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꽃.. 그래야 꽃..
남양주 별내에 있는 라인플라워.
꽃집이다.
단골이다.
마눌님, 마눌님의 딸 같은 반 친구 엄마들, 딸, 딸친구들, 딸친구 아빠들..
다 여기 단골이다.
딸 1호 생일, 딸 2호 생일, 마눌님생일, 결혼기념일, 엄니 생신..
암튼, 뭔... 기념할 건 수가 있을 때마다 매번 그 꽃집에서 꽃을 산다.
꽃집 아가씨가 상냥하고 친절하고 말도 예쁘게 하고 웃어주고 예뻐서 그 집을 단골로 한 것은 아니다.
(그런 건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거..)
그걸 뭐라더라..?
꽃장식? 디스플레이?
꽃바구니든.. 꽃다발이든.... 꽃송이들과 안개꽃을 적당히 조화롭게.. 아주 보기 좋게 예쁘게 장식하는 거..
그걸 뭐라 하지? 그냥 꽃장식?
아무튼, 그 집 아가씨는 그걸 참 잘한다.
다른 꽃집의 꽃다발 포장 장식은 별 마음에 들지가 않는다.
꽃장식을 하는 사람을 '플로리스트'라 하나?
그 꽃집 아가씨는 꽃 포장도 참 잘하지만 정말 꽃을 참 좋아하고 꽃이 시들지는 않는지 잘 보살피고 가꾸어
주는 것에 많이 행복해하는 사람 같다.
'플로리스트'
이런 건 진정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 해야 할 것 같다.
지난, 8일 그저께 수요일에 큰 딸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결혼하는 딸이 있어야 하는 내 나이 56에 이제 겨우 고등학생 졸업이라니...
둘째 딸은 이제야 고2가 된다.
어후~~~ 난 오래 살아야 한다.
(각설하고..)
요즘..
각 학교마다 졸업시즌이라서 꽃집마다 꽃가격이 미쳤다고 한다.
평소 3만 원 5천 원짜리 꽃다발은 이 시즌에는 보이지도 않고 5만 원 6만 원은 줘야 대충 꽃다발 같단다.
졸업 시즌이니 뭐... 어쩌겠나..
그래서 그랬는지,
울 마눌님, 같은 학교 같이 졸업하는 옆 동 큰딸 친구 엄마랑 졸업식 전날 저녁에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서울 양재동 꽃시장까지 가서 꽃다발을 사 왔다.
꽃 값 아낀다고.. 그리고 졸업시즌에 꽃집 꽃다발은 다 마음에 안 든다고.. 둘이서 아주.. 의기투합해서
양재동 그 먼 곳까지 가서 졸업축하 꽃다발을 사서는 밤 9시가 돼서야 돌아왔다.
꽃송이가 큼직하고 화사하긴 했지만 꽃다발이 전체가 예쁜 건.. 글쎄 나 개인적으로는 그닥 ..이었지만
꽃다발 이뿌다고...고생했다고는 말해줬다.
그런데... 이런~~~
졸업식 끝나고 나서 꽃다발을 풀어서 꽃병에 꽂아 놓은 꽃송이가 제법 컸던 꽃들이 9일 어제 저녁에 거의 다 시들시들.. 시들어가더니 오늘 아침에 결국 쓰레기 봉지에 담아 버렸다.
졸업식날 너무 추워서 그랬나??
그래도 좀 너무하다.
시들어도 너무 추하게 시들어서... 다 버렸다.
"꽃다발도 보통 짧으면 3일.. 길게는 4~5일 정도는 가던데.. 그건 왜 벌써 시들어 죽었댜~~".. 고
마눌님 앞에서 말이 튀어나올 뻔했다.
솔직히 난..
좀 비싸더라도 시간 버리고 고생하지 말고 단골 그 꽃집에서 샀으면 좋았으련만 싶었다..
난... 그렇다!
양재동 꽃시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꽃도 꽃을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고 보아주고 가꾸어주는 '플로리스트'에게 서라야 그 꽃도 오래가고
향기도 오래가지 대형 화훼단지에서 꽃은 그냥 물건일 뿐인 상인들이 쑥쑥 뽑아다가 역어준 꽃다발?
글쎄...... 좀...
물론, 앞서 얘기한 그 단골 꽃집도 양재동에서 꽃을 도매로 사 오기는 하겠지만 이후에도
그 꽃에 계~속 물 갈아주고 영양제도 주고 관심도 더 주고 예뻐해 주면 꽃이 꽃답고 더 예쁜 꽃이 되겠지..
그렇게 하면.. 은은한 꽃향기도 홀연하게 퍼지고.. 꽃도.. 자꾸 예뻐해줘야 하지~
그래야 꽃 사는 사람.. 꽃 받은 사람.. 모두 기분이 좋지....
그게 꽃.
그래야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