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을 했다

다시 직장인으로

by 마리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몇 주 후면 다시 직장인이 된다.


재취업을 하게 되었다.


이건 계획했던 일이 아니었는데.




회사 밖에서 어떻게 해서든 홀로서기를 하려고 했다. 채용사이트에서 주기적으로 채용 제안 알람을 받았지만 이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며 무시했었다. 나에게 오는 연락을 일부러 차단했다.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초조해지고 있던 차, 그전에 다니던 회사와는 다른 업계에서 영어와 스페인어, 특히 스페인어를 하는 사람을 찾는다는 연락에 마음이 흔들렸다.


어떤 회사인지 궁금했고 면접이나 한번 보자! 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최종 통보를 받기 전까지 머릿속에 무수한 생각들이 오갔다. 회사로 다시 돌아가는 게 맞는지, 아니면 아직도 뚜렷하지 않은 홀로서기를 계속 진행해야 하는지, 어떤 게 좋은 선택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다.


합격소식을 받은 후, 매달 돈을 입금을 해주는 회사의 제안을 뿌리 칠 수 없었다. 앞으로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지 막막했는데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마음에 큰 안정감을 가져다주었다.






다시는 회사에 안 가게 될 줄 알았다. 면접을 볼일도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심리적 압박감이 커갔다. 마음이 느슨해지면서도 가슴 한편이 조여왔다.






다시 출근을 하기로는 했지만 이 결정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매일 멘탈이 털린 채로 출퇴근을 반복하면 어쩌지? 인간관계속에서 힘들어하면 어쩌지? 능력 밖의 일을 맡게 되면 어쩌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모든 "어쩌지?" 하는 상황들로 열심히 나를 괴롭혔다.


새로 가게 될 회사가 어떤 분위기의 회사인지 모른다. 말도 안 되는 이상한 분위기의 회사라면 다시 나와도 괜찮아,라고 말해 준 지인들의 한마디에 용기를 냈다. 일단 부딪혀보기로 했다.






회사를 다닐 때 회사 밖 활동을 많이 할걸, 블로그라도 열심히 할걸 후회를 한 적이 있다. 회사 밖에 나오자 비로소 다른 세상이 보였다. 회사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었다. 물론 당시에는 출근을 "해내는 것" 만으로도 매일이 벅찼고 주말에는 꿈쩍도 하기 싫었다.


여전히 회사는 언젠가는 나와야 하는 곳이다.


퇴사 후 지난 1년 동안 혼자 고민하고 걱정했던 순간들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 회사를 나와 언제가 닥칠 현실을 미리 경험할 수 있었다.


출근을 다시 하게 되었지만 회사 밖에서 홀로서기를 위한 준비는 멈추지 않아야 한다.


다시 시작하는 직장생활은 이전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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