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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팅 김이사 Nov 22. 2021

J, 고객을 이해하다

전편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https://brunch.co.kr/@marketerkim/42


"카톡"


집에 도착하자마자 카톡이 와서 보니 H였다. 


'강의 올라왔네요. 고객 이해하기 1편을 보시면 돼요~, 공부 열심히 하세요~ 아자아자!'


항상 밝은 모습의 H를 상상하니 괜스레 웃음이 나왔다.


'이번 강의도 기대가 되는데?'






'역시 난 바보였어' 


강의를 들으니 개념은 잡혔지만 한 달 동안 한 노력이 의미 없었던 것 같은 허무한 느낌이 들었다.


믿었던 온라인 스토어 강의는 마케팅이 아닌 단순히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튜토리얼 강의였다. 나는 그저 고객에 대한 니즈도 파악 못한 채로 그저 아이템만 찾아서 올리는 일을 반복해 왔던 것이다.


그래서 판매가 나오지 않았던 걸까?


강의에서 마케팅 김이사가 질문했던 내용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아이템을 정했다면 그 기준은 무엇인가'


내가 아이템을 정한 기준은 그냥 내 취미가 운동이라 좀 더 쉬울 것 같아서 시작했었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고객의 문제 해결이었다니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었다.


'내 아이템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내 고객은 누구인가?'


다행히 아이템이 있는 경우에도 고객을 이해하면 마케팅을 잘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내 아이템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생각을 해보았다.


'당연히 운동하는 사람들 아닌가? 요즘 바이러스로 바깥활동이 어려우니까 집에서라도 운동하려는 사람? 그 정도 일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강의는 이어졌다. 강의를 요약하자면 최대한 고객층을 세분화하는 게 중요하고 '누구나, 아무나'라는 식으로 타깃을 설정하면 마케팅을 하는 게 어렵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내 고객도 더 세분화해야 하는 걸까?'


강의가 끝날 때쯤 마케팅 김이사가 고민거리를 던져주었다. 내 아이템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이고 그 문제 해결이 꼭 필요한 고객은 누구인지 찾아보라는 것.



"저 왔어요~"


H가 지쳐 보이는 표정으로 맞은편에 앉았다. 


"피곤해 보이시네요"


"네 며칠간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오늘 J 씨 만나니까 지난주에 말해주신 거 해서 온다고요"


"천천히 해도 되는 거 아닌가요?"


"제 성격이 좀 그래요"


"지금 어느 정도 진행되신 거예요?"


"아직 여기저기 오픈할 정도는 아니고 제 폰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인데 한번 보실래요?"


H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스마트폰의 앱을 켜서 나에게 보여주었다. 


'오.. 생각보다 완성도가 높은데? 확실히 IT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애플리케이션 같은 건 뚝딱 만들 수 있구나'


점점 더 H가 대단해 보였다.


"대단한데요. 이 정도면 바로 출시해도 문제없을 것 같아요"


"사실 이건 보여주기 식으로 만들어 놓은 거고 실제로 출시를 하려면 내부적으로 해야 할게 엄청 많아요. 그것보다도 실제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뭐가 좋은지 나쁜지 말해주시겠어요?


일단 지난번에 말한 대로 회원가입을 할 때 정보를 입력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접종 시기를 알려주거나 도움 되는 정보를 주거나 할 수 있게 했고요"


"여기 눌러보니까 추천 아이템이 뜨네요. 혹시 다른 고객들한테도 다 다르게 뜨나요?"


"하.. 아직 거기까지는 못했어요. 사실 고객들이 뭘 원하는지 잘 모르겠거든요"


"흠.. 그럴 것 같아요. 저도 강의를 들으면서 고객이 원하는 게 뭔지, 뭐가 필요한지 이런 거 고민을 하고 있긴 한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J 씨한테 물어보는 거예요. 그나마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니까 문제를 더 잘 느끼지 않을까 해서요"


"그렇다고는 해도 평소에 불편한 게 없었으니까 어렵긴 하네요"


살면서 불편함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막상 불편한 점이나 문제점을 찾으려 하니 잘 생각이 나질 않았다. 강아지를 키울 때도 분명히 불편한 게 많았는데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려니 떠오르지 않는 게 신기했다. 


"일단 보시면서 떠오르는 게 있으면 천천히 알려주셔도 돼요. 그것보다 강의는 다 들어보셨어요?"


"네, 강의가 짤막해서 보기 편하더라고요"


"J 씨는 강의 듣고 어떤 걸 배웠는지 궁금하던데."


"강의를 듣고 좀 아쉬움이 들었어요. 저 스스로 한 테요. 사업을 하기 전에 H 씨처럼 사이드 프로젝트를 한다거나 미리 공부를 하고 준비를 더 하고 시작할걸..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지금이라도 조금씩 알아가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H 씨 아녔다면 아무것도 모른 채 예전처럼 맨땅에 헤딩을 계속했을 것 같은데..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


"그 말 고맙다는 얘기죠?"


"네 당연히 고맙죠. 아직 강의를 다 들은 것도 아니고 기존에 들은 것도 다 소화를 못했지만 그래도 희망이 보이니까."


"그럼 담에 만날 때는 맛있는 거 사주세요. 맨날 여기서 보니까 엄마 눈치도 보이고."


"네. 그럼 다음엔 제가 저녁을 대접하는 걸로 하죠"


"좋아요! 그럼 약속한 거예요!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마케팅 스터디를 해볼까요?"


"스터디요?"


"네! 저도 처음에 강의 들었을 때 이해는 되는데 대체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몰라서 헤맸던 적이 있었거든요. J씨도 지금 비슷한 상황인 것 같아서 스터디를 같이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저야 스터디 같이하면 좋죠. 그런데 어떻게 하는 건가요?"


"일단 이번 주 배운 거 같이 복습하고 적용을 하고요. 다음 주부터는 저랑 같이 마케팅 김이사님 스터디에 참석해봐요"


"그렇게 해도 되나요?"


"네. 제가 이번 주 스터디할 때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대신에 이번 주 강의까지는 다 듣고 적용까지 하셔야 해요!"


"네 알겠어요. 저야 좋죠. 꼭 하겠습니다!"


기회가 온 것 같았다. 안 그래도 혼자서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게 힘들었는데 스터디를 같이 할 수 있다니.. 그것도 강사인 마케팅 김이사가 함께 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혹시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가끔 하는 거라 비용은 없고 스터디가 끝난 뒤에 후기를 잘 적어주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돈을 받지 않고 자기 시간을 쏟으면서 스터디를 해준다는 게 믿기지 않았지만 H가 하고 있고 엄청 추천하니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그나저나 내일 강의가 새로 올라온다고 했고, 그전에 오늘 배운 것을 정리하고 적용을 해야 했기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 같았다.


"그.. 적용하는 건 어떻게 해야 하나요? J 씨처럼 뭔가를 만들어야 하는 건가요?"


"꼭 그런 건 아니고요. 지금 강의 어디까지 들으셨어요?"


"고객 이해하기 1편이라고 지난번에 알려주신 거 까지요"


"그럼 강의 마지막 즈음에 김이사 님이 고민해보라고 준 게 있을 거예요. 그 부분을 진지하게 고민하시고 답을 내놓으면 될 거예요. 이왕이면 J 씨 아이템이랑 고객이랑 맞춰서 생각하셔야겠죠?"


그런 거였구나. 안 그래도 오늘 곰곰이 고민해보려 했는데 잘 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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