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곤실레
아트 테라피 수업에서
에곤 실레의 자화상을 보게 됐다.
그의 그림은 거칠고 솔직했다.
과하다고 느껴질 만큼 자신을 드러냈지만,
이상하게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러웠다.
그림을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물었다.
‘나는 왜 그렇게 오랫동안
감정을 숨기고 살아왔을까.’
그 질문을 안고
자화상을 그려봤다.
입을 크게 벌린 상어의 모습.
말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털실로 입안에 채워 넣었다.
마음속 깊이 쌓여 있던 감정들.
꺼내고 싶었지만
쉽게 말로 할 수 없었던 것들.
감정을 정리하고 싶어서
집에 돌아와 다시 그림을 그렸다.
이번에는 모든 감정이 입 밖으로
나와있는 모습이었다.
두 그림을 나란히 놓고 보니
그 사이 어딘가에
지금의 내가 있음을 느꼈다.
예전엔 모든 걸 참기만 했고,
한 번은 너무 쌓여
한꺼번에 터뜨린 적도 있었다.
지금은 그 중간 어디쯤에서
감정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법을
배워가는 중이다.
요즘 나는,
혼자 있는 시간에 마음을 정리하고
전하고 싶은 말을
천천히 꺼내려고 노력한다.
감정을 숨기지도,
모두 쏟아내지도 않는 것.
그 적당함이 필요하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불필요한 감정은 덜어내고,
진짜 전하고 싶은 말만 남길 때
비로소 진심은 전해진다.
그래야 함께 있어도 편안하고,
서로의 모습 그대로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