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마드마리 Jan 28. 2022

14일 동안 새벽 5시에 일어나봤다

미라클모닝 챌린지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되고 나서 좋아진 점이 있다면 어디서든 언제나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온라인에서 커뮤니티를 이루어 하고 싶은 것을 손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이점을 이용한 온라인 챌린지는 나같은 귀찮음을 잘 느끼는 사람에게 특화된 습관 기르기 방법이다. 

오프라인에서 무엇인가 같이 하면 장소와 시간에 딱 맞춰 가야하기 때문에 준비와 이동에도 시간과 노력이 들고, 때때로 심적으로 부담스럽기도 하다. 참여하지 않은 날에는 어떤 이유를 말해야 할지, 이번에 빠진 것을 어떻게 만회해야할지 생각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무엇인가 같이 하면 내가 있는 장소 어디에서든 1분 전이라도 바로 준비해서 참여할 수 있고, 옆에서 나의 참여를 직접 보지는 않지만 나중에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서 나의 참여도를 나 자신에게도 물론이고 모두에게 공개하기 때문에 약간의 간섭도를 가지는 정도라 부담스럽지는 않다. 

물론, 오프라인만이 가지는 특유의 현장감은 무시할 수 없지만, 그렇게까지 하지 않더라도 일정 수준의 구속력을 가지는 온라인 챌린지는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나는 2022년 첫날부터 14일 동안 새벽 5시에 일어나는 미라클모닝 챌린지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참여했다.

처음에는 스스로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는 아침형 인간이라기보다는 올빼미족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더 많은 할 일이 있더라도 늘 늦게까지 깨 있으면서 하는 것을 선호하지, '일찍 자고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해야지.'라는 마음은 손톱만큼도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침잠이 많은 타입이기에 밥 먹는 것보다도 늘 잠을 선택한다.


그런 내가 새벽 5시에 일어나겠다니.


아무리 온라인 챌린지, 온라인 커뮤니티의 힘을 믿고 있다지만, 3일 안에 포기할 것임을 스스로도 체념한 채 미라클모닝 챌린지에 돌입했다.

첫 날은 순탄했다. '작심삼일'이라고 아무리 아침잠이 많은 올빼미형 인간이라지만 처음에는 굳건한 결의를 다지는 편이다. 그리고 삼일 째 되던 날, 이상하게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게 느껴질 줄 알았지만, 오히려 더 쉽게 새벽 5시에 일어나 나는 결국 14일 동안 별 탈 없이 새벽 5시에 일어났고, 나의 첫 미라클모닝 챌린지도 순탄하게 막을 내렸다.

14일 중에 14일을 완주한 후,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것이 정말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기적과 같은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는지 적어보려 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미라클 모닝'은 할 엘로드가 지은 유명한 책에서 따온 말이다. 

할 엘로드는 성공한 부자들의 습관을 구글로 검색하고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를 간추려 본인도 실천하기 시작했는데, 이 습관들을 따라하면서 그의 인생도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본인의 부인과 하다가 부인이 "그러면 그 습관들이 '미라클 모닝(기적을 가져다 준 아침)'인거네?"라고 말해, 이 습관들을 '미라클 모닝'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성공한 부자들의 습관은 Silence(명상), Affirmations(자기암시), Visualization(시각화), Exercise(운동), Reading(독서), Scribing(일기쓰기), 이 여섯가지이다.



나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무엇을 하는가

이번 미라클모닝 챌린지를 하기 전, 나는 이미 6개월 전부터 아침 8시나 9시에 일어나서 하고 있는 나만의 아침루틴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챌린지에서는 내가 원래 하던 아침루틴을 그대로 시간만 앞당겨서 실행했다. 


나도 맨 처음에는 할 엘로드가 말해준 성공한 부자들의 여섯가지의 아침 습관을 그대로 따라하다 나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바꾸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일어나자마자 바로 양치를 한다. 양치를 하고 물 한 모금을 마신 후, 침실로 다시 돌아와 이부자리를 갠다. 

그리고 내 목표를 노트에 쓰는 것, 나에게 던지는 응원 메시지와 내가 원하는 삶에 대한 내용을 녹음한 파일을 듣는 것으로 Affirmations(자기암시)와 Visualization(시각화)를 실천하고, 요가와 명상을 하면서 Silencs(명상)과 Exercise(운동)을 실천한다. 

그리고 샤워를 한 후, 오늘 하루의 계획을 세우고 간단한 오늘의 다짐이나 느낌을 적으며 Scribing(일기쓰기)를 실천하고, Reading(독서)의 실천으로 한 달에 2~3권 정도의 책을 틈틈이 읽는다.


순서가 조금씩 바뀌거나 시간이 줄어들거나 늘어날 때도 있지만, 자기암시와 시각화 그리고 명상, 일기쓰기는 절대로 빼먹지 않고, 요가를 못한다면 간단한 스트레칭과 기본적인 요가 동작을 몇 가지 하면서 몸을 풀고, 책은 하루 일과 중이나 저녁에 읽기도 한다.

그래서 짧게는 1시간, 길게는 3시간 정도 하루의 준비를 한다.

이번 미라클모닝 챌린지에서도 이 아침루틴을 실행하면 되었기에,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뭐하지?'라는 고민은 없었다.


이번 미라클모닝 챌린지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아침 5시에 유튜브 URL을 보내주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유튜브를 켜서 함께 각자의 할 일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누군가가 유튜브 화면 너머에서 함께 하고 있음을 알기에 조금 졸리더라도 내 아침루틴을 그대로 실천할 수 있었다.



새벽 5시 기상은 나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가

1. 조용함 속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알람이 울리면 경주하듯 미친듯이 시작되는 하루.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새벽 5시에 일어나면 세상이 조용하다. 

