야겠어!”
“그냥 노란 페인트 묻은 여학생을 깨우는 건 어때?”
“그 여학생은 놀라서 깨어나면 정말 죽을지도 몰라. 외부에서 도울 사람을 보내는 게 낫지.”
“오~ 이럴 때는 좀 똑똑해 보여. 주형사님!”
“어험~ 내가 스텝을 이끌어오게쓰~”
“커플은하수팀은 어디 갔지? 아까 저기로 갔던 것 같기도 하고. 아! 시간 없는데, 저 뒤쪽으로 가볼까? 커플은하수팀! 커플은하수팀! 여기 있었네. 준비 안 하고 뭐해요! 아니, 지금 이게 뭐야. 꺅!”
“빛광선으로 이미 상황 정리 완료!”
“이젠 내 아들이 다 잘할 거야.”
어린 살인자 놈은 나에게 잡힌 상태로 내 배에 니킥을 날렸다. 몰려오는 아픔에 살인자 놈을 잡은 손을 놓아버릴 뻔했지만, 오기와 끈기로 똘똘 뭉친 나는 살인자 놈의 싸다구를 향해 손바닥을 세게 날렸다.
“윽!”
갑자기 살인자 놈이 축 늘어졌다.
“야! 정신 차려! 야! 죽었나? 아니겠지? 내가 살인자야? 안 돼!”
나는 깜짝 놀랐다.
“아니에요. 배가 움직이는 거 보니 숨은 쉬고 있어요. 아저씨 감사합니다. 제가 신고할게요.”
“오예~ 날려! 날려! 누가 이기냐!”
“야! 너는 내 아들이 맞고 있는데 지금 즐길 때야?”
“뭐 어때? 원래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야.”
“엇! 저 살인자 놈 죽었냐?”
“네 아들만 숙지하지 마시고, 모든 상황에 대해서 미리 숙지 좀 하시라고요. 저 살인자 놈은 아직 죽지 않아요. 감옥에 가서 처벌을 받겠지.”
“음, 스텝에게 ‘용기’를!”
“내 말 무시하냐? 엉?”
***
“에휴~ 저 아주머니, 불쌍해. 살인자 놈에게 남편을 잃고 혼자 때만 노리고 있잖아.”
“그러게. 그래도 아주머니를 지켜주는 수호천사님이 있어서 여기까지 어떻게든 살아오신 거지.”
“저 아주머니가 타이밍을 보고 있으니까 우리 아들을 신경 쓰이게 하면 돼. 내 아들은 지금 살인자를 찾으니 분명히 그 소굴로 들어갈 것 같아.”
“오~ 웬일? 왜 아들 보호는 안 하고 내버려두는 거야?”
“이제는 포기다. 나는 아들을 믿어. 저렇게 또 죽으려고 들어갔다가 분명히 살아서 나올 거야.”
“네 아들을 믿는 거니, 아니면 네 아들에게 주어진 계획을 믿는 거니?”
***
“아오~ 저 사이코 할방구. 내 아들을 감히 때려죽일 생각을 해? 진짜 여기가 지옥이구만!”
“경복궁, 미치겠다. 여기서 부귀영화를 누리는 척하면 뭐 할 건데. 본인이 죽어서 어디로 갈지는 왜 생각을 못하는 걸까? 진짜 답답하다.”
“선생님 같은 소리 말고, 해결책을 생각해!”
“네가 해. 나 지금 바빠. 빛광선을 쏴도 여기는 악한 영의 증식이 너무 빨라서 힘들어. 아무래도 외부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
“외부? 아핫! 저 남자다! 국가정보원으로 잠입한 사람.”
“그럼 나는 저 사람의 동료한테 가서 준비시켜 놓을 테니까 네 아들은 네가 지켜라.”
“좋아! 우리 아들과 함께!”
***
“에구~ 우리 아들, 코트도 못 벗고 현관 가까운 바닥에서 자고 있네. 안쓰럽다.”
“나는 네 아들이 또 죽으려고 할 까봐 이제는 무섭다. 어떻게 좀 해봐. 희망을 주라고.”
“꿈이랑 환상이랑 자연발생적인 마음의 느낌까지 다 해줬는데, 어떻게 더 해. 에휴~”
“아들바보 씨, 네가 희망이잖아. 아직도 독수리 제복을 입고 있는 널 떠올리며 자랑스러워하는 네 아들이 너를 바라고 있다고.”
“헛! 감동. 넌 역시 내 친구야. 그럼 하얀 연기를 가득 메우게 해 줄래? 구름 가져다가 쓰면 될 것 같아. 좀 신비감이 있어야 아들이 믿고 기억하지.”
“괜히 말했다. 일을 만들어 아주.”
아빠는 슬프지만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안아주셨다. 그 포근함이 내 마음을 잔잔히 다스려 주는 것 같았다.
“그렇지. 미래는 아무도 몰라. 하지만 너는 내 아들이니까 내가 더 잘 알지. 아빠 한 번 믿어볼래? 아주 조금이라도 괜찮으니까 믿어보고 아니면 그냥 때려치워.”
“응? 푸하하하하. 아빠~~”
나는 아빠의 개그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이고~ 귀여운 우리 아들, 사랑해~”
“야아아~! 네 아들 또 시작한다. 지금은 완전 진심이야. 네 아들 안에 있는 까만 영을 제거할 수가 없어.”
“안 돼. 으흑흑. 안 돼!!!”
“도움요청 바람! 얼른요~~~”
주인공의 아빠친구는 급히 머리 위에 떠 있는 링을 만지며 어디론가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으엉엉. 내가 우리 아들 정신 잃지 않게 정신줄 잡을게! 너는 집주인아주머니 좀 불러와.”
“알았어. 야~ 울지 말고, 이제 구하러 올 거니까 숨 끊어지지 않게 잘 붙잡고 있어!”
“미… 미안해. 미안. 음. 솔직히 자신은 없어. 그런데 나… 나도 잘 살고 싶어. 맞아. 이제라도 나도 좀 살아보고 싶다고. 남들처럼 이 아니지만 나도 나만의 삶을 살고 싶어. 더 이상 나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아!”
‘그래요! 주인공 씨, 주인공답게 살아요!’
“네! 한번 해보겠습니다!”
“크~ 우리 아들, 다 컸어.”
“이제 좀 뿌듯하니!”
“응! 한번 해보겠대. 기쁘다.”
“그래~ 우리 이제 좀 휴가를 갖자.”
“응! 너는 쉬어. 나는 우리 아들 옆에서 평생 일할래.”
“쯧쯧쯧. 그 사랑 누가 말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