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005.10.13 상암동 하늘공원
찬바람이 불면 내가 떠난 줄 알라던 오래된 노래, 김지연의 '찬바람이 불면' 그 아련한 노랫말이 피부로 다가오는 느낌을 아는가?
바람은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고 갑자기 차가워지는 법이다. 온몸으로 받아내던 길고 뜨거운 여름을 지나 상쾌한 쪽빛 하늘을 보고 있으려니 느닷없이 엄습하는 것이 찬바람이다.
이별도 그렇다. 뚝 떨어지는 것이 기온이듯, 이별은 어느 날 갑자기 통보된다. 그래서 이별의 온도는 여름에 익숙해있던 어느 날 갑자기 느끼는 찬바람의 온도와도 같다.
하지만 찬바람이 불었다고 해서 쓸쓸해할 일은 아니다. 기억은 비로소 이별 뒤에 추억이 되는 법이듯, 이별의 온도를 지닌 찬바람이 불었다는 것은 이제 사색의 시간이 되었다는 것이다. 농부에게 농한기가 다음 해의 파종을 준비하는 시간이듯, 추운 겨울 우리 또한, 뜨거운 여름에 지친 정신과 마음을 달래면 될 일이다.
부디 오해하지 말 것은 오늘 나의 피부에 와 닿은 찬바람이 이별의 정서와도 같다는 것이지 내가 현재 물리적 이별을 경험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