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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욱 Mar 22. 2020

작은 걸음으로 취직하고 영리하게 이직하라 (5)-경험

높은 목표, 깊은 완성도, 넓은 경험, 우선순위 관리

  앞에서는 취직과 이직 시에 임박하여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위주로 소개했다.

이제부터는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준비하며 갈고닦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이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살펴보는 부분이 경험과 소통이다. 다른 부분들은 기본이거나 이력서와 인터뷰에서 거르기 힘들기 때문에 가장 많이 살펴보는 부분이며, 그 사람이 새로운 회사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가장 기반이 되는 내공이다.



  이직을 결정하기 전에 우리는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경험들은 내가 업무를 하면서 당연히 해야 할 직무와 관련된 경험이 있고, 가끔은 누군가 혹은 상급자로부터 주어진 부가적인 업무 경험도 있으며, 스스로 노력해서 얻는 경험도 있다.


  회사에서의 경험은 크게 아래의 경험으로 나누어진다.

1. 직무 직접 경험: 본인이 맡고 있는 포지션의 업무 - 영업, 마케팅, 물류, Finance, 법무, 인사, 총무 등

2. 공통 업무 경험: 팀 공통 및 회사 공통의 부가적인 필수 공통 업무 (예산, 구매, 계약, 미팅 진행 및 보고 등)

3. 연관 직무 간접 경험: 업무 중 협업 혹은 프로세스상 연계되어 있는 관련 업무. 예를 들어, 영업으로 입사했으면, 마케팅과 고객 지원, 마케팅으로 입사했으면 제품 개발, 문안 검토 및 예산 수립, Supply Chain으로 입사했으면 상품 마스터 관리 및 수요, 매출 관리 등의 업무를 말한다.


  사람들은 자기가 맡고 있는 업무만 잘하면 매니저에게 인정받고, 회사적으로도 좋은 평판을 받고, 혹시 있을지 모를 이직할 회사에서도 충분한 인정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하나는 알고 둘, 셋은 모르는 사람이다. 내가 자기 맡은 일을 잘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내가 현재의 일을 잘한다고 해서 빨리 승진하고 더 많은 책임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회사에서 업무를 시작했다면 자신의 커리어를 생각해야 한다. 시작한 업무 분야의 깊고 냉철한 전문가가 될 것인지 아니면 보다 폭넓은 경험을 통해 매니지먼트의 길을 갈 것인지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업무 스페셜리스트로서의 길을 가기로 결정을 했다면 (1) 본인 업무의 철저한 완성과 더 높은 수준으로의 발전을 추구하고 (2) 연관 업무의 이해를 한다. 예를 들어, 본인이 디지털 마케팅 퍼포먼스 데이터 수집과 결과 리포트 작성의 업무를 맡았다면, 데이터 수집의 정확도를 높이고, 리포트를 더 보기 쉽게 만들기 위해 하는 노력들이 본인 업무의 완성도와 수준을 높이는 노력들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데이터 수집하는 별도의 시스템이나 회사가 있어서 본인이 직접 맡고 있는 업무가 아니라면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본인 업무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데이터 수집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의 수집 시점을 특정한 시점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하더라도 데이터를 수집해 주는 회사가 이를 지원해주지 못한다면 의미 없는 노력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관 업무와 프로세스를 파악하는 것이 본인 업무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큰 도움이 된다.


  만약, 특정한 업무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매니지먼트로서의 커리어를 가고자 한다면 (1) 본인 업무의 철저한 완성에 초점을 맞추되 (2) 연관 업무의 이해와 더불어 (3) 공통 업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상적인 회사라면, 업무 스페셜리스트 중에서 이미 매니저급의 안목과 업무 처리 능력을 갖고 있거나 매니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직원에게 매니저의 일을 맡긴다. 그렇다면 매니저의 가능성이란 무엇일까? 카리스마? 잡학 다식? 업무 처리능력의 뛰어남? 이런 것들은 기본적인 업무 능력을 인정받기 위한 고려사항일 수는 있지만, 매니저로서의 역량이나 가능성을 포괄적으로 증명하는 요소는 아니다.

