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미리 예약한 카약을 타러 갔다. 시간대는 오전부터 오후 4시 정도까지 있으니 선택지는 많은 편이었다.
처음에 우린 각자 1인용 카약을 타고 싶어 했다. 하지만 카약 투어 직원은 우리를 한번 훑어보더니, 혼자 타면 정말 힘들 거라고, 못 탄다고 하며 같이 타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여기서 반박하며 그래도 개인으로 타겠다고 했다면, 카약 그룹에서 낙오되었을 것이다. 처음 둘이서 같이 타기 시작했을 땐 괜찮고 힘들 거 같진 않았다. 하지만 30분도 지나지 않아서 팔이 저려오기 시작했다. 힘주기가 힘들어졌고, 그나마 나보단 체력이 좋은 상우에게 의지하며 투어를 진행해 갔다. 한 명이 잠깐 쉬는 사이에 다른 한 명이 2인용 카약을 저으며 나아가야 했는데 페달 질의 70프로는 상우가 다 한 것 같다. 이때 난 내 몸을 탓하고, 상우에게 미안해했다.
카약 투어는 대략 2시간 정도 되는 시간이 소요되었고, 처음엔 성벽을 따라가다가 좀 더 바다 중간쯤에 위치해 있는 섬을 빙 둘러 오는 코스였다. 중간에는 잠깐 쉴 수 있는 공간에서 나누어주는 샌드위치를 먹으며 체력을 보충할 수 있었다. 비록 몸은 지쳐 쓰러질 것 같았지만 바다 한가운데를 작은 카약에 몸을 의지해 항해하듯 떠다니다 보니 저 먼 바다까지 나가보고 싶었고, 멀리 보이는 이른 석양의 모습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경험이 되었다. 또 서로의 저질 체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경험이 되었다.
집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 뒤 , 해산물을 먹으러 다시 올드타운으로 들어갔다. 올드 타운의 구조 자체가 입구에서 다시 더 내려가야 하는 건축의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입구로 올라가는 계단 길 골목에 유명한 레스토랑들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린 그중 하나를 들어가 해산물 세트를 시켰고, 아직까지 잊히지 않는 랍스터 맛을 보았다. 고소한 맛과 식감이 일품이었고, 그 옆에 작은 새우와, 오징어들도 너무 신선해서 돈이 아깝지 않았다.
밤에 감성적인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올드타운 서쪽에 위치한 항구를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밤에는 레스토랑들도 서서히 문을 닫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적어 지기 때문에 한적한 밤의 항구를 구경할 수 있다. 수많은 배들이 각자 할 일을 마치고 돌아와 항구에 묶여 일렁이는 파도를 타며 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사물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 보이기도 한다. 좀 더 항구에 나있는 길을 따라 나가다 보면 작은 등대가 하나 보인다. 바람이 많이 불긴 하지만 이런 풍경이 흔하지 않기에 우린 추위를 참으며 앉아 시간을 보냈다.
두브로브니크는 도시 자체가 사람은 많고 북적이긴 하지만, 여유를 즐기기에 좋은 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