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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팅 김이사 Nov 24. 2021

J, 함께 성장하다

전편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https://brunch.co.kr/@marketerkim/44


'왜 안 팔릴까? 분명히 강의에서 배운 대로 했는데'


상세페이지를 수정하고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판매가 하나도 없었다. 보통 한 달 정도가 지나면 한두 개 정도는 팔린다고 하던데 왜 나는 한 개도 못 팔고 있을까? 


"카톡!"


'들어오세요~'


스터디를 할 수 있는 한다고 해서 만나서 하는 줄 알았는데 온라인 화상 미팅을 한다고 H가 링크를 보내왔다. 




"안녕하세요 마케팅 김이사입니다. 오늘은 H 씨가 새로운 멤버를 모시고 오셨네요.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간단히 해주시겠어요?"


간단한 인사 후에 강의를 바로 진행하는 줄 알았는데 자기소개를 해야 할지 몰랐다. 이게 스터디구나.


"안녕하세요. J라고 합니다. 최근에 회사를 그만두고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H 씨 소개를 받고 왔고요."


평소에 자기소개를 해본 적이 있어야지, 갑자기 하려니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일단 온라인 스토어에서 홈트레이닝 용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마케팅이 안되서인지 잘 안되네요.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스터디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마케팅 김이사와 H 외에도 8명 정도가 더 있었고 환영의 박수를 쳐주었다. 내 소개가 끝나자 다른 사람들도 한 번씩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 말고도 3명이 온라인 스토어를 하고 있었고 다들 마케팅은 초보라고 말해줘서 안도가 되었다.


'그래,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되겠지'


"그럼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지난 강의를 듣고 정리하신 거랑 진행하신 거 각자 발표를 해볼게요. J 씨 지난번 강의는 다 듣고 오셨죠?"


"네. 일단은요.."


"네 좋습니다. 그럼 다른 분들 발표하시는 거 들어보시고 마지막에 하시면 될 것 같네요."


마케팅 김이사는 스터디 멤버 중의 한 명을 불러서 발표를 부탁했다. 발표 방식은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실행해본 결과를 공유하고 느낀 점을 말하고 어려웠던 점 등을 발표하는 식이었다.


H의 차례가 되었다.


"저는 반려동물 정보 앱을 만드는 중인데요. 지난번에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털 알레르기 때문에 강아지를 직접 키울 수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여기 J 씨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일단 제가 타깃을 한 사람들은 '강아지를 처음 키워보는 사람'이고, 실내견을 키우고 원룸에 주거하는 20~30대 직장인 여성을 타기팅했어요.


1인 가구가 많이 증가했고 외로움으로 강아지를 키우게 되는 사람이 많은데요. 그중에서 20~30대 직장인 여성은 남성에 비해 반려동물에게 사용하는 돈이 더 많을 거라 생각했어요. 


실제로 제 지인들에게 물어본 결과 혼자 사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비율이 높았고, 여성이 남성보다 반려동물을 위해 더 많은 돈을 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제가 만들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비즈니스 모델이 CPC 광고나 제휴 마케팅 수익이 될 거 같아서 구매력이 높은 타깃을 고려하다 보니 이렇게 정해졌어요"


역시 H는 대단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훨씬 준비도 잘했고 명확하게 본인이 뭘 하고 있는 걸 알고 있는 느낌이었다.


"... 고객의 니즈를 좀 더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다음에 유형화된 상품으로 만드는 중이에요"


H의 발표가 끝났다. 남은 몇 명의 발표도 끝난 다음 나의 차례가 되었다.




".. 이렇게 각 제품별로 타깃을 특정해 보았는데요. 특정한 타깃을 생각하며 상세페이지를 수정해 봤는데 아직까지는 반응은 없습니다. 좀 더 기다려 봐야 될 것 같아요. 일단 여기까지가 제가 준비한 내용입니다."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타깃 정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잘해주셨네요. 몇 분이 말씀해주셨지만 타깃을 정하는 게 다가 아닌 것도 느끼셨다니 그것만으로도 큰 발전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오늘은 지난 강의에 이어 고객과 내 제품을 이어주는 마케팅 전략 중 유입, '메시지 최적화'에 대한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youma.co.kr



"이상으로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오늘 배운 내용을 가지고 각자 적용한 부분을 발표할 거니까 잊지 말고 준비해오시고요. 그리고 강의는 내일 저녁쯤 단톡방에 공유해드릴게요. 그럼 수고하셨습니다~


아, 혹시 J 씨 잠깐 시간 되시면 나가지 마시고 잠깐 기다려주실 수 있나요?