<회사 조직의 기본 구조>

  기본적인 회사의 조직구조를 파악해 보면 매니저는 스페셜리스트의 업무 진행을 관리하고, 다른 팀과의 협업을 원활하게 할 뿐 아니라, 더 큰 소속된 조직의 일부로서도 역할을 해야 한다. 즉 매니저가 되기 위해서는 팀원들의 업무 파악이 기본이고, 주변 팀과의 소통, 소속 조직 내에서의 특별한 기여도 필요하다. 매니저를 뽑으라고 한다면 최소한의 역량은 팀원의 업무 관리 역량이고, 기본으로는 주변 관련 직무 팀들과의 협업 능력, 더 나아가 소속 조직의 성과 증대를 위해 기여하는 것도 기대되는 능력이다. 뭐가 이렇게 요구사항이 많을까.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는 조직'

 

  내가 군에 장교로 있을 때 장군급 지휘관의 비서실 업무를 했던 적이 있다. 그때 모셨던 장군과 함께 영내를 산책하다가 그분이 나에게 한 마디를 하셨다. "김중위! 내가 이 부대에 내가 없으면 어떻게 될 것 같나?" 그 한 마디에 사실 나는 뜨끔했다. 바로 얼마 전 어떤 사건으로 인해 내가 보직에서 해임될 위기를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이어서 덧붙이셨다. "부대는 내가 없어도 돌아가. 그게 바로 군대야"


  그건 내가 필요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혹은 누군가가 없어도 원래 조직은 돌아가게 되어 있다고 말하는 형이상학적 당위성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누군가가 내 일을 대신해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 조직은 항상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의 일을 대신해 주게 되어 있다. 어떤 조직도 항상 모든 head count를 채우고 일을 하진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 회사를 그만둘 수도 있고, 휴가나 휴직일 수도 있고, 병가도 있으며, 비용 문제로 뽑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회사가 성장하거나 업무 분배의 미숙 혹은 미완성으로 인해 특정 부서와 사람에게 업무가 몰리는 경우도 있다. 결국 누군가가 본인의 필수 직무에 더하여 부가적으로 부담해 주지 않는다면 회사의 업무는 돌아가지 않게 되고 그 누군가가 '내'가 될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본인에게 해 보라는 말이다.


   어렸을 때, 한때는 잘 나가셨던 외삼촌이 해주신 말씀이 있다.

"언제 해도 해야 된다면 지금 하고, 누가 해도 해야 한다면 내가 하고,..." 뒤에 한 가지가 더 있었는데 지금 기억이 나지 않아서 아쉽다. 참 20세기 다운 격언이다. 그러나, 아무 상관없는 일에 끼어들어 훈수를 놓는 오지랖이나, 혹은 더 중요한 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급하다는 이유로 지금의

일에 매달리고 있는 미련함이 아니라면 새겨들어볼 필요가 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지금 더 중요한 일이 없다면 해야 할 일을 지금 하고, 우리 팀에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 내가 된다면, 그 팀은 조직 내 최강의 팀이 될 거라 확신한다.


  최고의 팀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최고의 인재는 아래와 같다고 정리하고 싶다.


[직무 전문가로서]

1. 내게 맡겨진 일을 철저하게 완성한다.

2. 한 번 완성한 일에서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찾아본다.

3. 맡겨진 일을 덜 중요한 일을 이유로 미루지 않는다.


[조직 구성원으로서]

4. 내 업무와 관련된 사람과 대화하고 업무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5. 매니저나 주변 사람이 공통 업무에 어려움이 없는지 물어본다.


[커리어를 위해서]

6. 업무 선배, 상급 직급자들을 찾아가 업무 노하우를 배운다.

7. 동일 업종, 유사 업무 담당자들과도 친목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중요하고 긴급한 일을 먼저 하라'

  한 가지 부연하고 싶은 것은 작은 습관의 변화다. 무엇보다 자신의 업무에서 결과를 내고 더 나은 미래를 얻고자 한다면 가장 기본적인 습관이 하나가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비롯하여 많은 성공적인 삶의 습관을 분석한 문헌들(아이젠하워 매트릭스 등)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 들 중 가장 쉽지만 강력한 효과를 주는 것은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는 것이다.

  매일매일 하는 업무와 자신의 개인적인 기호,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 들에 대해 목록을 만들어보면, 어떤 일이 긴급한 일인지, 어떤 행동이 중요한 것이었는지, 혹은 목록 중에 어떤 것들은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들도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긴급한 일들은 먼저 하게 된다. 누군가가 급하다고 했거나, 내가 조급해서 먼저 했을 것이다. 그렇게 급한 일들만 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일들을 잊게 된다. 커리어를 위해 준비해야 할 외국어, 관련 지식, 커리어에 도움을 줄 외부 인사와의 약속 등이다.

  매일의 일들 중에서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들의 비중을 줄이고,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았던 일들의 비중을 높인다면 또 다른 차원의 나로서의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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