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이야기는 아닌 이야기
이틀 전쯤 꽤 오래전 방송 '비정상회담'에서 한국인 보다 더 표현력이 좋고 똑똑한 미국인으로 방송에 나왔던 타일러가 인터뷰를 통해 한 이야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강연을 참 많이 다니는데, 청년, 청소년들을 보며 놀랄 때가 많다고 이야기하시더라고요.
긍정적인 것보단 부정적인 놀라움이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많은 청소년과 대학생들의 질문이라고 합니다.
덧붙인 설명엔, 내가 좋아서 시작부터 끝맺음까지 이끌어가 본 적이 없기 때문일 거라는 이야기였어요.
그 환경에서 자라온 제겐 너무 공감이 되는 말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27세까지, 저는 지금 제가 절 이해하는 것의 반만큼도 저를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인지하지 못했다고 할까요.
무얼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이를 나의 직업이나 미래의 꿈으로 어떻게 이어나갈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약간의 교과적인 흥미가 이과에 가까웠고, 약간의 취미가 음악과 공작에 있다는 것 정도였어요.
그래서 간 이과,
그래서 간 생명과학부.
그나마 전공의 선택이 자유로운 학교였기에,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상담심리학을 복수전공으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친구들과 함께한 대외활동을 통해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영역에 흥미를 느꼈고, '스타트업'이라는 회사의 형태에도 마음을 열게 되었죠.
차마 제 스스로 누군가와 말 그대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터라, 저는 절충안을 잡았습니다.
바이오 업계의 스타트업을 우연히 마주하게 되었고, 27세, 이곳에서 처음 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거죠.
잠시 동안의 해외 생활로 익힌 영어, 익숙한 바이오 업계 덕분에 세일즈와 마케팅 두 역할을 하며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일을 하면서 저는 저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대면하며 관계를 만들어가며 나의 고객으로 만드는 과정보다는 그 이면에서 이를 도우며, 때로는 분석적으로, 효율적으로 업무 하는 마케팅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 마케팅을 더 잘하기 위해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고, 많은 책, 새로운 사람들, 오프라인 환경으로 더 나아가게 되었고, 스토리 있는 마케팅을 잘 펼치는 회사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떤 게 '멋'인지 정의를 내리게 된 거죠.
그러면서도 제가 있는 이 바이오 업계의 마케팅 또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B2B방식의 영업이 익숙한 이 업계.
대면 영업이 익숙한 이 업계는, 사실 정돈된 마케팅이라 할 부분이 이렇다 할 자료가 남겨져 있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합류한 곳이 스타트업이다 보니 효율을 추구할 수밖에 없었고, 한국이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일하고 있기에, 매 번 모든 곳에 찾아가 고객을 찾아내는 방법은 애초에 시작할 수가 없었습니다.
덕분에 B2B 마케팅의 방식을 터득했고, 이곳에서의 효율화와 도전을 통해 재미 역시 찾게 되었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
단순히 너의 부족함을 알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네가 어떤 가능성이 있는 존재인지 알아라'라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지난 6년간 만난 사람들, 겪은 일, 해왔던 도전 덕분에 33살의 저는 이제 절 좀 아는 것 같습니다.
(감 잡는데만 해도 6년이나 걸리다니요!)
단순히 뜻을 같이하는 회사에 몸담고 거기서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으로는 너무 아쉬운 인생임을 깨닫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시도로 한 발짝씩 나아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고, 세상을 지금보다 조금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아름답고 멋진 시각을 가지고 살아가려고 합니다.
나만의 무언가를 통해 더 큰 뜻을 이루는 일, 설레지 않나요?
지금과 앞으로의 여러분과 저의 도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