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 하면 되지 왜 사람들 감정까지 챙겨야 해?
일은 일이고 감정은 감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아니 일하러 회사 온 거 자나요? 남들 감정까지 챙겨야 하나요?
주니어 때 자신의 업무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승진한 직원들의 공통으로 나오는 불만 중에 하나는, 자신이 열심히 짠 계획을 실행하려 할 때 가장 답답한 부분일 겁니다. 뭐 하나를 하려고 해도 팀원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열심히 안 하려고 하는 것 같고, 상사는 납득을 한 것 같은데도 실행을 안 하죠.
게다가 더 나아가 열심히 하려는 자신에게 오히려 욕을 하고 험담을 하기까지 하며, 팀원에게 소외된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열심히 하려는 자신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발목 잡는 것 같은 팀원들이 미워지기도 하며, 그냥 이럴 거면 매니저 시키지 말고 좋았던 이전처럼 내 할 일만 하고 싶어 집니다.
차라리 이럴 때는 예전 혼자 일할 때가 차라리 나았던 것 같기도 하고, 어떤 경우 결국 매니저를 내려놓거나 이로 인해 퇴사하기도 합니다.
주니어 때의 업무 역량이 충분한 대인관계 역량 없이도 가능했던 이유
주니어 때는 자신이 업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게 사람이 아니라 프로그램에 가깝습니다.
파워포인트, 엑셀, 사내 이미 구축되어 있던 프로세스 등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대상에 사람은 별로 없고 정확하게 생각한 논리적인 구조가 중요한 시기입니다.
근데 이제 진급을 하면서 신경 써야 하는 대상이 파워포인트 엑셀 같은 프로그램에서 실제 감정을 지닌 사람으로 바뀌게 됩니다.
프로그램과 기계의 언어가 논리라면, 사람의 언어는 논리와 감정 두 가지이며, 이 두 가지 중 하나라도 충분하지 않으면 논리적으로 아무리 옳은 방향임에도 실행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로버트 캐츠의 리더십 스킬
매니저의 계획의 실행력 = 실행 전략 X 그 계획을 세운 사람에 대한 감정적 신뢰^2
차갑고 논리적인 사람이 아무리 이야기해도 꿈쩍도 안 하거나 투덜거리던 사람들이, 누군가가 이야기하니 별 불만 없이, 더 나아가 더 적극적으로 대안을 내고 개선해 나가며 신나게 실행하는 경우를 봤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이걸 정치질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겠지만 더 정확히는 그 사람에 대한 감정적 신뢰가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계획을 아무리 촘촘히 세웠다고 해도 100프로 완벽한 계획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게 두려워 100프로짜리 완벽한 계획을 세 우려 들면 시장 상황이 바뀌어 특정 시점에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계획은 이미 불완전한 계획으로 바뀌어 버립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훌륭한 계획은 70-80프로의 확신이 있을 때 실행하는
게 가장 적합합니다.
그리고 남은 20-30프로는 그 계획을 실행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전문성으로 보완해 나가며, 최고의 계획은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실행하는 사람들이 70퍼센트의 계획조차도 주도적으로 개선해 나가며 시장 상황에 맞추어 보완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실행하는 사람이 그 계획을 주도하는 사람을 신뢰하고, 계획이 잘못되었을 때 그 사람이 적극적으로 오너십을 갖고 문제 해결을 할 사람이며, 동시에 자신들을 지켜줄 사람이라는 확신의 안전망을 제공해 줄 사람이라는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제약과 상황을 공감하고 그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계획을 세운 사람에 대한 감정적 신뢰는 결국 리더십 스킬로 귀결됩니다. 그리고 위에서 제곱을 넣은 이유는 바로 이 감정적 신뢰에 따라 계획의 실행력, 유연성이 극적으로 바뀌게 됩니다.
왜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고려하며 일을 해야 하는지 물어본다면, 그건 매니저로서의 월급에 감정을 고려하여 실행력을 높이는 역량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리더십 역량은 자신의 전문적 스킬 그 이상으로 공부하고 투자하고 배워야 하는 역량입니다. 로버트 캐츠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그 역량은 당신의 커리어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것입니다.
감정이라는 요소를 배제하고 업무를 진행하려 할수록 감정이라는 요소는 더욱 강력해져서 돌아옵니다. 그리고 본인뿐만 아니라, 관련된 모두를
괴롭힙니다. 더 적극적으로 직장에서의 감정에 준비를 하고 대처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