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쓸데없는 생각

바다의 경계선에서

by 시시

나는 조금 더 멀리, 멀리 가기를 희망한다. 나무의 생김이 다를 때, 꿈에 그리던 평화가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잎이 흔들리는 떨림에도 다름이 묻어 있고, 같은 나무라도 꽃잎의 색감이 미묘하게 다르다. 잎사귀 모양이 독특하면 더 그렇게 느껴진다. 야자수 나무를 봤을 때, 내가 휴양지에 왔구나, 비로소 생각하는 것처럼.


그 야자수 나무 아래에서 멍을 때린다. 더위를 느끼기에는 찰랑이는 파도가 귓전을 시원스레 울린다. 맥주와 음악만 있으면. 책은 별도. 누군가 다가와 선글라스를 사라며 좌판을 내민다. 누군가는 다가와 막대 아이스크림을 내놓는다. 바닐라 맛이 있으면 골라본다. 파도가 넘실거리니 수영을 못하는 게 조금은 아쉽다. 못하는 것이 있으면 잘하는 것도 있다. 아이스크림 흘리지 않고 먹기,를 잘한다. 아이스크림을 핥아먹기보다는 아작아작 깨물어 먹으면 된다. 여행지에선 이렇게 쓸데없는 생각이 해안선처럼 길게 이어진다. 다행이다,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아서. 쓸데없는 생각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고, 이럴 때 여행을 좀 더 잘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