나는 이미 아침루틴을 실행하고 있었기에 비교적 안정적인 하루를 시작할 수 있지만, 그래도 아침 8,9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면 나를 방해하는 요소들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 메일, 전화 등등. 이미 일상을 시작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소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새벽 5시는 아직 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시작되지 않는 시간대이기 때문에, 소음없이 집중해서 하루를 시작하기 좋다.


2. 에너지가 많은 상태에서 중요한 일들을 할 수 있다

물론 자정이 넘은 새벽 시간대에도 세상은 조용하다. 대부분 잠자리에 들었을테니까. 하지만 올빼미형으로 지내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보니 확실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지고 있는 집중력과 에너지는 새벽에 뿜어내는 것보다는 훨씬 강력하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집중하는 것에는 이미 하루 동안 지내왔던 생활에서 소모되었던 에너지에서 남는 에너지를 사용해서 집중하는 것이라 그 힘이 약하고, 하루 동안 쌓아왔던 여러 감정들이 내 몸 안에 축적되어 있어 몰입도가 떨어질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새벽 5시에 일어나자마자 아침 시간대에 내게 중요하거나 내가 원하는 일을 하다보면 도화지 상태에서 그 일들이 흡수됨을 느낄 수 있다.


3. 몸이 전체적으로 건강하고 개운하다

흔히들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거나 노화를 방지하는 호르몬은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뿜어져나온다고 한다. 

올빼미형 인간인 나는 언제 자든 기본적인 7~8시간 수면시간만 유지하면 괜찮다고 생각했으나, 새벽 5시에 일어나기 위해 밤 10시쯤에는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2주간 하다보니, 몸이 전체적으로 개운한 느낌을 받았다. 새벽 5시에 일어나기 위해서는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는 거의 숙면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식을 먹는 일도 자연적으로 없어지다보니 식습관의 면에서도 몸이 건강해짐을 느꼈다.



새벽 5시 기상은 나에게 어떠한 불편함을 주었는가

1. 저녁 시간대에 약속을 잡는 것, 드라마나 예능 시청이 힘들다

새벽 5시에 일어나기 위해 그리고 수면 시간을 7~8시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밤 10시쯤 아니면 적어도 밤 11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고 싶다. 그러기에는 평일 저녁 시간대에 약속을 잡기가 꽤 부담스러운데, 이미 일을 하고 에너지를 사용한 몸에 놀다보면 금방 밤 10시가 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약속이 많지는 않지만 지속하다보면 조금 곤란한 상황들이 생길 수 있다고 느꼈다.


> 그래서 나는 저녁 시간대 약속이 있을 경우, 일상 중간에 낮잠을 활용했다. 저녁 5시 이전에 자는 쪽잠은 실제로 피로회복에도 좋은 효과를 준다고 한다. 그래서 30분 이내로 쪽잠을 자면 조금 피로도는 떨어졌다.


그리고 밤 10시 이후에 하는 드라마나 예능 시청이 힘들어졌다. 보고 나면 벌써 자정이 되는데, 그러면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 그래서 나는 드라마나 예능을 이동 시간이나 잠깐 휴식하는 시간에 유튜브를 통해 많이 보기 시작했다. 짧막한 요약본이나 리뷰 영상, 아니면 1.5~2배속을 해서 보면 금방 보고 싶은 것들을 볼 수 있고, 스트레스도 풀리고 즐길 수 있다.


2. 하루의 성취감을 금방 느낀다

이것도 조금 개인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새벽 5시에 기상을 해서 아침루틴을 하고 다른 할 일들을 하다보면 하루의 성취감이 금방 채워진다. 

그러면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니 아침시간에 이미 미라클모닝으로 성취감이 채워져 오히려 오후 시간대에 할 일에 대해 다소 소홀해지고 나태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이 하루에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에는 어느 정도 한계치가 있을지도 모른다.

>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은 아직 찾지 못했다. 다만 할 일이 많은 날에는 기본적으로 할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고, 일로 바쁜 나날들을 보낼 때는 뒷전이 되는 자기계발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확보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앞으로도 새벽 5시 기상을 계속해서 할 것인가

올빼미형 인간도 아침형 인간으로 개조될 수 있다. 생각보다 아침루틴이나 아침에 해야할 일이 명확하다면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커뮤니티의 힘을 빌리면 좀 더 쉽게 할 수 있었다.


올빼미형 인간이든 아침형 인간이든 중요한 것은

본인이 어느 시간대에 더 집중할 수 있는지 찾아 그 시간대에 집중할 것

7~8시간의 수면시간을 확보할 것

이 두 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본인이 자정을 넘긴 새벽 시간대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사람은 미라클모닝이 아니라 미라클나잇을 실천해야 더 효과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새벽 5시 기상이 나에게 준 교훈은 다음과 같다.

내가 정말 바쁜 일상 속에서도 성취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 시간을 강제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높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방해 없이
무조건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계속해서 새벽 5시에 일어나고 있다.

새벽 5시 기상이 너무 좋아서도 아니고, 나를 아침형 인간으로 개조해보겠다는 것도 아니라, 높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무조건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 무언가 2022년에는 해보고 싶은 일이 있는데 할 시간을 못 찾고 있는 것이 있다면, 우선 새벽 5시에 일어나 그 일을 10분이라도 해보는 걸 추천한다. 

'잠오면 어떻게 하지?' '못 일어나면 어떻게 하지?' 그런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높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아침의 집중력을 한 번이라도 느낀다면, 그 에너지를 사용해 내가 원하는 일에 몰입하는 시간을 맛본다면 수면 부족에 대한 걱정보다 묘한 짜릿함을 느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책리뷰] 전념은 헌신하는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