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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첼리나 Nov 17. 2024

나는 날씨 요정이다.

제발 해를 보여 주세요.

해외여행을 할 땐 운이 따르는 편이다. 반대로 국내 여행을 할 때는 온갖 자연재해를 몰고 다닌다. (태풍, 봄에 겨울 날씨 되기, 폭풍우 등등)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날씨가 별로 안 좋아서, 날씨 운은 이제 다했나라는 생각을 했다. 가장 기대한 여행지인 레이크 테카포 일기 예보도 계속 비, 흐림. 테카포로 향하는 버스에서 바라본 하늘도 잔뜩 흐렸다. 좀 우울했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저녁엔 아름다운 노을과 둥근달까지.




마운트쿡으로 트래킹을 떠나는 아침에도 날씨가 춥고 (11월에 눈이 내렸다. 뉴질랜드의 11월은 한국의 5월) 잔뜩 흐렸다. 그런데 마운트쿡에 도착하자마자 파란 하늘이 보이더니, 흰 구름과 어울려 장관과 마주했다.



오늘은 쾌청 그 자체. 눈부시게 아름답다.


솔직히 ‘날씨 요정‘이라는 것도 자기 암시라 생각한다. 여행 중 날씨가 좋았으면 하는 마음을 빗댄 표현이 아닐까. 그래서 언제부턴가는 의식적으로 되뇌곤 했다.


“나는 날씨 요정이다. 내가 가는 날엔 언제나 날씨가 좋다.”


내일은 퀸스타운으로 떠난다. 뉴질랜드에 총 3번 방문했는데, 퀸스타운에 매번 갈 정도로 진짜 사랑하는 도시이다. 역시 일기예보는 구리다. 내가 도착한 날부터 흐림의 연속. 하지만 ‘날씨 요정’의 힘을 다시 믿기로 했다.


“나는 날씨 요정이다. 내가 가는 날엔 언제나 날씨가 좋다. 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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