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채널의 최종 목적지는 그리스 산토리니섬

이제는 작은 불빛들을 켜나 가야 할 때

by 마리


"내 채널을 그리스에 있는 산토리니 마을이라고 한번 생각해 보세요"


콘텐츠 기획으로 유명한 어느 기자님께서 유튜브 채널을 부동산에 비유하셨다.







하루 종일 편집에만 매달리다 영상을 업로드를 했었다. 구독자수가 좀 늘지 않을까? 싶었지만

여전히 숫자는 바뀌지 않았다. 열심히 영상을 기획하고, 대본을 쓰고, 카메라를 보고 말하며 쏟아부은 에너지가 헛되게만 느껴졌다.


며칠이 지나도 조회수는 두 자리대, 구독자수는 그대로였다. 그러는 와중에 누군가가 구독을 취소했다.


내가 너무 성의 없게 영상을 올렸나? 이 주제가 나랑 맞지 않는 걸까?


그날 이후 영상을 계속 만들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버렸다. 의욕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이 감정은 내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유튜브 조회 수와 구독자수는 나를 평가하고 있었다. 구독자수가 한 명이라도 늘면 난 잘하고 있다는 뜻이었고, 조회수와 구독자수가 꿈쩍도 안 하면 불안했다. 뭔가가 잘못된 거였다. 그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었는데 누군가 구독을 취소했다.


그리고 갑자기 무기력증이 찾아왔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카페에 가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 걸으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 싶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카페에서도, 길을 걸으면서도 나는 수시로 핸드폰만 확인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였다. 나는 혼자 작은 돛단배 위에 있었다. 어디로 가기는 가야 할 것 같은데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다. 돛단배는 제자리에서 계속 흔들리기만 했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지만 노를 저을 생각은 안 하고 있었다. 쾌속정이 날 태우고 어디론가 데려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났다.




이불을 덮고 누워있던 내 마음 상태였다.






이 생각, 저 생각 때문에 잠이 안 와서 뒤척이다 유튜브를 켰다. 그러다 "기획"으로 유명한 어느 기자님께서 유튜브 콘텐츠와 관련된 말씀을 하신 영상이 생각나서 다시 찾아가 보았다.




그리스 산토리니 섬에 있는 집들은 지붕은 다 파란색, 벽은 다 하얀색입니다. 산토리니섬에는 그곳 특유의 색깔이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그 섬을 찾고 있어요.

처음부터 내 채널을 산토리니 마을이라는 전체로 바라본다면 어떨까요?

내가 그곳에 하나둘씩 집을 짓다 보면,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주제로 영상을 쌓아간다면 결국 내 채널이 하나의 콘텐츠 패키지화되어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당장 조회수만 바라보며 조회수가 잘 나올 것만 같은 주제로만 영상을 만든다면? 결국 내 채널은 이도 저도 아닌 난개발 지역으로 전략하게 될 거예요.

누군가 3년 후, 5년 후 내가 만든 한 개의 영상을 보고 내 채널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그런데 내가 만들어놓은 1부터 100개의 영상들이 패키지화되어있다면 어떨까요? 그 사람은 1번부터 다시 내가 만들어 놓은 영상을 보지 않을까요? 그것이야말로 내 채널을 어필할 수 있는 가장 큰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만큼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그분의 말씀에 귀를 쫑긋 세우고 듣다 보니 밤에 불빛으로 반짝이는 산토리니섬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리고 집집마다 켜진 조명이 꼭 각각의 유튜브 영상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당장 조회수와 구독자수 때문에 조급해하고 무기력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도 산토리니와 같은 아름다운 섬을 꼭 갖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불빛부터 하나둘씩 켜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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