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를 가두었던 착각

해결하지 못한 숙제

by 마론도



​상처받기 싫어서,

다시 실망하고 싶지 않아서

우리는 마음의 문을 닫는다.


가진 것을 꽉 붙잡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하려는

고립의 태도.


지나친 방어와 소유욕은

스스로를 지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외롭고 고독한 결핍으로 이어진다.


​꽉 쥔 손은 새로운 기회나

도움을 받을 공간이 없다.


외부를 향한 마음의 통로가 닫히면서,

내면의 온기와 활력은 서서히 식어

메마른 결핍 상태에 놓인다.


새로움을 경계하고 잔뜩 힘을 주는

근본적인 감정은 두려움이다.

아프고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이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깊은 두려움.


이는 그만큼 오랜 시간

큰 고통을 겪어왔다는 증거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상처받지 않기 위한 고립은

방어 기제이다.


고통스러운 경험으로부터

자아를 보호하려는 무의식적인 노력이다.


그러나 고립은
'소속감'이나 '연결'과 같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차단하며,
결국 고통스러운 결핍의 상태를
스스로 반복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것은 반복 강박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작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결핍 자체를 반복하는
'통제 환상'에 갇히는 것이다.

​이 시기에 필요한 것은
억지로 힘을 내어 외부로 나가는
용기가 아니다.

지치고 외로웠던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과정이다.

쉽게 드러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삭여왔던 슬픔과 고통의 시간을
외면하지 않는 것.

​두려움 속에서 웅크린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네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이제 괜찮아. 모든 긴장을 풀고
이젠 편히 쉬어도 돼."

​진정한 힘은
억지에서 나오지 않는다.

자신의 외로운 마음을 보듬어 줄 때,
그 인정과 위로를 통해
비로소 내면에서부터 서서히
솟아나기 시작한다.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온화해지는 것'이
닫힌 마음을 여는 열쇠다.

​닫힌 손이 천천히 펴질 때,
그 빈 공간에 새로운 온기가 채워지도록 허락하는 것.

그것이 바로 고독을 넘어선
우리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지금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나와 같은 마음의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주고 싶은 위로와 응원의 마음이기도 하다.


부디 이젠 나도 당신도

조금은 편안해지길 바라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