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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마리 Sep 15. 2024

글쓰기를 위한 용기

저도 글을 써도 될까요?


"글을 써 보세요."


매주 목요일마다 참석하는 독서모임에서 들은 말이다. 잘 쓸 것 같다는 말이 쑥스러웠다. 모임 회원 중에는 브런치 작가님이 계신다. 브런치를 이름만 들어봤지 정확히 어떤 플랫폼인지도 몰랐는데 작가님 덕에 다운로드도 하고 여러 글을 읽었다.


어떤 글은 추상적인 표현이 많았고 어떤 글은 담백했다. 좋은 글들이 많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글을 써도 될까?'

이 작가님들 만큼의 표현력도 없고 글재주도 부족한 내가 감히(?)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작가 신청을 해도 되는 건지, 작가님 소리를 들을 자격이 되는지, 나의 부족한 문장력을 이런 공간에 전시를 해도 되는 건지 고민이 되었다.


좋은 글을 읽을수록 위축되고 비교하게 된다. 세상에는 좋은 글들이 많다. 그에 비해 나의 문장은 한없이 가볍고 읽을수록 내 문장의 깊이가 얕다는 것만 실감했다.



글을 아주 안 써 본 건 아니었다. 초등학생 때는 행사 때마다 글짓기, 표어, 표스터 중 한 가지를 택해서 해야만 했는데 나는 이상하게 그림에 자신이 있어서 항상 포스터를 골랐다. 물론 수상한 적은 없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글짓기를 골랐다.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처음 도전한 글짓기로 상을 받다니! 그동안 쉬는 시간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그리고 색칠해도 한 번을 못 받은 상을 글짓기로 받았다.

그때 글 쓰는 것에 대한 매력을 처음 느꼈다. 포스터처럼 디자인 고민을 안 해도 되고 뻔질나게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물통에 물을 갈아주지 않아도 되고 그냥 엉덩이 딱 붙이고 연필로 글만 쓰면 된다니. 이 새로운 경험을 한 뒤로 행사 때마다 문구점에서 8절지 대신 원고지를 샀고 글짓기를 할 때에 대부분 상을 받았다.


언젠가 이제 학교에서 이런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나이가 되었을 때부터 글을 쓰지 않다. 블로그에 쓰는 일상 글은 정말 일기 혹은 내가 찍은 사진에 대한 코멘트 정도라 글이라고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짜릿함을 느꼈던 어릴 적 경험이 있고 책을 가까이 하기에 늘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은 있었다.



"예술은 언제 시작해야 하는가?"


독서모임에서 던져진 질문이었다. 내 대답은 '즐길 수 있을 때'였다. 그렇다면 언제 즐길 수 있게 되는가? 시작도 안 해보고 즐길 수 있는가?

고민 끝에 잠자던 아이패드를 충전하고 키보드를 꺼냈다. 글을 써 본 경험도 적고 자신감도 부족한 내가 오직 독서모임에서 얻는 용기 하나만 가지고 부딪힌다.

내 글이 서투르고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시작은 누구나 서투르므로, 이 서툶을 견고하게 깎아내어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시작한다.

나의 예술을, 나의 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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