"네 알겠습니다"



"강의 어떠셨나요?"


"솔직히 좀 어려웠어요. 그동안 한 번도 마케팅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다가 갑자기 배우려니 그런 것 같아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너무 어려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거든요. 스터디를 하고 난 이후에 강의 복습 본을 보내드리는 것도 그런 이유거든요


오늘 잠깐 시간을 내 달라고 부탁드린 건 J 씨가 사업을 하는 목적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서인데요. 혹시 사업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나 목표 같은 게 있으신가요?"


특별히 감출 내용도 아닌 것 같아서 그간의 사정을 설명해주었다.


"아..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전 그것도 모르고 죄송하게 되었네요"


"아니에요. 안 그래도 개인사업은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온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막상 해보니까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네요"


"그래도 전업으로 사업을 한다는 건 사이드 프로젝트로 한다는 것과는 다른 엄청난 메리트가 있어요" 


"그럴까요. 저는 회사에 다닐 때부터 준비를 했으면 좋았을걸..이라고 가끔 후회도 하거든요"


"역시 그런 생각을 하고 계셨군요. J 씨 말고도 전업으로 사업하려고 회사를 그만두신 분들을 많이 봐왔거든요. 한결같이 후회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따로 뵙자고 한 거예요. J씨도 그렇게 생각하실까 봐요"


"아.. 그랬군요. 다른 사람들도 그런 후회를 하네요. 근데 그분들은 지금 잘하고 계신가요?"


"뭐 잘하고 계신 분도 계시고 다시 직장으로 돌아간 분도 계시고 한데, 그래도 저에게 상담을 받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J 씨에게도 조금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드려볼까 해서요. 괜찮으시죠?"


"네. 당연하죠. 감사합니다"


"지금 말씀드리는 건 딱히 마케팅에 대한 게 아니라서 필요한 분에게만 따로 드리는 건데요. 일종의 '자기 관리'에 대한 거라 보시면 됩니다. J 씨는 사업을 하시니까 당연히 자금관리를 하고 계시죠?"


"네, 엑셀로 입출금 관리를 하고 있긴 한데 출금만 있고 입금은 없네요"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다행입니다. 돈 관리는 매우 중요한데요. 저는 사업을 하기 이전에 '자기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자기 경영'이라는 단어를 창조하기까지 했어요. 


저는 자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업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자기 관리에서 J 씨처럼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특히나 필요한 관리가 세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시간관리, 둘째는 건강관리 셋째는 멘털 관리예요.


혹시 이 셋 중에 관리하고 계신 게 있으세요?"


"운동은 매일 하고 있어요. 나름 건강하다고 자부하고 있고요."


"건강관리는 하고 계시단 얘기죠? 그럼 이건 패스할게요. 보통 사업에 너무 몰두하다 보면 자기 건강을 망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돼요. 단순히 술 담배 말고도 규칙적인 수면이나 건강한 음식, 운동까지 다 포함된 개념이라고 보면 돼요. J 씨는 잘하고 계신 것 같네요. 앞으로도 꾸준히 하시길 바랄게요.


첫 번째가 시간관리인데요. J 씨는 시간관리를 하고 계시나요?"


"음.. 회사 다닐 때는 그나마 루틴이 있어서 몇 시에 뭘 하고 이런 거 정해놓고 살긴 했는데, 지금은 딱히.."


"시간관리라면 말씀드리면 보통 스케줄링이나 루틴을 생각하는데,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그것보다 좀 더 중요한 게 있어요.


일단 시간관리를 하는 목적은 명확해요. 자본이 적은 개인사업가는 마케팅을 직접 하게 돼요. 직원을 고용하거나 외주를 주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혹시 마케팅을 직접 한다는 게 어떤 건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예를 들면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면서 메시지를 만들거나, 각종 미디어를 통해 고객을 발굴하고 유입시키고 구매 고객의 후기를 요청하거나 지속적인 관리를 다 포함하는 거죠.


상상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들 것 같지 않으세요?"


