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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리골드 Mar 15. 2022

마흔 넘어 처음 성공한 다이어트

나는 다이어트 프로실패러였다.

첫 다이어트는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기 시작한 고등학생 때 했었다. 신진대사가 왕성한 나이라 그런지 예상보다 빨리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하지만 성공했다고 좋아하던 때도 잠시 시간이 흐르자 몸무게는 원상 복귀했다. 대학 가면 다시 다이어트에 도전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대학생이 되어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성공했다고 생각한 다이어트는 시간이 좀 지나면 요요가 찾아왔고, 마흔이 다 되도록 반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코로나가 시작되었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뜻하지 않게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이번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4가지가 있었다.


1. 출퇴근 시간을 운동 시간으로 활용

재택근무의 가장 큰 장점은 출퇴근할 때 이동시간이 '0'이라는 점이다. 나는 이 시간들을 운동 시간으로 적극 활용했다. 아침과 저녁 하루 2번 운동했다. 재택근무 초반에는 늦잠 자고, 여유로운 저녁 시간을 가지며 즐겼는데 코로나가 장기화되며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운동을 하기로 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친구들도 안 만나고, 외출도 최소화하다 보니 활동량이 너무 적어진 걸 느껴서였다.

아침에는 유튜브를 보며 요가를 하고 저녁에는 근력+유산소 운동을 했다. 일을 해야 하니 아침에는 가벼운 운 동이 필요했는데 요가는 적당한 운동이 되면서 마음도 가다듬을 수 있어 나의 아침 운동으로 딱이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제대로 된 운동을 해야 할 거 같아 덤벨 운동과 함께 유산소 운동을 했다. 출퇴근할 때의 에너지가 축적되서인지 아침, 저녁으로 운동해도 별로 힘들지 않아서 꾸준히 할 수 있었다.


2. 하루 2끼 식사

나는 하루 일을 하기 위한 힘을 얻기 위해 아침을 꼭 먹었다. 그런데 회사에 출근을 안 해서인지 아침을 먹지 않아도 괜찮았다. 대신 삶은 계란, 과일 또는 견과류 등의 간식으로 아침식사를 대체했다. 점심과 저녁은 평소대로 먹었는데 되도록 저녁에 과식이나 고칼로리 음식은 되도록 피했다. 지금은 출근과 재택을 병행하고 있어서 출근하는 날은 3끼를 먹지만 저녁은 2끼 먹을 때보다 간단하게 먹고 있다. 그래서 이전보다 하루 섭취하는 칼로리가 적어진 것 같다.


3. 8시 이후 금식, 14시간 공복 지키기

내가 재택근무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건 저녁이 있는 삶이었다. 회사와 집은 거리가 좀 있어 퇴근 후 저녁 시간은 8시 정도였는데 재택근무를 하며 7시 전에 저녁 식사가 가능해졌다. 일찍 식사를 하니 소화시킨 후 운동을 시작해도 8시 반부터는 가능해서 시간이 늦다는 이유로 운동을 미루지 않았다. 이렇게 하루 생활 루틴이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공복 시간도 길어졌다. 나는 보통 14시간의 공복 시간을 가졌는데 간헐적 단식 공복 시간인 16시간은 아니었지만 꽤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그 시기에 봤던 건강 관련 뉴스에서 현대인들은 자주 많이 먹어서 영양소를 과잉 섭취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최소 12시간 공복 시간을 갖고, 가능하다면 14시간 정도 가지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그런데 공복 시간을 지킨다고 밤늦게 먹고 다음날 오후에 식사를 시작하는 것은 몸에 좋지 않다. 그래서 나는 늦어도 8시 전에 저녁 식사를 마치고, 14시간 공복을 유지했다. 출근할 때는 12시간 정도 공복시간을 가지며 지금도 잘 지키고 있다. 일반적인 다이어트 공식에서는 6시 이후 금식을 추천하지만 지키기 어려운 시간이다. 8시 이후 금식만 잘 지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4. 위의 3가지를 못 지켜도 포기하지 않기

출근을 다시 시작하면서 출근날에는 아침 운동을 아예 못했고, 피곤한 날에는 저녁 운동도 빼먹을 때가 종종 있었다. 식사도 8시 넘어서 먹는 날도 생기고, 치킨, 피자 등의 배달 음식을 먹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이번 다이어트는 글렀다고 생각하고 포기를 외치며 다음 다이어트를 기약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앞으로 평생 할 다이어트인데 며칠 쉬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어제, 오늘 과식했으면 내일 적게 먹으면 되고, 운동을 안 했으면 주말에 더 운동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니 운동을 안 하거나 과식을 했을 때 죄책감에서 자유로워지며 다이어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 4가지 방법은 특별한 다이어트 방법이 아니다.

누구나 알지만 시간과 일에 쫓겨 여유가 없어서 하기 어려웠던 것을 실행한 것뿐이다. 나도 재택근무로 시간의 여유가 생기며 시작할 수 있었고, 1년 이상 하다 보니 습관이 돼서 출근과 병행하는 지금도 꽤 잘 지키고 있다. 예전 같으면 다시 요요가 오고도 남을 시기인데 내가 잘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리하지 않는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전에는 외모를 가꾸는 게 다이어트의 주목적이었다면 이번에는 건강을 우선순위에 뒀다는 점이 달랐다. 40대가 되며 체력이 떨어지고 나잇살도 느껴지기 시작했는데 다이어트에 성공하며 체력은 더 좋아지고, 살도 빠지며 활기가 생겼다. 그래서 계속 이 건강을 유지하고 싶어 이전보다 시간 여유가 적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쪼개 열심히 운동하며 식사도 관리하고 있다.


내가 10대 때나 40대가 된 지금이나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은 계속 나오고 있다. 덜 먹고 운동하는 게 다이어트의 정석이라는 걸 모두 알고 있지만 좀 더 쉽고, 빨리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한 다이어트 산업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나도 덴마크 다이어트, 한방 다이어트 등 많은 다이어트를 시도해 봤지만 그 끝은 항상 요요였다. 이번에 성공해보니 다이어트는 단기간에 특별한 방법이 아닌 생활 습관 자체를 바꿔 지속하는 것이었다. 

모든 다이어터들이 더 이상 상술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만의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 꼭 성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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