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홀로

스스로 나아가기

by 시시

어릴 때 싫었던 것 중 하나는 혼자 하교하는 길이었다.


늘 늦게 나오는 친구집 대문 앞에서 몇 분이고 서성이다 재잘대며 학교로 향했지만,

집에 올 땐, 가끔 혼자였다. 그 시간은 너무 어두컴컴하고 침울했다. 분식집이나 문방구도 들를 수 없었고,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재잘거릴 사람도 없으니 심심했다.


그때의 질감 때문일까, 혼자 무엇을 한다는 건 막막하기도, 조금은 설레이기도 하는, 도전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무얼 해야 할지, 일단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겁니다. -키키 키린


얼마 전, 미용실에 갔는데 디자이너 선생님이 내 일을 듣곤, 자기도 여행을 좋아한다며 다녀온 여행이며, 가고 싶은 여행지며 이야기를 나눴다.


-어디가 좋았어요?

-20대 후반이었나? 혼자 갔던 유럽여행이요. 그땐 구글 지도도 없어서 인포메이션에서 지도 구하고 예약도 안 하고 숙소 찾아다니고, 진짜 노숙할 뻔했다니까요!


덧붙여, 친구와 함께 갔던 여행은 힘들었다며, 또 떠나게 될 기회가 있다면 혼자, 긴 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다.


사람 보는 눈을 가지려면 혼자가 되는 수밖에 없습니다. -키키 키린


혼자 길 위에 섰을 때, 솔직히 두렵다. 뒤돌아보면, 그 길 위는 선명하게 기억난다.


내내 혼자였던 태국 방콕에서 치앙마이. 그곳에서 창피하게도 조금 울기도 했지만, 그 시간을 잘 견디고 돌아와 용기가 조금 자랐다. 한 달 홀로 주문진에서의 생활도 큰 결정을 하게 만들어 줬다.


힘들 땐,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하다. 잠시 기댈 수 있어도 나아가기 위해서는 혼자 걸어야 한다는 걸, 알아가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