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공개로 글을 쓴다는 것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렀다

by 마리


네이버 블로그 글을 읽는데 언젠가부터 바뀐 글꼴이 눈에 띄었다.


글쓴이가 폰트를 새로 구입한 건가? 이런 폰트가 새로 생긴 건가? 하고 궁금해했는데 많은 사람들의 글에서 비슷한 글씨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로그인을 하고 내 블로그에 들어가 보았다.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서체 확인을 하니 새로운 폰트들이 몇 개 보였다.


특히 내가 궁금해했던 건 바로 이 "마루부리"라는 서체였다.



한동안 방치해둔 블로그였는데 이 글씨체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써놓은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블로그에서 제일 많이 썼던 글의 주제는 "일상"이었다. 블로그는 그동안 혼자 몰래 쓰는 일기장 같은 곳이었다.


본격적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 건 몇 해 전, 파리 여행을 다녀와서부터였다.


파리로 떠나기 바로 전날, 핸드폰이 고장 나서 저녁에 부랴부랴 매장에 가서 핸드폰을 새로 샀다. 출국하던 날 오전에 개통을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새로 산 노트 9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고화질 카메라 덕분인지 찍은 사진들이 다 예술작품처럼 보였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 그때 마주했었던 풍경과 감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블로그가 생각났다.


그런데 멋진 사진들을 비공개로 저장해 두기에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여행블로거"처럼 여행기를 한번 써보기로 했다. 하지만 전체 공개 모드로 글을 쓰려니 글이 잘 써지지 않았다. 여행 중 느꼈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의 기억을 기록으로 잘 남겨두고 싶었다.





"안녕하세요, 제가 3월 초에 지베르니에 가려고 하는데요. 그때 가면 모네의 정원이 문을 닫는다고 해서요! 올리신 포스팅을 봤는데 지베르니에 언제 다녀오신 건지 알 수 있을까요? "


30여 편의 파리 여행기를 올리고 몇 개월이 지난 어느 날, 누군가로부터 댓글이 달렸다.


내가 지베르니에 간 건 10월 초였다. 모네의 정원에 도착했는데 입구에 4월~10월에만 오픈한다고 적혀있는 게 생각이 났다. 댓글을 다신 분께 3월에 가면 못 들어간다고 알려주었다.


누가 나에게 프랑스에 있는 모네의 정원 오픈 시간을 물어보다니, 괜히 어깨가 으쓱했다.






당시 퇴사를 하고 먹먹한 마음으로 떠난 여행이었다. 혼자만 간직하고 있던 당시 씁쓸했던 마음을 여행기에속에 살짝 얹어놓기도 했다. 혹시 누가 내 글을 읽으면 어떡하지? 걱정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후, 전체 공개로 글을 쓰는데 조금씩 용기를 낼 수 있었다.


혼자 글을 쓰다 전체 공개로 글을 쓰니 또 다른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곳, 브런치까지 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