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하는 마케터

by 마케터호야

'클라이머'와 '마케터.'

이질적인 두 가지 정체성이 2021년 나의 이름표가 되었다. (솔직히 이만한 재미의 운동을 아직 찾지 못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기록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재밌는 운동 어디 없나?


3년 전쯤,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2년 가까이 되어가던 시점, COVID-19가 닥쳤다. 운동이라곤 가끔 집 근처 공원을 뛰는 것, 헬스장을 깨작 대던 것뿐이었는데, 이 두 가지 루틴에 코로나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러닝은 졸업 전 포항 바닷가를 종종 달리며 재미를 붙여두었다. 다만, 공원 역시 공공시설로 분류되어 일부 닫거나, 시간을 단축 운영해 자유도가 떨어졌다. 6개월 회원권을 끊어놓은 헬스장은 정부 규제에 따라 문을 닫았다 열었다를 반복했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 역시 재미를 붙이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대학 시절 알아보았던 클라이밍이 생각났다. 그동안 나름 스케이트보드, 스노보드와 같은 익스트림한 스포츠에도 관심을 갖고 시도해 보았던 터라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좀 역동적인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 같다랄까? 알록달록한 것이 예쁘기도 하다) 즉각 관심 있던 동료 직원 하나를 끌고 회사 인근 클라이밍장에 강습을 등록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새로운 운동, 새로운 시야


그렇게 하여 벌써 3년째(실은 2년이 채 안될 것이다. 부상으로 쉰 시간이 어디 보자...) 클라이밍 중. 내 일상으로 완전히 들어온 클라이밍에 대해서는 자연스레 알게 된 것이 많다. 내가 하던 실내 암벽 등반이 '볼더링'이라는 종목이라는 것, 볼더링에는 '암벽화'와 '초크'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만들던 유서 깊은 회사가 꽤 있다는 것. 클라이밍, 즉 암벽등반은 역사가 꽤 오래된 스포츠라는 것, 우리나라와 일본, 전 세계의 대표적인 선수는 누가 있는지 등, 기어오르고, 달리고, 벽에 조심스레 기대어 서는 희한한 세계가 통째로 나에게 왔다.



클라이밍의 잔잔한 성장을 몸소 겪다


이 글을 읽는 대다수 사람들이 클라이밍에 대한 인지도가 이제는 생겼다고 본다. 주변에 클라이머 한 두 명쯤은 다들 있더라. 클라이밍을 시작하고 즐겨오던 지난 3년 간, 전국 실내 암벽등반장 숫자는 체감 상 수 배 증가했고,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등록되어 세계적으로 더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 국내 유명 실내 암벽등반장 체인은 기존 3-4개 남짓 하던 지점 수가 거의 3배인 11개까지 증가했다. 내가 다니기 시작했던 아직 두 개 지점을 운영하던 암벽등반장은 그 몇년 사이 지점 수를 두 배를 늘려 4개 지점을 운영한다.


소모임처럼 운영하는 사내 클라이밍 모임은 두 명에서 시작해 열명 가까이가 정기적으로 클라이밍장을 방문할 만큼 그 수가 늘었다.



마케터에게 새로운 세계라는 것은 새로운 브랜드, 새로운 스토리를 말한다.


"이 제품은, 이 회사는 어떤 스토리가 있을까? 어떤 지향점이 있어서 이런 제품이 탄생하게 된 걸까?" 자연스럽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흥미로운 물건이나 제품을 판매하는 매력적인 브랜드를 만나면 떠오른다.


물론 이런 질문들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금세 가라앉고는 했기 때문에, 그동안 더 깊게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다. 그리하여 마음먹은 지금, 클라이밍에서 마주한 재미있는 곳들을 이번 기회에 글로 담아두려 한다.



그래서 클라이밍을 얼마나 잘하냐? 물으신다면


사실 몸이 썩 클라이밍에 적합하지는 않은 것 같다. 유연성이 조금 남들보다 있는 것 같다 뿐, 무게도, 길이도(?) 암만 봐도 적절치 않다. 그저 잘 즐기면서 꾸준히 해나가고, 가끔 성장하고 가끔 후퇴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게임 속 세상에서는 탐험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듯이, 클라이밍의 세계에서는 벽 타기 자체가 그 목적이 될 수 있다. 게임과 같은 점은 문제풀이에 실패했을 때 다시 얼마든지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며, 다른 점은 한번 다치면 '다시 하기'를 바로 누를 수 없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무엇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클라이밍이 되길 바라며 즐기는 게 내 취미이며 건강을 책임지는 (해칠 때도 있다) 근력운동이자 즐거운 놀이라는 것이 나에겐 가장 중요하다.



클라이밍을 해 본 초보라면 한 번쯤은 보았을 그 신발 회사, Mad Rock Climbing

글을 시작하며 아주 잘 알려진 브랜드인 파타고니아에 대해 먼저 써볼까 고민이 많았는데, 이미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파타고니아는 잘 알려진 부분이 많으니, 이를 제외한 독특한 브랜드들을 짚어보려고 한다.


첫 번째 글로 다룰 브랜드는 클라이밍 생 초보 시절, 본격적으로 입문해야겠다 다짐하며 구입했던 초급 암벽화 브랜드, 'Mad Rock Climbing'이다.


어쨌든 타 브랜드에 비해 비교적 늦게 창업한 것에 비해 가성비 좋은 '초급 암벽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한동안 수많은 신발을 판매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마케팅 측면에서도 꽤나 성공한 브랜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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