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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명희 May 11. 2024

초대

마리엽편

식사하셨어요?


아. 아직요. 그런데 괜찮아요. 저는 집에가서 먹을 게요.


아 그럼, 좀 드시고 가시죠. 밥 어차피  차리는 중이라 부담없습니다.


“… 아… 그게… 실례인데…. 아…. 참… “


“괜찮습니다. 들어오세요”


“들어가도 될까요? 사실 집에 쌀이 없었어요. 어떻게 또 이렇게 되다니 운이다 싶기도 하고… 고맙습니다. 쌀이야 바로 팔면되는 데, 쌀을 늘 엄마가 부쳐주시거든요. 그래서 쌀이 똑 떨어졌는데, 구입을 못하고 올때를 기다리고 있어요. 오늘은 약간만 쌀 팔아서 들어갈까 고민 하고 있었어요.


아. 저희 엄마가 농사를 지으시는 건 아니고, 엄마 계신 곳에 쌀가게 쌀이 맛있다고, 거기서 쌀을 주문해 바로 부쳐 주세요. 그 쌀이 어디 거냐면, 경기도 윤천,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다고 하는 그 쌀 아시려나요? 요즘 어딜 가도 쌀이 그 만큼은 하는데, 엄마는 특히 그 집 쌀을 좋아해요. 엄마는 쌀 보다, 쌀 파는 그집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오래 됐기도 했고, 그렇게 파는 사람들을 좋아시더라구요. 그런데 엄마는 정작 뭘 파는 사람은 아니셨어요.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파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고 하셨었는데, 정작 자신은 한 번도 팔아 본 적 없으면서 말이에요. 무언가를 파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었어요. 왜. 그거 공감이라고 하잖아요? 엄마가 왜 파는 사람에게 공감이 생기셨는 지 몰라도 옆에서 보고 자신이 이입되어서 이것 저것 챙기는 것을 보면 저한텐 좀 그랬어요. 그 에너지로 엄마는 뭘해도 잘할 텐데. 왜 그런 마음 있잖아요.


또 쌀집 문닫을 까 걱정하면서, 왜 나는 걱정 안해주나… 내 마음을 넌지시 알아 주는. 엄마는 그런게 없었어요…. 늘 쌀집 일을 살펴 보다가, 어느 때는 일도 도와주기도 하는데, 나를 그렇게 지켜봐주고 알아서 일 거들어주지는 않더라구요.  지금은 엄마가 뭘 팔고 싶으셨나 싶기도 해요… 아. 나도 참. 별말을 다하네요. 쌀이 왜 없는지 얘기 하다가! 저녁 밥 하는 거 부담 되실 텐데, 저까지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냥 아이들 저녁 챙겨주시는 모습에, 다 나왔네요“


남자는 이미 정해진 밥상에,  밥을 더 푸고, 맛있는 반찬은 손님 가까이에 놓는다. 무심하게.



__

4월 소설을 올리지도 않고, 5월이 1/3 지났다. 소설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고, 내안의 무엇이 버무려져 나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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