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을 걷는다는 것은

사진 2013.7.9 제주 올레길

by 청춘열정

세상이 너무 신속해 멘붕이 올 것 같으면 제주 올레길을 걷는 것도 좋다.


사실 엎어지면 코 닿을 근처 공원이나 강가를 걸어도 되는 일이긴 한데, 한 달에 한 번 쯤은 고기집에서 소고기 등심을 굽듯, 걷는 것도 제주 올레길 정도 되는 곳에서 걸어보는 호사를 가끔은 누릴 필요가 있다.


걷다 보면 멍해지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쉴 겨를이 생기고, 나란히 가는 옆이 눈에 띄고, 돌아본 적 없는 뒤가 살아나는 기막힌 타이밍 말이다. 나의 속도가 자연의 속도와 동기화되는 순간이니, 당황하지 말고 계속 걸으면 되는 일이다.

이제 바닷바람에 머리카락 휘날리며 시선을 돌려보자. 운이 좋으면 물과 공기와 빛과 구름이 그려내는 한 폭의 수채화를 만날 수도 있다. 굳이 체면 차릴 것 없이 맘껏 호들갑을 떨어도 좋다.

이 무렵 단감이 홍시가 되는 데에도 그 속도란 것이 있다. 우리도 딱 그만큼만 하면 될 일이다. 그래야 홍시가 제대로 그 맛을 내듯, 세상도 그 속도를 딱 걷는 것만큼 할 때 나는 감칠맛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