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13
7.13 샤모니, 토리노, 밀라노
샤모니에서 나흘을 보내고 5일째 되는 날이다. 아침 일찍부터 출발 준비로 부산을 떨었다. 5일 동안 펼쳐놓았던 여행 짐을 다시 꾸리고 간단히 아침식사를 했다. 밀라노에는 오후 5시에 도착한다고 숙소에 연락해 놓았다. 바로 가면 2시간도 채 안 걸리는 곳이다. 어디로 둘러갈까 의견을 나누다가 고속도로보다는 국도로 길가 풍경을 구경하며 가는 길에 있는 작은 도시를 들러보며 가기로 하고 출발했다. 샤모니를 나서자마자 이태리로 관통하는 몽블랑 터널에 들어섰는데 터널 통행료가 깜짝 놀랄 정도로 비싸다. 11km를 지나는데 거의 7만 원이나 되는 돈을 내야 한다. 비싸지만 어쩔 수 없이 지불할 수 밖에 없다. 터널을 나서니 바로 이태리다. 국경을 지키는 군인이 여권을 달라고 한다. "여권이 차 트렁크에 있어요"하고 차에서 내리려 하니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Korea"했더니 그냥 가라고 한다. 이럴 때는 한국사람이라서 덕을 본 건가? 국경을 지나고 나서 우리가 가려던 이태리의 아오스타라는 작은 도시까지는 한 시간 거리다. 국도로 느긋이 가면서 옛날 이 지역을 다스리던 영주의 성이었지만 지금은 성당으로 쓰는 산 위의 건물을 둘러보기도 하면서 아오스타까지 갔다. 도시를 둘러싼 성터와 원형경기장 등 아주 오래된 로마의 유적이 있는 곳이다. 잠시 둘러본 후 다음 행선지로 토리노 성당을 가자고 해서 고속도로에 올라 토리노로 향했다. 토리노 성당은 예수님 수의를 보관하는 곳으로 작년 이태리 배낭여행 때 들렀던 곳이다. 토리노까지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성당은 예수가 십자가에서 내려와 입었던 수의를 사진으로만 공개하고 있었다. 수의를 설명하는 동영상을 성당 한켠에서 방문객들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성당을 둘러본 후 근처의 토리노 왕궁을 구경하고 길가 카페에서 이태리 에스프레소를 한 잔 마셨다. 진한 에스프레소 맛에 이태리에 왔다는 것이 실감 난다. 시간 관계로 커피 한 잔 마신 후 동쪽으로 곧게 뻗은 A4 고속도로에 올라 한 시간 반을 달려 밀라노에 도착했다. 이십일이 넘어가는 여행이 익숙해지기도 하지만 지루해지기도 하는 때가 된 것 같다. 여긴 알프스 산속과 달리 무덥다. 내일부터 시내 구경하려면 땀 깨나 흘릴 것 같다.