"그러네요"


기존에 단순한 상품 업로드와 기다리는 것 밖에 하지 않았던 나에게는 압박으로 느껴졌다. 그래도 어쩌면 저런 것들을 다 한다면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도 부풀어 올랐다. 


'남는 게 시간이니까'


"지금은 많이 바쁘지 않은 시기라 모든 걸 다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고객의 유입이 생기고 판매가 생기기 시작하면 매우 바빠지고 정신이 없어집니다. 이때 사고가 많이 나게 되는데요"


"저.. 사고라면?"


"J 씨는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계신데, 그 사업의 가장 큰 목표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뭐.. 당연히 돈을 버는 게 아닐까요?"


"물론이죠. 그게 당연한 건데요. 돈을 벌려면 당장 해야 하는 게 무엇인 것 같으세요?"


"글쎄요. 아무래도 판매일 것 같은데요"


"맞아요. 판매가 있어야 수익이 생기니까요. 그렇다면 J 씨는 판매를 기준으로 판매 이전에 해야 할 것과 판매 이후에 해야 할 것을 구분하고 계신가요?"


"일단 판매전에는 마케팅에 집중하고 판매가 되면 배송을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배송은 그렇다 치고 저는 마케팅만 가지고 말씀을 드리는 건데요. 마케팅 또한 판매 전에 해야 할 것과 판매 이후에 해야 할 게 있어요. 


판매 이전에는 고객의 유입부터 전환 그리고 그 단계의 관리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건 배우셨죠? 판매 이후에도 똑같아요. 


잠재고객이 구매한 고객으로 바뀌었다는 것 말고는 마케팅 활동을 멈추면 안 되는데요. 보통은 판매가 이루어지면 끝이라고 생각하고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게 돼요. 


그렇게 되면 고객 입장에서 어떤 느낌을 받을 것 같나요? 아마 여기도 '팔고 끝나는' 다른 곳과 다를 바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이 한 명의 잠재고객을 우리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 이렇게 놓쳐버리면 너무 아쉽지 않나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제품을 구매해준 고객을 VIP로 만들고 팬으로 만들고 입소문을 만드는 마케팅을 해야 해요.


앞서 말한 '사고'라는 건 판매 이후의 고객 관리를 무시해서 발생해요. 계속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한 마케팅만 하다가 지쳐서 사업을 포기하게 되는 거죠"


아.. 판매만 하면 끝인 줄 알았는데 그다음에도 할게 이렇게 많구나


"그래서 시간관리가 필요한 거군요"


"네 내 시간과 에너지를 적절한 활동에 배분해서 어느 단계에서도 빠짐없이 마케팅 프로세스를 원활하게 진행시키는 게 시간관리의 목적인 거죠"


제대로 이해가 되었다. 건강관리야 그 시간관리를 위한 체력을 만드는 걸 테니 당연한 것이고, 그렇다면 멘털 관리는 뭘까? 지금 내 멘털이 흔들리는 걸 막아주는 걸까?


"그럼 멘털 관리라는 건 뭔가요?"


"지금 J 씨의 멘털은 어떤가요? 사업 초반에 비해 좀 흔들리지 않았나요?"


"네.. 아무래도 판매가 없다 보니 좀 그러네요"


"멘털 관리라는 건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지속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건데요. 멘털이 무너지면 아무것도 하기 싫잖아요? 그걸 방지하는 거죠.


지금 J 씨가 정신적으로 힘든 건 J 씨가 상품을 올려놨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없으니 그 고객들에게 거절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거예요. 


마케팅을 한다는 것은 고객들에게 제안을 하는 것과도 같아요. '내 제품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어요. 그러니 구매해주세요'라고요. 그런데 고객이 구매를 해주지 않으면 거절을 당하는 것 같아서 멘털이 흔들리게 되는데요.


사업을 할 때는 하나하나의 거절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시면 힘들어요. 그러니 마케팅을 할 때는 확률, 즉 숫자로 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그렇게는 생각 안 해봤는데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동안 사람들의 유입은 있는 것 같은데 구매를 안 하니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거절당했다고 느낀 것 같아요."


"지금이야 제대로 마케팅 준비단계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의 전환이 별로 없는 건 당연한 거라 여기 시구요. 앞으로 제대로 배워서 차근차근하시면 머지않아 잘 팔게 되실 거라 생각해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J 씨 다음 주 발표 기대할게요"


"네 다음 주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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